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쇼크에도 국회는 ‘나몰라라’…세제지원 논의 ‘0회’
권구용기자
입력 2023-02-01 16:46 수정 2023-02-01 18:00
정부가 지난달 반도체 기업 투자 활성화를 위한 세제지원 법안을 냈지만 정작 국회에서 지금까지 단 한차례도 논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 반도체사업(DS)부문과 SK하이닉스가 지난해 4분기 ‘어닝 쇼크’(실적 충격)를 기록한 상황에서 국회가 반도체 등 국가 전략산업 지원에 손을 놓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1일 국회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19일 ‘K-칩스법(반도체산업강화법)’의 핵심인 조세특례제한법(조특법) 정부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정부안은 반도체를 비롯한 국가전략기술 설비투자 세액공제를 대기업과 중견기업은 8%에서 15%로, 중소기업은 16%에서 25%로 높이는 내용이다. 직전 3년간 연평균 투자금액을 초과해 투자하는 경우에 올해에 한해 10%의 추가공제도 적용된다. 지난해 말 대기업 기준 세액공제를 8%로 높인 법안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국가 전략산업에 대한 세제 지원을 추가 확대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라”고 지시한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조특법을 논의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와 조세소위원회는 1월 임시국회 기간 단 한 차례도 열리지 않았다. 2월 임시국회에서는 14일에 열릴 예정이다. 법안이 국회로 넘어온 지 한 달 정도 지나서야 비로소 논의가 시작되는 것.
게다가 조특법을 두고 여야가 의견 차이를 보이고 있어 2월 국회 내 통과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정부안에 동의하고 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재정부담, 타 업종과의 형평성을 신중이 따져보겠다는 태도다.
국민의힘 반도체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던 무소속 양향자 의원은 이날 동아일보와 통화에서 “정부안이 국회에 제출됐으면 빨리 논의를 진행해야 하는데 국회가 너무 안일하게 대응하고 있다”며 “반도체 산업이 경쟁력을 잃어버리면 인공지능(AI)이나 바이오, 자동차 같은 다른 업종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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