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들아 미술관 가자, 맘껏 만들고 ‘갬성’ 키우고

김태언 기자

입력 2022-08-05 03:00:00 수정 2022-08-05 03: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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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눈높이 맞춰… 방학 가볼 만한 전시
북서울미술관 서도호 작가의 ‘아트랜드’… 점토로 만든 생태계에 상상력 쌓아가기
상상톡톡미술관 ‘샌드 캐슬, 꿈의 건축’… 나만의 설계로 건물 짓고 도시 이루고
가나아트센터 시오타 지하루 ‘인 메모리’… 실로 엮은 설치작품, 부모도 감동 속으로


전시 ‘서도호와 아이들: 아트랜드’ 워크숍에 참여한 어린이들. 모형 점토로 상상의 생물들을 만들고 있다. 서울시립북서울미술관 제공

무더운 여름, 아이와 자연 속으로 떠나고 싶지만 그러기 어렵다면 ‘에어컨 빵빵한’ 전시장도 괜찮은 선택이다. 방학을 맞아 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근사한 전시들이 적지 않다. 독특한 세계관을 선보인 ‘서도호와 아이들: 아트랜드’와 아이들이 직접 작품을 만드는 ‘샌드 캐슬, 꿈의 건축’, 부모들도 좋아할 만한 ‘인 메모리(In Memory)’를 소개한다.

○ 세계적 작가가 자녀와 만든 이색적인 세계

2001년 베니스 비엔날레 참가 후 차곡차곡 국제적 명성을 쌓은 설치미술가가 어린이 전시를 한다? 살짝 갸우뚱하지만, 서 작가의 이번 전시는 두 자녀와 함께 2016년부터 만들어 온 것이라 한다. 영국 자택에서 어린이용 점토 슬라임으로 하나의 생태계를 만들었고, 이를 ‘아트랜드’라 이름 지었다.

아이들에게 친숙한 슬라임은 단순히 놀이기구가 아니다. 아트랜드에서 슬라임은 하나의 생명체다. 그들의 1년은 인간의 221년과 맞먹으며, 아침마다 ‘퐁용’이란 과일을 먹는다. 피해서 도망가야 할 때도 있다. 어른 입장에선 이런 설정이 선뜻 와닿진 않지만, 아이들은 금방 세계관에 익숙해져 몰입한다. 서 작가 가족이 만든 아트랜드 위에 자신들이 만든 점토들을 이어 붙인다.

지난달 26일부터 서울 노원구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에서 선보인 전시는 반응이 뜨겁다. 3일부터 진행한 어린이 워크숍은 45명만 참가가 가능한데, 1000명이 넘는 지원자가 몰렸다고 한다. 워크숍이 아니더라도, 어린이들은 언제든 자신이 만든 슬라임 생물을 만들어 함께 전시할 수 있다. 내년 3월 12일까지. 무료.

○ 아이들이 짓는 모래도시&부모가 더 좋아하는 설치작품

모래를 사용해 건물을 만드는 ‘샌드 캐슬, 꿈의 건축’. 프랑스 퐁피두센터의 예술 프로그램을 국내에 들여왔다. ⓒHerv´e V´eron‘ese Centre Pompidou
어린이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는 전시라면 ‘샌드 캐슬, 꿈의 건축’도 빼놓을 수 없다. 서울 강북구 북서울꿈의숲 상상톡톡미술관에서 열리는 이 전시는 아이들이 만들고 싶은 건물을 직접 설계도로 그리게 한다. 그리고 모래와 양동이, 삽을 들고 직접 모래 건물을 짓는다.

이 전시는 프랑스 파리에 있는 퐁피두센터가 약 30년 동안 진행해온 어린이 예술교육 프로그램을 국내에 들여온 것이다. 현지에서도 어린이들을 위한 최고의 참여 전시로 극찬을 받았다. 다음 달 12일까지 열리는데 주말은 이미 거의 매진됐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8000∼1만2000원.

시오타 지하루의 설치작품 ‘인 메모리’(2022년)는 하얀 사물을 통해 삶과 죽음을 얘기하는 한강 작가의 소설 ‘흰’에 감명받아 하얀 실을 사용했다. 가나아트센터 제공
서울 종로구 가나아트센터에서 열리는 일본 작가 시오타 지하루의 개인전 ‘인 메모리’는 아이보다 부모들이 더 좋아할 수도 있다. 어디든 카메라만 갖다대면 근사한 인생사진을 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이들을 앞에 세워놓고 연신 셔터를 눌러대는 관람객이 무척 많다. 특히 전시회 제목으로 쓴 설치작품 ‘인 메모리’는 크기가 7m에 이르는 흰 배가 드레스 3벌과 떠 있어 인상적이다. 작가는 이 작품을 설치하며 ‘기억의 바다에서 헤매는 인간’을 떠올렸다는데, 그리 복잡한 고민을 안 해도 즐기는 데 불편은 없다.

‘실을 엮는 작가’로 불리는 시오타의 작품 55점은 묘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얼기설기 짠 실 사이로 오래된 책이나 놀이용 카드도 보인다. 인형놀이 소품을 붉은 실로 엮은 ‘State of Being’은 아이들도 좋아하지만 부모들이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만든다. 21일까지. 3000원.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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