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대들보’ 반도체·대중 수출 휘청…역대 최악 무역적자 위기

뉴시스

입력 2022-09-01 13:59 수정 2022-09-01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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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경제를 떠받치는 수출이 크게 흔들리며 14년 만의 연간 무역수지(수출액-수입액) 적자가 확실시되고 있다. 특히 26개월 만에 반도체 수출이 감소하고, 대(對) 중국 수출도 넉 달째 무역적자를 보이며 연간 기준으로도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란 우려다. 정부는 최근 발표한 ‘수출경쟁력 강화 전략’을 범정부적으로 시행하며 적자 개선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액은 566억7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532억 달러) 기록한 최고 실적을 웃돌며 역대 8월 최고 실적을 경신했다. 그러나 수입액(661억5000만 달러)이 수출액을 훨씬 상회하며 무역수지는 94억7000만 달러 적자를 냈다. 이는 5개월 연속 적자 기록으로 지난 2007년 12월~2008년 4월 이후 처음이다.

올해 누적 무역적자는 247억3000만 달러에 달하며 이미 연간 기준 사상 최대치를 넘어섰다. 무역수지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56년 이후 66년 만에 사상 최악의 적자를 기록한 것이다.

이런 상황의 주원인으로는 일단 원부자재 수입액이 가파르게 늘고 있다는 점이 꼽힌다. 월 수입액은 올해 3월 이후 6개월째 600억 달러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에너지·중간재 수입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원유·가스·석탄 3대 에너지원의 수입액은 185억2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무려 91.8% 늘었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누적한 3대 에너지원 수입 증가액은 무려 589억4000만 달러로, 같은 기간 누적 무역적자(247억3000만 달러)를 약 2배를 웃돈다.

수입액 증가뿐 아니라 대중 수출 감소, 반도체 수출 감소 등도 무역적자를 키우고 있다. 지난달 최대 교역국인 대(對) 중국 수출은 131억3000만 달러로 5.4% 감소했다. 중국 정부의 ‘제로 코로나’ 정책이 지속되며 성장세 회복이 지연되는 가운데 반도체, 무선통신 품목 등 수출이 감소한 영향이다.

반면 지난달 중국으로부터의 수입 규모는 135억200만 달러로 수출액을 웃돌았다. 이에 따라 대중 무역수지는 4개월 연속 적자를 보였는데, 이는 한·중 수교 이후 30년 만에 처음이다.

또한 전통적인 효자 품목인 반도체 수출도 2020년 6월(-0.03%) 이후 26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액은 1년 전보다 7.8% 줄어든 107억8000만 달러다. 이는 소비자 구매력 감소와 과잉재고 등 상황이 겹쳤기 때문이다. 신규 중앙처리장치(CPU) 출시 지연과 재고 등을 감안하면 하반기 가격 하락세도 우려된다.

문동민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대중 수출 중 제일 큰 품목이 반도체인데, 중국 수요가 둔화되고 있는 것이 맞다”며 “또한 국제 반도체 가격이 떨어져, 중국 수출 감소에 같이 맞물려 있다”고 설명했다.

연간 무역수지는 2008년에 이어 14년 만에 적자를 기록할 것이 확실시된다. 남은 넉 달간 대대적인 무역수지 개선이 이뤄지지 않으면 연간 기준 사상 최대 무역적자도 피할 수 없다. 연간 기준 역대 최대 무역적자는 지난 1996년 기록한 206억 달러로, 올 들어 8개월 만에 이런 기록을 깨뜨렸다.

정부는 무역금융 351조원 공급, 중국과의 산업·경제 협력 강화 등 내용이 담긴 ‘수출 경쟁력 강화 방안’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에너지 등 원부자재 가격이 높은 가격을 유지하는 상황에서 무역적자를 빠르게 개선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문 실장은 “올해 남은 기간 동안 무역수지의 흑자 전환을 바라는 것은 어려울 것 같다”면서도 “전날 발표한 전략을 통해 수출 기업이 당면한 현장의 애로를 풀어주고 해결해 나가면 수출 활력을 빨리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세종=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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