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0만 LG폰 빈자리 어디로…국내 폰 시장은 ‘삼성천하’

뉴스1

입력 2021-04-07 08:04 수정 2021-04-07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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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내 한 전자제품 매장에 LG 휴대폰이 진열돼 있다. LG전자는 누적 영업적자만 5조원에 달하는 스마트폰 사업의 철수를 확정 발표했다. © News1
LG전자가 치열한 경쟁 구도에서 뒤처지면서 오랜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한 휴대폰 사업을 예상대로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미국의 제재로 스마트폰 사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화웨이의 빈자리를 샤오미와 오포 등 중국 업체가 차지한 가운데 삼성전자가 국내외에서 LG전자의 빈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오는 7월31일자로 휴대폰 사업을 종료한다. LG전자는 “최근 프리미엄 휴대폰 시장에서 양강체제가 굳어지고 주요 경쟁사들이 보급형 휴대폰 시장을 집중 공략하면서 가격 경쟁력이 심화되는 가운데 대응 미흡으로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철수로 삼성전자의 점유율이 절반을 넘어서는 국내 시장에서는 LG전자의 빈자리를 차지하면서 ‘삼성 천하’를 더욱 공고히 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은 크지 않지만 국내에서는 여전히 꾸준한 소비자층을 확보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1’ © News1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LG전자는 10%의 점유율로 삼성(58%)과 애플(31%)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가 LG전자의 점유율을 대부분 흡수할 경우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70%에 근접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이동통신3사 기준 우리나라 전체 휴대폰(스마트폰+피처폰)은 지난 2월 기준으로 5580만대 수준이다. 이에 국내에 유통된 LG폰은 약 550만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최근 샤오미가 홍미노트10을 출시하면서 국내 시장 진출에 힘을 쏟고는 있지만 중국 브랜드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와 프리미엄 모델의 비중이 높은 국내 시장 환경에서 점유율을 확대하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 여전히 중국 제품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높고 대리점 등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샤오미 제품을 추천하는 곳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샤오미가 국내 시장에서 점유율 확대하기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아이폰12가 높은 인기를 얻었지만 애플의 운영체제(OS)에 익숙하지 않은 소비자까지 끌어들이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안드로이드OS에 익숙한 대부분의 LG폰 이용자들은 삼성폰으로 옮겨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 업체별 점유율 <출처=카운터포인트리서치> © News1
다른 업계 관계자도 “LG폰의 점유율이 크지는 않았지만 있는 것과 없는 것은 다르다. (국내 시장에서) 중국폰에 대한 선호도가 너무 떨어지는데다 삼성전자는 최근 중저가 모델도 많이 내놓고 있어 독주 체제가 굳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소비자의 선택권이 줄어들면서 가격 책정 등에 있어 삼성전자의 입김이 더욱 세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다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LG전자의 빈자리를 확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LG전자의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미미한 수준이지만 미국에서는 중저가폰을 앞세워 여전히 꾸준한 수요를 유지하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미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LG전자의 점유율은 애플(40%)과 삼성(30%)에 이어 13%를 차지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글로벌 시장에서 LG전자의 점유율은 극히 낮아 철수가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10% 수준의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는 미국에서는 LG전자의 빈자리를 삼성전자 외에도 모토로라나 알카텔 등이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저가폰을 공략했던 LG전자와 제품군에서 겹치지 않는 애플로 넘어갈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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