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뉴스 콘텐츠 사용료 3년간 1조 지불”…호주정부와 합의

뉴욕=유재동 특파원

입력 2021-02-25 13:51 수정 2021-02-25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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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기업인 페이스북이 언론사들에 뉴스콘텐츠 사용료를 지불하기로 호주 정부와 합의했다. 이 문제를 놓고 호주 정부와 분쟁을 벌였던 페이스북이 한 발 물러서기로 한 것이다. 페이스북의 이번 결정이 향후 ‘빅테크’ 업계와 글로벌 언론사들 간의 콘텐츠 사용권 이슈에서 새로운 기준으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페이스북의 닉 클레그 글로벌업무 부사장은 24일(현지 시간) 회사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앞으로 3년 간 뉴스 콘텐츠 이용권을 확보하는데 최소 10억 달러(약 1조1000억 원)를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클레그 부사장은 “페이스북은 뉴스 발행자들과 협력할 의사가 있다”며 “우리는 질 높은 저널리즘이 열린 사회를 작동시키는 데 중심이 된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페이스북은 2018년부터 가디언과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6억 달러를 지불해오고 있는데 이와 별도로 추가 투자를 하겠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해 구글도 뉴스 콘텐츠 사용권 확보를 위해 3년 간 10억 달러 이상을 지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25일 호주 의회도 테크기업들이 언론사에게 뉴스 콘텐츠 비용을 지불하도록 하는 새 법안을 통과시켰다. 조시 프라이던버그 호주 재무장관은 성명에서 “이 법은 미디어 기업으로 하여금 생산하는 콘텐츠에 대한 공정한 대가를 받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페이스북은 최근 호주 정부가 뉴스 사용료 지불을 강제하는 법안을 추진하자 이에 반발해 호주에서 뉴스 관련 서비스를 일제히 중단했다. 이후 파장이 커지자 페이스북은 호주 정부와 콘텐츠 사용료 지불에 원칙적으로 합의하고 뉴스 서비스를 재개하기로 했다. 그 대신 호주 정부는 페이스북과 구글이 언론사들과 사용료 협상을 하는 데 있어 더 자율성을 갖게 하는 방향으로 법안을 수정했다.

호주에서 페이스북이 뉴스 콘텐츠 사용료를 지불하기로 함에 따라 북미나 유럽 등 다른 나라에서도 비슷한 법안이나 합의가 나올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미 캐나다가 호주와 비슷한 법안을 만들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블룸버그통신은 “앞으로 페이스북과 구글 등은 전 세계에서 비슷한 규제 법안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페이스북은 이날 사용료 지불 계획을 발표하면서 호주 정부가 기존에 추진했던 법안에는 문제가 있었다는 주장을 반복했다. 클레그 부사장은 블로그에 “호주의 당초 법안대로였다면 페이스북이 미디어 그룹들에 잠재적으로 무한정의 돈을 지불했어야 할 수 있었다”며 “이는 자동차 제조기업에게 사람들이 차에서 라디오를 들을지도 모르니까 방송국에 돈을 지불하라고 하는 것과 같다. 그것도 가격은 방송국이 정하게 하고 말이다”고 썼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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