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 ‘얼음’…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 17주째 하락

최동수 기자

입력 2022-09-02 14:34 수정 2022-09-02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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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DB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 우려로 부동산 시장의 매수 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가 3년 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2일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이번 주(지난달 29일 조사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1.8로 17주 연속 하락했다. 이 지수는 2019년 7월 1일(80.3) 이후 약 3년 2개월 만에 최저 수치다. 매매수급지수가 100 미만이면 시장에 팔려는 사람이 사려는 사람보다 많다는 의미다. 지난해 11월 15일(99.6) 이후 42주 연속 매수자보다 매도자가 많은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 5개 권역 모두 매매 심리가 위축됐다. 중저가 아파트가 몰려있는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등이 포함된 동북권 매매수급지수는 74.9로 가장 낮았다. 마포·서대문·은평구 등이 있는 서북권은 76.6에서 75.7로, 영등포·양천구 등이 속한 서남권은 88.0에서 87.3으로 각각 하락했다. 용산구가 포함된 도심권역은 78.4에서 77.2로 떨어졌고,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가 속한 동남권도 89.4에서 88.7로 내렸다.

수도권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도 83.7로 지난주 84.3에 비해 0.6포인트 떨어져 2019년 6월24일(83.0) 이후 3년 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나타냈다. 경기와 인천의 매매수급지수도 각각 84.8, 83.3으로 전주 대비 하락했다. 전국(87.8→87.2)도 매매수급지수가 하락하는 등 대부분의 지역에서 매매심리가 위축되는 모습을 보였다. 매수 심리가 위축되면서 거래는 급감하고 시장에는 매물도 쌓이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7월 서울의 아파트 거래량은 639건으로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래 월별 거래량으로 역대 최저치를 나타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물건은 6만2280건으로 6개월 새 29.2% 늘었다. 같은 기간 인천은 2만6934채로 30.3%(6269채) 늘었고, 경기도 12만3611채로 30.0%(2만8542채) 증가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금리 인상으로 대출 부담이 너무 커져 매수세가 거의 실종됐는데 올해 말까지는 지금과 같은 기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며 “금리 인상 랠리가 마무리됐다는 신호가 나오거나 조정대상지역이 풀려야 거래가 어느 정도 살아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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