“中 가전기술 약진 눈에 띄네”… 프리미엄 제품 대거 선보여

베를린=송충현 기자

입력 2022-09-05 03:00 수정 2022-09-05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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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A 2022]
IFA 3가지 키워드
[1] 스마트홈 기기 간 연결 강조
[2] 친환경 에너지 절감기술 부상
[3] “中, 이젠 한수 아래 아니다”


초연결을 통한 소비자 이용 편의 최대화. 유럽을 덮친 에너지 대란으로 인한 친환경. 중국 업체의 약진까지. 3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열린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2’를 관통한 세 가지 주제였다.

2일부터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22에 참여한 글로벌 가전 기업들은 기기 간 연결과 에너지 절약 기술 등을 통해 소비자 편의성과 에너지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제품을 대거 선보였다. 그간 한국보다 ‘한 수 아래‘로 평가받아 온 중국 업체들은 프리미엄 제품을 대거 선보이며 유럽 소비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 진화하는 기기 간 연결
삼성타운서 게이밍 체험 ‘IFA 2022’가 열리고 있는 독일 베를린 메세 베를린의 삼성전자 전시장 ‘삼성 타운’에서 관람객이 삼성 게이밍 허브 플랫폼을 체험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3일(현지 시간) IFA 2022 전시장에 마련된 HCA(홈 커넥티비티 얼라이언스) 시연회장. 최윤호 HCA 대표는 독일 가전 브랜드 ‘그룬딕’과 미국의 ‘제너럴일렉트릭(GE)’ 오븐 등을 삼성전자의 ‘스마트싱스’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직접 작동하는 시연회를 열었다. 스마트홈 생태계 확대를 위해 지난해 출범한 비영리 단체 HCA는 소비자가 하나의 앱으로 글로벌 가전을 모두 제어할 수 있도록 한 새로운 연결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HCA는 내년 상반기(1∼6월)에는 일반 소비자도 새로운 통합 제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삼성전자와 LG전자, GE, 하이얼, 일렉트로룩스, 아르첼리크 등 13개 글로벌 가전 기업이 참여하고 있으며 월풀과 파나소닉도 참여를 논의 중이다.

수요가 급감하고 있는 가전 시장 생태계 유지를 위해 업체 간, 기기 간 협업을 강조하는 초연결은 IFA 2022의 주요 화두 중 하나였다. 독일 프리미엄 가전 업체 ‘밀레’는 아마존 알렉사, 구글 어시스턴트 등 인공지능(AI) 스피커와 스마트홈 제어 시스템인 독일 마젠타 스마트홈, 벨기에 스마피 등과 밀레 기술을 연계해 소비자들의 기기 활용 효율성을 높였다.

미국 반도체 회사 퀄컴과 메타(페이스북)는 IFA에서 완전한 메타버스 구현을 위한 전략적 협약을 체결했다. 화웨이는 스마트폰과 PC, 노트북, 스마트워치 등의 연결성을 강화하는 통합 사물인터넷(IoT) 플랫폼 구축을 위한 소프트웨어 개발을 강조했다.
○ 에너지 절감 기술로 유럽 공략
유럽의 에너지 비용이 치솟는 상황에서 글로벌 가전 업체들은 에너지 절감 기술을 대거 선보였다. 튀르키예 가전업체 아르첼리크의 하칸 불굴루 최고경영자(CEO)는 IFA 기조연설에서 “혁신의 목표는 글로벌 위기를 안정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기술을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하며 환경 보호 프로그램이 접목된 세탁기와 건조기를 소개했다.

삼성전자는 ‘에너지효율 1위 가전 브랜드’가 되겠다는 목표를 밝히며 유럽 에너지 규격 기준 최고 등급보다 전력 사용량이 10% 적은 고효율 냉장고와 세탁기, 에어컨 등을 선보였다. 세탁기는 최대 70%까지 에너지를 줄일 수 있고 냉장고는 올해 말까지 AI 절약 모드를 활용해 30%까지 에너지 사용량을 절감할 계획이다.

북적이는 LG전자 부스 2∼6일(현지 시간) ‘IFA 2022’가 열리고 있는 독일 메세 베를린 내 LG전자 부스가 관람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LG전자 제공
LG전자는 IFA에서 유럽 시장 주력 제품인 ‘2도어 상냉장 하냉동 냉장고’의 전력 소모량을 에너지효율 A등급 냉장고보다 연간 10% 줄였다고 밝혔다. 폐전자기기에서 추출해 만든 재생 플라스틱을 사용한 공기청정기를 선보였다. 밀레는 최고 등급 에너지 효율의 프리스탠딩 냉장고를, 독일 보쉬와 지멘스, 일렉트로룩스 역시 에너지 절감 및 재활용 플라스틱 소재 등을 활용한 가전제품을 공개했다.
○ 중국 업체 약진도 눈에 띄어
그간 보급형 제품을 중심으로 했던 중국 업체들은 프리미엄 제품군을 대거 내놓으며 기술력을 뽐냈다. 이번 IFA에 참여한 중국 제품을 본 한 대기업 임원은 “기술 면에서 격차가 상당 부분 줄었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중국 최대 TV 회사인 TCL은 부스 곳곳에 울트라 슬림 8K 미니 발광다이오드(LED) 등 프리미엄 제품을 전시하며 관람객의 눈길을 끌었다. AI를 통한 화질 향상 기술과 화면에서 말하는 사람을 따라 출력 스피커가 달라지는 사운드트래킹 기술을 선보였다. 중국 가전업체 하이얼은 IoT 기반 냉장고와 스타일러 등 프리미엄 제품을 내놨다.

업계 관계자는 “TCL과 하이센스 등 중국 TV제조사를 보면 10년 전 삼성과 LG를 보는 것 같다”며 “가격 경쟁력과 화질이 상당한 수준으로 올라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베를린=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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