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과일 가격 보니… “선뜻 손이 안가요”

이지윤 기자

입력 2022-11-24 03:00:00 수정 2022-11-24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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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환율 고유가 소비침체 3중고에 아보카도 28%↑ 바나나 21%↑
소비 줄자 수입 감소… 가격 악순환
단감-배 등 국산과일 내림세와 대조



아보카도가 금값이 됐다. 23일 대형마트에 따르면 이달 아보카도 5.5kg 시세는 3만 원으로 전년 동기(2만3500원) 대비 27.6% 급등했다. 겨울에 특히 인기를 끌던 수입 포도 역시 가격이 큰 폭으로 뛰었다. 미국 칠레 등에서 수입한 포도는 8kg당 시세가 지난해 4만 원에서 22.5% 올라 4만9000원에 달한다.

올겨울 아보카도부터 바나나, 망고에 이르기까지 열대 과일 가격이 줄줄이 오름세다. ‘소비 침체, 고환율, 고유가’ 3중고 직격탄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 환율 급등 직격탄 맞은 수입 과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22일 기준 수입 바나나 13kg 도매가는 3만180원으로 1년 전(2만4860원)보다 21.3% 상승했다. 수입 망고 5kg은 5만780원에서 5만2520원으로 3.4% 올랐다. 수입 레몬, 호주산 오렌지는 올해 작황 여건이 개선되며 지난해보다는 가격이 안정됐지만 평년과 비교하면 각각 15.9%, 4.6% 상승했다. 같은 기간 단감(―26%), 배(―16%) 등 국산 제철과일 가격이 내림세인 것과 대비된다.

수입 과일 가격 오름세에는 수입 원가 상승, 소비 침체 등이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상품 매입부터 운송, 보관 등 모든 절차에 사용되는 달러화 환율이 급등하며 원가 상승을 부추겼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 9∼11월 평균 환율은 지난해 평균보다 22.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마트 과일 바이어는 “한 번 수입할 때 컨테이너 단위로 물량을 들여오는 만큼 환율이 10∼20원 올라도 부담이 막대해진다”며 “국제 유가까지 오르면서 운송비, 보관비는 더 가파르게 뛰었다”고 말했다.
○ 소비 침체되자 수입 물량 줄며 악순환
경기 침체로 인해 수입사들이 수입 물량을 줄인 것도 가격 상승에 기폭제가 됐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수입 과일은 저장 기간이 길어지면 껍질이 갈변되는 품종이 많고 국산 과일 대비 매출 비중 역시 낮아 수입사 입장에선 리스크를 감수할 이유가 없다”며 “공급 감소가 결국 더 가파른 가격 상승을 야기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고 말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아보카도(―18%), 바나나(―11%), 망고(―39%), 포도(―39%) 등의 수입량이 전년 대비 모두 감소했다.

글로벌 물류난이 확산하기 이전인 2020년 SSG닷컴 기준 수입 과일 매출은 전년보다 61% 늘어 국산 과일 증가율(58%)을 상회했지만, 최근에는 국산 과일 판매가 다시 우세로 돌아섰다. 연말까지도 수입 과일 가격은 안정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당분간 고환율 기조가 이어진다면 앞으로도 수입량이 늘어날 가능성은 작다”며 “환율이 떨어진다고 해도 소비 침체, 유류비 등 복합적인 문제가 수두룩하게 남아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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