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값 무섭다”…‘런치플레이션’에 분식집·편의점 찾는 직장인들

뉴스1

입력 2022-05-25 08:29 수정 2022-05-25 08:29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 23일 서울 서초구 법조타운 먹자골목에서 직장인들이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걸음을 옮기고 있다. 2022.5.23/뉴스1

# 서울 광화문에서 직장을 다니는 권모씨(34)는 점심 메뉴로 편의점 5000원 내외의 도시락과 이벤트로 제공되는 음료로 해결했다. 분식점 라면도 기본 4000원에 제대로 된 백반이라도 먹으려면 만원을 훌쩍 넘기 때문에 회사 주변에 있는 편의점을 돌아가며 이용하고 있다.

밀과 식용유를 비롯한 주요 식자재 가격이 폭등하면서 외식 물가도 안정세를 찾지 못하고 있다. 회사 인근 식당들이 하나둘 가격을 올리자 점심을 밖에서 해결해야 하는 직장인들의 부담도 가중되는 상황이다.

이렇다보니 직장인들 사이에선 점심과 물가 상승을 합친 ‘런치플레이션’(Lunchflation)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다.

25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광화문과 여의도 등 직장가 일대 식당 중 상당수는 올해 들어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화목순대 여의도본점과 광화문점은 지난달 불가피하게 가격을 올렸다. 여의도에 위치한 강창구 찹쌀 진순대도 6월 1일부터 1000원씩 가격 조정을 할 예정이다. 재료비와 인건비 상승에 백기를 든 것이다.

광화문의 한 돈가스 맛집도 지난 3월 가격을 1000원가량 올렸다. 가성비 닭갈비의 대명사 유가네 닭갈비 역시 가격 인상을 피해가지 못했다. ‘치즈퐁닭’ 2인분은 2만4000원에서 2만5000원으로 유가네 닭갈비는 9500원에서 1만500원으로 각각 1000원씩 비싸졌다.

외식 물가 상승에 일부 직장인들은 비교적 저렴한 분식점이나 편의점을 이용해 한 끼를 해결하기도 한다.

직장인 정모씨는 “점심값을 아끼려고 분식집을 가도 비싼 건 마찬가지”라며 한숨을 쉬었다. 직장인 강모씨는 “점심값이 슬슬 부담된다는 생각이 들면서 물가가 많이 올랐다는 걸 체감하고 있다”며 “요즘 기본 1만원은 넘는 것 같다”고 했다.

밥 대신 편의점 도시락을 이용하는 이들이 증가하면서 편의점 도시락 판매량도 급증했다. 편의점 4사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3일까지 편의점 도시락 판매량은 모두 전년 같은 기간보다 늘었다. GS25의 도시락 매출 증가율은 48.2%, CU 40.7%, 이마트24 52%, 세븐일레븐 20%인 것으로 나타났다.

점심값을 아끼려 도시락을 준비하는 이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일주일에 3~4일 도시락을 싸서 출근한다는 박모씨는 “미리 준비하는 시간도 걸리고, 메뉴 선택에 한계가 있다”면서도 “코로나 시국에 외식이 어려워 시작했는데 점심값이 비싸져서 계속 도시락을 먹고 있다”고 했다.

최근 냉동식품과 도넛, 과자 등 먹거리부터 일반 식당, 호텔 뷔페를 비롯한 외식가격까지 일제히 오르면서 서민들의 부담은 커지고 있다.

전날 신라스테이 광화문점과 서대문점 등 일부 지점의 뷔페 레스토랑은 4~15% 가격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조선팰리스 서울 강남의 뷔페 ‘콘스탄스’도 이달 초 가격을 최대 22% 인상했고, 웨스틴조선 서울의 ‘아리아’도 약 3.4% 가격을 올렸다.

식용유는 일부 채널에서 판매 개수 제한을 거는 등 공급이 불안한 상황이고, 밀 가격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시작 이후 20% 이상 급등했다. 사태가 장기화하면 빵과 라면, 과자 등 밀가루를 주원료로 하는 제품의 추가적인 가격 인상 가능성도 제기된다.

(서울=뉴스1)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