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연의 업무 전념 희망”… 삼성 신사업 발굴-M&A 속도 낼듯
한재희 기자
입력 2025-02-04 03:00 수정 2025-02-04 03:00
[이재용 9년 ‘사법 족쇄’ 풀려] 통상전쟁 속 사법리스크 덜어내
李, 사내이사 복귀 등 전면 나설듯… 오늘 오픈AI 샘 올트먼과 회동
삼성, AI시대 HBM 등 과제 산적… 美 관세 폭탄에 북미전략 다시 짜야
조직개편-인적쇄신 동반 가능성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3일 ‘삼성 부당 합병 및 회계부정’ 혐의 2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으며 그간의 오랜 ‘사법 리스크’에서 사실상 벗어났다. 삼성전자의 핵심 사업인 반도체 분야가 어려움에 빠지고, 미국발 ‘통상 전쟁’이 시작된 상황에서 이 회장이 경영 활동에 전념하며 강도 높은 체질 개선에 나설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 것이다. 재계에서는 이 회장이 조직 개편이나 강력한 인적 쇄신, 대형 인수합병(M&A) 등에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 “이제는 본연의 업무 전념” 조직 개편 나서나
이날 삼성전자 측 변호인은 재판 종료 후 “이 사건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정말 긴 시간이 지났다”며 “이번 판결을 계기로 이제는 피고인들이 본연의 업무에 전념할 수 있게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삼성의 공식 입장은 없었다.
2심 무죄 판결로 이전처럼 이 회장이 자주 법정에 출석하며 경영에 차질을 빚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설령 검찰이 상고를 하더라도 보통 대법원은 피고인 신문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대법원은 하급심 법원에서 법리를 제대로 적용했는지를 판단하지 사실관계를 새로 다투지 않는다. 이대로 재판이 마무리된다면 이 회장은 2016년 최순실 국정농단 뇌물공여 사건에 휘말렸던 것까지 합쳐 9년을 끌어온 사법 리스크를 완전히 떨치게 된다.
재계에서는 무죄 판결로 부담을 던 이 회장이 곧바로 경영 쇄신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삼성전자를 둘러싼 경영 환경이 매우 급박하기 때문이다.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수요가 폭발한 고대역폭메모리(HBM)에서는 SK하이닉스를 추격해야 하고,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분야에서는 업계 선두인 대만 TSMC와의 격차를 좁혀야 한다. 이런 와중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멕시코와 캐나다산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나서는 바람에 북미 사업 전략을 처음부터 다시 짜야 할 판이다.
재계에서는 이 회장이 그룹의 ‘컨트롤타워’ 조직을 만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과거 삼성그룹 내에 미래전략실이 있었지만 국정농단 사태가 터진 2017년 해체됐다. 컨트롤타워의 부재가 급변하는 경제 환경에서 회사가 중요한 투자 결정이나 경영 판단을 적기에 내리지 못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지적이 많았다. HBM 개발 시기를 놓친 것이 대표적이다. ‘초격차’를 자랑하던 삼성전자지만 HBM의 수요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해 고객사인 미국 엔비디아의 기준에 맞는 5세대 HBM3E 납품에 아직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조직 개편과 함께 인적 쇄신이 동반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 회장이 그룹의 핵심 역할을 할 인물 몇 명을 추려 상호 경쟁과 협력을 통해 회사를 키워 나가는 형태를 구상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더불어 이 회장 본인도 비등기 임원에 머물지 않고 사내이사에 복귀해 그룹의 전면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사외이사들과 직접 소통하면서 경영 판단을 하게 되는 것이다.
● 신사업 발굴 대형 M&A 가능성
삼성전자가 대규모 M&A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2016년 11월 미국의 전자장비 업체인 하만을 삼성전자의 M&A 역사상 최고액인 약 80억 달러에 인수한 바 있다. 하지만 이후 8년여 동안 대규모 인수합병이 없었다. 삼성전자는 현재 반도체, 스마트폰, 가전 등의 사업을 주력으로 삼고 있는데 회사의 미래를 이끌 신성장동력 사업을 새롭게 발굴해야 한다는 지적이 재계에서 끊임없이 제기된 바 있다. 이러한 필요성을 인식한 삼성전자는 2021년 1월 실적발표회에서 “앞으로 3년 내 의미 있는 규모의 M&A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지만 아직 뚜렷한 결과물이 나오지는 않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기업 오너가 직접 나서 하루빨리 ‘뉴 삼성’ 재건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라며 “세간의 예측보다 빠르게 쇄신이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 회장은 4일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를 만날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으로서는 무죄 선고 후 첫 공식 행보인 셈이다.
한재희 기자 hee@donga.com
李, 사내이사 복귀 등 전면 나설듯… 오늘 오픈AI 샘 올트먼과 회동
삼성, AI시대 HBM 등 과제 산적… 美 관세 폭탄에 북미전략 다시 짜야
조직개편-인적쇄신 동반 가능성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3일 ‘삼성 부당 합병 및 회계부정’ 혐의 2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으며 그간의 오랜 ‘사법 리스크’에서 사실상 벗어났다. 삼성전자의 핵심 사업인 반도체 분야가 어려움에 빠지고, 미국발 ‘통상 전쟁’이 시작된 상황에서 이 회장이 경영 활동에 전념하며 강도 높은 체질 개선에 나설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 것이다. 재계에서는 이 회장이 조직 개편이나 강력한 인적 쇄신, 대형 인수합병(M&A) 등에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 “이제는 본연의 업무 전념” 조직 개편 나서나

2심 무죄 판결로 이전처럼 이 회장이 자주 법정에 출석하며 경영에 차질을 빚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설령 검찰이 상고를 하더라도 보통 대법원은 피고인 신문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대법원은 하급심 법원에서 법리를 제대로 적용했는지를 판단하지 사실관계를 새로 다투지 않는다. 이대로 재판이 마무리된다면 이 회장은 2016년 최순실 국정농단 뇌물공여 사건에 휘말렸던 것까지 합쳐 9년을 끌어온 사법 리스크를 완전히 떨치게 된다.

재계에서는 이 회장이 그룹의 ‘컨트롤타워’ 조직을 만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과거 삼성그룹 내에 미래전략실이 있었지만 국정농단 사태가 터진 2017년 해체됐다. 컨트롤타워의 부재가 급변하는 경제 환경에서 회사가 중요한 투자 결정이나 경영 판단을 적기에 내리지 못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지적이 많았다. HBM 개발 시기를 놓친 것이 대표적이다. ‘초격차’를 자랑하던 삼성전자지만 HBM의 수요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해 고객사인 미국 엔비디아의 기준에 맞는 5세대 HBM3E 납품에 아직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조직 개편과 함께 인적 쇄신이 동반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 회장이 그룹의 핵심 역할을 할 인물 몇 명을 추려 상호 경쟁과 협력을 통해 회사를 키워 나가는 형태를 구상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더불어 이 회장 본인도 비등기 임원에 머물지 않고 사내이사에 복귀해 그룹의 전면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사외이사들과 직접 소통하면서 경영 판단을 하게 되는 것이다.
● 신사업 발굴 대형 M&A 가능성
삼성전자가 대규모 M&A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2016년 11월 미국의 전자장비 업체인 하만을 삼성전자의 M&A 역사상 최고액인 약 80억 달러에 인수한 바 있다. 하지만 이후 8년여 동안 대규모 인수합병이 없었다. 삼성전자는 현재 반도체, 스마트폰, 가전 등의 사업을 주력으로 삼고 있는데 회사의 미래를 이끌 신성장동력 사업을 새롭게 발굴해야 한다는 지적이 재계에서 끊임없이 제기된 바 있다. 이러한 필요성을 인식한 삼성전자는 2021년 1월 실적발표회에서 “앞으로 3년 내 의미 있는 규모의 M&A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지만 아직 뚜렷한 결과물이 나오지는 않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기업 오너가 직접 나서 하루빨리 ‘뉴 삼성’ 재건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라며 “세간의 예측보다 빠르게 쇄신이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 회장은 4일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를 만날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으로서는 무죄 선고 후 첫 공식 행보인 셈이다.
한재희 기자 h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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