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데이터센터 짓고, AI 인재-기업 키운다

광주=홍석호 기자

입력 2022-11-30 03:00 수정 2022-11-30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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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혁신국가]〈1〉광주 ‘AI집적단지’ 조성현장
AI 연구-창업지원 한곳에 모아 국가 경쟁력 끌어올릴 혁신거점
예비창업자에 사무실 무상 지원… 입주 40%가 다른 지역 스타트업


광주 인공지능(AI) 집적단지 조감도

24일 광주 북구 연구개발특구 첨단3지구.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광주시가 ‘인공지능(AI) 집적단지’를 짓고 있는 현장에는 데이터센터의 내부 공사가 한창이었다. 내부 마감공사와 함께 장비들도 하나둘씩 속속 들어오고 있었다. 915억 원이 투입된 국내 최대 규모의 데이터센터다. 내년 8월 완공 후 시운전을 거쳐 내년 말부터 본격적으로 가동에 들어가면 2024년까지 910여 개 기업에 컴퓨팅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 AI 연구-창업지원-실증을 한곳에서

현재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광주 AI 집적단지’는 한국의 AI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혁신 거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정부와 광주시는 대지면적 4만6246m²에 총 사업비 4119억 원(연구개발 예산 508억 원 포함)을 투입해 조성 중이다. 중장비 연구시설, 창업기업 지원시설, 데이터센터 등 AI 관련 역량을 한곳에 모을 예정이다.

산업계에서 AI에 대한 수요는 갈수록 커지고 있지만 관련 인력 및 실증 공간 등의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 중국, 캐나다 등 AI 강국에서도 인프라, 인재, 연구개발 등을 클러스터 형태로 모은 AI 육성전략이 추진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도 대선후보 시절인 지난해 12월, 당선인이던 올해 4월 두 차례에 걸쳐 집적단지 조성 현장을 찾을 정도로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집적단지 한가운데에는 AI 창업캠프 등 창업기원 지원시설이 자리 잡을 예정이다. 예비창업자를 대상으로 한 창업교육과 멘토링부터 스타트업 창업 과정의 투자유치 컨설팅, 시제품 및 서비스 개발 지원 등이 한곳에서 이뤄진다. 또 AI 직무전환교육, AI 융합대학, AI 고급인재 양성 등 실무형 인재양성 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다. 광주뿐만 아니라 타 지역 AI 기업들을 유치해 신규 고용, 투자 확대 등의 균형발전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데이터센터는 연산량 88.5PF(페타플롭스·1초에 8경8500조 회 연산)와 저장공간 107PB(페타바이트·1페타바이트는 1024테라바이트)의 글로벌 10위권에 해당하는 규모를 갖추게 된다. 가상주행 환경 기반의 자율주행 성능 테스트를 지원하는 자동차 드라이빙 시뮬레이터는 호남권에 처음 들어서는 만큼 관련 기업들의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


○ AI 사관학교 거쳐 창업까지

과기정통부와 광주시는 AI 집적단지 조성에 앞서 기업 및 인재 양성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광주 동구에 위치한 두 곳의 창업캠프에서는 AI 관련 사업을 준비 중인 예비창업자와 3년 이하 창업기업에 사무실, 회의실, 교육공간 등을 무상으로 제공한다. 건물 출입구나 헬스장에는 각 스타트업들이 개발 중인 시제품을 설치해 테스트하고 있다. 현재 35곳의 기업이 입주 중인 AI창업캠프 1관은 대기 중인 기업이 98곳에 달할 정도로 인기 있다. 현재 입주 기업의 40%가량은 광주가 아닌 다른 지역에서 유치한 스타트업이다.

이곳에서 만난 스페이스플래닝 정현우 대표(36)는 과기정통부와 광주시가 운영하는 AI사관학교 1기 출신이다. 스페이스플래닝은 광주의 AI 육성 프로그램으로 양성해낸 스타트업의 대표 사례다. 인테리어 업체에 다니다가 창업을 고민하던 정 대표는 2020년 6월부터 11월까지 프로그래밍, 머신러닝, 딥러닝, 통계, 웹서비스 제작 등에 대한 교육을 받았다. 함께 교육을 받던 동료 2명과 함께 올해 5월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인테리어 견적 정보를 공유하는 웹서비스를 운영하는 이 회사는 이미지파일 형태의 견적서를 가공하기 쉬운 숫자 데이터로 변환하는 데 AI를 쓰고 있다. 정 대표는 “AI 교육과 창업 지원을 받고 막연하게 꿈꾸던 아이템을 현실화할 수 있었다”며 “장기적으로 인테리어 공급자와 수요자를 연결하고 향후 공사 관리까지 제공하는 플랫폼을 구상하고 있다”고 했다.



광주=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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