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로 메뉴 짜고, 로봇 서빙… 요즘 동네가게

전남혁 기자

입력 2022-05-26 03:00 수정 2022-05-2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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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 대상 IT서비스 호응

첨단 기업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로봇 등 정보기술(IT)이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확산중이다. 사진은 자율주행과 AI 기술을 통해 서빙 등의 세버스를 제공하는 KT의 ‘AI서비스로봇’. KT 제공

“빅데이터 서비스를 통해 가게 주변에 나이 많은 분들이 많이 오가신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그래서 ‘쌀빵 샌드위치’ 등 건강 메뉴를 부각해서 홍보할 수 있었죠. 배달 패키지 구성에도 노력 중인데 그것도 빅데이터가 ‘배달 1급지’라는 정보를 알려줬기 때문입니다.”

경기 고양시에서 브런치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윤지현 씨(49)는 올해 봄부터 빅데이터 상권분석 서비스를 활용했다. 전문적인 분석에 힘입어 메뉴와 판매 전략을 바꾼 결과 연초 대비 현재 매출이 17% 상승했다고 한다.

“로봇으로 인건비와 인력난, 두 가지 문제가 해결됐죠. 로봇은 24시간 쉬지 않고 일할 수 있으니까요. 지난해 10월 1호점에 처음 도입한 이후 만족감이 너무 커서 두 달 전 개업한 2호점에도 바로 도입했습니다.” 경기 고양시와 파주시에서 메밀국수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김성수 씨(63)는 서비스 로봇의 가장 큰 장점으로 인건비 절감을 꼽았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로봇 등 정보기술(IT)이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어렵고 복잡하게 여겨지던 IT가 동네 가게에서도 대중화되기 시작한 것이다. 소상공인 대상 IT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개발해 출시하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은 KT다. 영업 중 사람이 대응하지 못하는 전화를 AI가 대신 받아주는 서비스인 ‘AI 통화비서’는 지난해 10월 출시 이후 약 7개월 만에 3만 명에 달하는 소상공인이 이용 중이다.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상권정보를 제공하는 ‘잘나가게’ 서비스는 통신 기지국 데이터, 카드사 소비 데이터 등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한 일종의 ‘장사 코치’다. 가게 주변 유동인구의 성별, 연령별, 시간대별 인구 정보, 경쟁가게의 위치와 영업기간 등 다양한 상권분석 정보를 제공한다. 2020년 말 서비스 개시 이후 현재까지 10만 곳의 업장에서 이 서비스를 활용하고 있다.




LG유플러스도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늘어나는 소규모 자영업 시장 활성화를 지원하기 위한 특화 상품을 2일부터 선보였다. 빅데이터 기반의 상권분석 서비스에서는 특정 상권에 대한 요약정보, 신규 사업장 리스트, 동일 업종 월평균 매출 등의 정보를 제공한다.

자율주행 등을 이용해 각종 매장 내에서 서빙 업무를 도와주는 ‘서빙로봇’도 확산 중이다. 2019년 11월 국내 최초로 일반 식당에 서빙로봇 ‘딜리플레이트’를 보급한 우아한형제들에 따르면 상용화 이후 최근까지 전국 500개 이상의 매장에서 630여 대의 딜리플레이트가 운영되고 있다. KT도 지난해 7월부터 음식점, 호텔 등에 ‘AI 서비스로봇’을 운용하기 시작했다.

AI와 플랫폼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미래의 수요를 예측하며 매출 확대를 돕는 스타트업도 성장 중이다. 스타트업 ‘테이블매니저’는 예약 전반의 과정과 고객관리 등을 제공하는 예약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자체 개발한 ‘수요예측 AI’를 토대로 미래에 빌 것으로 예상되는 자리를 계산해 해당 자리를 이용할 수 있는 ‘예약상품권’도 판매 중이다.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비대면 서비스 수요가 높아졌지만 인력난은 계속되며 IT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진 것으로 해석된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외식업은 사람에 의해 진행되는 부분이 많다”며 “현장에서 (기술을) 좀 더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와 기능을 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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