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 얘기만 나와도 등골 서늘”…젊은 며느리들은 11월이 두렵다
조혜선 기자
입력 2025-11-17 13:34 수정 2025-11-17 13:41
김장 참고 사진. 게티이미지뱅크“추석 지낸지 한 달 만에…이번엔 김장이다.”
지난해 결혼한 이 씨(32)는 최근 시어머니에게 “다음주 김장한다”는 전화를 받은 뒤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김장 시즌인지도 까맣게 잊고 있던 그는 이같은 통보에 주말 나들이 계획을 취소했다. 그는 불만을 꾹꾹 눌러담으면서도 “친정 엄마는 진작에 사드시고 있어서 집에서도 김장을 해본 적 없는데 왜 내가 김치를 담그러 가야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에도 주말에 쉬지 못하고 김장한 뒤 출근하는데 몸이 너무 아팠다. 그걸 올해 또 하려니까 벌써부터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호소했다.
11월 중순, 본격적인 김장철이 시작됐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올해 김장 의향 파악을 위해 소비자패널 1000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자의 62.3%가 직접 김치를 담근다고 했다. 이들은 김치를 직접 담그는 이유에 대해 △가족이 선호하는 입맛을 맞추려고(53.8%) △상품김치보다 원료 품질을 믿을 수 있어서(26.9%) △절임배추·김치양념 등으로 김치 담그기 편해서(11.5%)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김치를 사먹는 집이 늘어났다고는 하나 여전히 10명 중 6명 이상은 김장 김치를 직접 담그고 있는 것이다.
김장 참고 사진. 게티이미지뱅크실제 며느리들의 ‘김장’ 불만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지역 커뮤니티 등에는 “독감에 걸렸는데 시댁에 김장하러 간다” “임신 막달에 김장을 시키더라” “김장 얘기만 나오면 등골이 서늘하다. 조금만 한다더니 지난해에도 100포기를 담갔다”라는 내용의 게시글이 이어졌다. 여기엔 “김장은 하고 싶은 사람끼리 하면 좋겠다” “김장 강요 하지 마라” “필요할 때 조금씩 하거나 사는 게 편하다” 등 며느리들에 공감하는 댓글이 이어졌다. 극히 일부는 “우리 윗세대가 끝나면 다같이 김장하는 건 없어질 문화인데 씁쓸하다”고 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같은 조사에 따르면 상품김치 구매 비율은 32.5%로 나타났다. △2022년 25.7% △2023년 29.5% △2024년 29.5% 등 상품김치 구매 비율은 매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김장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김치를 사먹고 있다는 박 씨(38)는 “결혼 후 5년 정도는 매년 시어머니와 함께 김장을 했는데 너무 힘들어서 더이상은 못하겠다고 선언하고 사먹고 있다”며 “솔직히 집에서 밥 해먹는 날이 많이 없어서 그때그때 사먹는 게 훨씬 낫고, 맛도 큰 차이가 없는데 왜 이렇게 고생했나 싶다”고 말했다.
조혜선 기자 hs87cho@donga.com
비즈N 탑기사
‘책 출간’ 한동훈, 정계 복귀 움직임에 테마株 강세
조선 후기 화가 신명연 ‘화훼도 병풍’ 기념우표 발행
붕괴 교량과 동일·유사 공법 3곳 공사 전면 중지
명동 ‘위조 명품’ 판매 일당 덜미…SNS로 관광객 속였다
“나대는 것 같아 안올렸는데”…기안84 ‘100 챌린지’ 뭐길래- ‘전참시’ 이연희, 득녀 5개월만 복귀 일상…아침 산책+운동 루틴
- 국내 기술로 개발한 ‘한국형 잠수함’ 기념우표 발행
- ‘아파트 지하주차장서 음주운전’ 인천시의원 송치
- 학령인구 감소 탓에 도심지 초교마저 학급 편성 ‘비상’
- 상속인 행세하며 100억 원 갈취한 사기꾼 일당 붙잡혀
쿠팡 정보유출 공포…금융사기 막는 ‘이 설정’ 꼭 켜두세요
“월세 또 오르나” 임대시장 불안…보유세 인상 ‘조세 전가’ 우려
中온라인몰 ‘한국인 계정 판매글’ 홍수…경찰, 인터폴 통해 삭제 요청
직장인 월급 3% 오를때, 근소세 9%-건보료 5% 올랐다
10월 경상수지 68.1억달러 흑자…1~10월 896억 ‘역대 최대’- 李, 오늘 손정의 만나… AI-반도체 협력 논의
- 당뇨병 앓는 사람, ‘돌연 심장사‘ 위험 4~7배 높다
- “혹시 뇌졸중? 증세 양상 살피고 혈압부터 재라”[베스트 닥터의 베스트 건강법]
- 쿠팡 ‘자율규제’ 내세워 또 솜방망이 처벌 우려
- 바다 위로 솟은 울산바위… 고흥 금강죽봉[여행스케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