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심소득 덕분에 20년만에 첫 적금 가입”
이청아 기자
입력 2022-09-23 03:00 수정 2022-09-23 18:06
서울시표 기본소득, 복지 사각지대 줄여
4인 월소득 256만원 이하 가구에 매달 평균 154만원씩 소득 보전
500가구 선정, 7월부터 3년간 지급… “기초수급보다 많아… 큰 걱정 덜어”
“20년 만에 적금에 가입했어요. 남들에겐 평범한 일이겠지만 저한테는 기념할 만한 일입니다.”
서울 강서구에 사는 건물 경비원 강모 씨(57)는 평생 백화점 청소 용역 등의 일을 하며 자녀 3명을 뒷바라지했다. 늘 생활비는 빠듯했고 아이들에게도 뭐 하나 넉넉하게 해줄 수 있는 게 없었다고 한다. 그가 적금을 들 수 있었던 건 올 7월 서울시표 기본소득인 ‘안심소득’ 수급자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강 씨는 “예전에 기초수급자였을 때보다 받는 돈이 50%가량 늘어 공과금 밀릴 걱정을 덜었다”고 했다.
올 7월 서울시내 500가구에 처음 지급된 ‘안심소득’은 사후분석을 포함해 5년 동안 진행되는 ‘소득보장 정책 실험’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공약인 ‘약자와의 동행’ 4대 정책 중 하나이기도 하다. 안심소득의 특징은 ‘소득이 적을수록 더 많이’ 지원하는 하후상박형 소득보장 제도라는 것이다. 안심소득 수급자로 선정되려면 재산이 3억2600만 원 이하이면서 소득이 기준 중위소득 50% 이하여야 한다. 월 소득이 1인 가구의 경우 97만2000원 이하, 4인 가구는 256만1000원 이하 가구가 대상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전체 가구로 보면 소득 하위 25%에 해당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시는 2개월 동안 소득·재산조사를 통해 조건을 충족하는 신청자를 가려낸 뒤, 연령과 가구원 수 등의 특성을 기준으로 500가구를 무작위 선정했다. 선정된 이들은 올 7월부터 2025년 6월까지 3년간 매달 ‘중위소득 85% 기준액’(1인 가구는 165만3000원, 4인 가구는 435만3000원)에서 ‘실제 가구소득’을 뺀 금액의 절반을 받게 된다. 현재 1인 가구는 평균 63만4000원, 4인 가구는 평균 153만7000원을 받고 있다. 심모 씨(60)는 “40년 동안 택시 운전사로 일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실직하고 빚까지 졌다”며 “안심소득을 월 80만 원씩 받으면서 빚을 갚아 나갈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안심소득을 받으면 생계급여와 기초연금 등 정부 복지급여 지급이 중단된다. 서울형 청년수당, 청년월세 등도 받을 수 없다. 다만 기초생활수급 자격은 유지돼 의료급여와 전기요금·도시가스비 감면 등의 혜택은 받을 수 있다. 내년에는 범위를 넓혀 기준 중위소득 85% 이하(소득 하위 33% 수준)이면서 재산 3억2600만 원 이하인 300가구를 추가로 선정한다.
올해 처음 안심소득 대상자로 선정된 500가구 중에는 1인 가구가 200가구(40%)로 가장 많았다. 연령대별로는 40∼64세 중장년층이 절반을 차지했으며, 성별로는 남성이 49%(245명), 여성이 51%(255명)로 비슷한 수준이었다.
500가구 중 현재 생계주거급여 등 정부의 복지급여를 받지 않는 가구는 206가구(41.2%)였다. 서울시 관계자는 “기존 복지제도의 경우 재산을 소득으로 환산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때문에 무너질 것 같은 집에 살면서도 복지 혜택을 못 보는 경우가 생긴다”며 “안심소득은 재산을 소득으로 환산하지 않고 별도 기준을 둬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했다.
서울시는 ‘안심소득 시범사업 연구 자문단’을 꾸려 앞으로 3년간 8회의 정기조사를 진행하며 안심소득의 영향을 분석할 계획이다. 오 시장은 “시범사업을 통해 빈부격차를 해소할 수 있는 새로운 복지시스템이 무엇일지 면밀하게 검증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4인 월소득 256만원 이하 가구에 매달 평균 154만원씩 소득 보전
500가구 선정, 7월부터 3년간 지급… “기초수급보다 많아… 큰 걱정 덜어”
“20년 만에 적금에 가입했어요. 남들에겐 평범한 일이겠지만 저한테는 기념할 만한 일입니다.”
서울 강서구에 사는 건물 경비원 강모 씨(57)는 평생 백화점 청소 용역 등의 일을 하며 자녀 3명을 뒷바라지했다. 늘 생활비는 빠듯했고 아이들에게도 뭐 하나 넉넉하게 해줄 수 있는 게 없었다고 한다. 그가 적금을 들 수 있었던 건 올 7월 서울시표 기본소득인 ‘안심소득’ 수급자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강 씨는 “예전에 기초수급자였을 때보다 받는 돈이 50%가량 늘어 공과금 밀릴 걱정을 덜었다”고 했다.
○ 4인 가구 매달 평균 154만 원 받아
올 7월 서울시내 500가구에 처음 지급된 ‘안심소득’은 사후분석을 포함해 5년 동안 진행되는 ‘소득보장 정책 실험’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공약인 ‘약자와의 동행’ 4대 정책 중 하나이기도 하다. 안심소득의 특징은 ‘소득이 적을수록 더 많이’ 지원하는 하후상박형 소득보장 제도라는 것이다. 안심소득 수급자로 선정되려면 재산이 3억2600만 원 이하이면서 소득이 기준 중위소득 50% 이하여야 한다. 월 소득이 1인 가구의 경우 97만2000원 이하, 4인 가구는 256만1000원 이하 가구가 대상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전체 가구로 보면 소득 하위 25%에 해당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시는 2개월 동안 소득·재산조사를 통해 조건을 충족하는 신청자를 가려낸 뒤, 연령과 가구원 수 등의 특성을 기준으로 500가구를 무작위 선정했다. 선정된 이들은 올 7월부터 2025년 6월까지 3년간 매달 ‘중위소득 85% 기준액’(1인 가구는 165만3000원, 4인 가구는 435만3000원)에서 ‘실제 가구소득’을 뺀 금액의 절반을 받게 된다. 현재 1인 가구는 평균 63만4000원, 4인 가구는 평균 153만7000원을 받고 있다. 심모 씨(60)는 “40년 동안 택시 운전사로 일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실직하고 빚까지 졌다”며 “안심소득을 월 80만 원씩 받으면서 빚을 갚아 나갈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안심소득을 받으면 생계급여와 기초연금 등 정부 복지급여 지급이 중단된다. 서울형 청년수당, 청년월세 등도 받을 수 없다. 다만 기초생활수급 자격은 유지돼 의료급여와 전기요금·도시가스비 감면 등의 혜택은 받을 수 있다. 내년에는 범위를 넓혀 기준 중위소득 85% 이하(소득 하위 33% 수준)이면서 재산 3억2600만 원 이하인 300가구를 추가로 선정한다.
○ 정부 복지급여 안 받는 206가구 포함
올해 처음 안심소득 대상자로 선정된 500가구 중에는 1인 가구가 200가구(40%)로 가장 많았다. 연령대별로는 40∼64세 중장년층이 절반을 차지했으며, 성별로는 남성이 49%(245명), 여성이 51%(255명)로 비슷한 수준이었다.
500가구 중 현재 생계주거급여 등 정부의 복지급여를 받지 않는 가구는 206가구(41.2%)였다. 서울시 관계자는 “기존 복지제도의 경우 재산을 소득으로 환산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때문에 무너질 것 같은 집에 살면서도 복지 혜택을 못 보는 경우가 생긴다”며 “안심소득은 재산을 소득으로 환산하지 않고 별도 기준을 둬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했다.
서울시는 ‘안심소득 시범사업 연구 자문단’을 꾸려 앞으로 3년간 8회의 정기조사를 진행하며 안심소득의 영향을 분석할 계획이다. 오 시장은 “시범사업을 통해 빈부격차를 해소할 수 있는 새로운 복지시스템이 무엇일지 면밀하게 검증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비즈N 탑기사
- 백일 아기 비행기 좌석 테이블에 재워…“꿀팁” vs “위험”
- 최저임금 2만원 넘자 나타난 현상…‘원격 알바’ 등장
- “배우자에게 돈 보냈어요” 중고거래로 명품백 먹튀한 40대 벌금형
- 이렇게 63억 건물주 됐나…김지원, 명품 아닌 ‘꾀죄죄한’ 에코백 들어
- 상하이 100년간 3m 침식, 中도시 절반이 가라앉고 있다
- 김지훈, 할리우드 진출한다…아마존 ‘버터플라이’ 주연 합류
- “도박자금 마련하려고”…시험장 화장실서 답안 건넨 전직 토익 강사
- 몸 속에 거즈 5개월 방치…괄약근 수술 의사 입건
- 일본 여행시 섭취 주의…이 제품 먹고 26명 입원
- “1인 안 받는 이유 있었네”…식탁 위 2만원 놓고 간 손님 ‘훈훈’
- 1인 가구 공공임대 ‘면적 축소’ 논란…국토부 “면적 기준 폐지 등 전면 재검토”
- 삼성, 세계 첫 ‘올인원 AI PC’ 공개
- “인구감소로 집값 떨어져 노후 대비에 악영향 줄수도”
- [머니 컨설팅]사적연금 받을 때 세금 유불리 따져봐야
- “만원으로 밥 먹기 어렵다”…평균 점심값 1만원 첫 돌파
- 고금리-경기침체에… 개인회생 두달새 2만2167건 역대 최다
- “한국판 마리나베이샌즈 막는 킬러규제 없애달라”
- 직장인 1000만명 이달 월급 확 준다…건보료 ‘20만원 폭탄’
- 엘리베이터 호출서 수령자 인식까지… ‘배송 로봇’ 경쟁 본격화
- 연체 채권 쌓인 저축銀, 영업 축소… 수신잔액 26개월만에 최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