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용유 사재기 확산될라… 정부 “가격 인상 없을 것” 수습

뉴시스

입력 2022-05-18 14:04 수정 2022-05-18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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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사태와 인도네시아의 팜유 수출 제한에도 국내 식용유 수급에는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공급사들은 재고를 안정적으로 보유하고 있으며 가격 인상 계획도 없음을 시사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8일 한국식품산업협회 회의실에서 권재한 식품산업정책실장 주재로 식용유 수급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CJ제일제당, 롯데푸드, 사조대림, 농심, 오뚜기 등 주요 식용유 공급사 5개 업체와 식품산업협회가 참석했으며 업체별 유종별 식용유 국내 공급 상황을 점검하고 식용유 시장 안정화 방안을 논의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국내 식용유 연간 소요량은 대두유 60여 만t, 팜유 20여 만t 등 약 114만t 수준이다. 이 중 대두유 20만t, 옥수수유 4만t 등 24만t은 국내에서 생산하고 나머지 90만t은 주로 수입 후 정제 과정을 거쳐 공급하고 있다.

국내 공급사들은 운송 중인 물량을 포함해 2~4개월가량의 재고를 안정적으로 보유하고 있다.

회의에 참석한 업계 관계자들은 업소용·가정용으로 사용량이 가장 많은 대두유의 경우 미국·아르헨티나 등 주요 수출국으로부터 차질 없이 연간 약 40만t이 도입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생산(연간 약 20만t)을 위한 원재료인 대두 도입도 원활히 추진되고 있어 수급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팜유는 최근 인도네시아 수출제한에도 불구하고 국내 식품업계는 말레이시아산을 사용하기 때문에 수급에 차질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기존 재고 이외에도 5~6월 평균 수준 사용량인 3만3000t(연간 약 20만t 수입) 도입 중이고 하반기 이후 물량도 계약된 대로 정상 도입 예정이라고 했다.

가정용 치킨 가맹점(프랜차이즈) 등에 주요 사용되는 카놀라유, 올리브유 등도 차질 없이 수입되고 있으며 해바라기씨유의 경우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에는 스페인, 아르헨티나 등 대체 공급선을 확보 중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주요 수요처별 동향도 점검했다. 그 결과 라면, 제과, 제빵 등 식품공장용 물량이나 가정용 소포장 물량(1ℓ 이하)은 예년에 비해 수요 업체 발주량에 큰 차이가 없으나 유통대리점을 통해 공급되는 업소용 캔 식용유(18ℓ), 가정용 대용량(1.8ℓ) 주문량이 최근 2~3배 늘어난 상황이다.

이는 우크라이나 사태와 인도네시아 팜유 수출제한 등의 영향으로 식용유 가격 상승을 우려한 가수요가 일부 유통망에서 발생했다는 것이 공급사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최근 이마트 트레이더스, 코스트코 등 창고형 매장에서는 식용유 구매를 제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전한영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관은 “공급량이 충분한데 ‘가격이 오를 것 같다’는 불안심리 때문에 사재기가 일어나고 있다”며 “이런 가수요만 잠잠해지면 일부 물량을 제한한 업체들도 구매 제한을 해제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아울러 공급사 관계자들은 국내 식용유 공급에 문제가 없는 만큼 일부 가수요만 진정된다면 우려하는 소비자들의 식용유 구입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은 작다고 진단했다. 또 현재 시점에서 식용유 공급가격 인상 계획은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식용유 가격은 코로나19 이후 공급망 문제 발생으로 2020년 하반기부터 가격 상승 움직임이 있었다. 국내 업체들도 지난해 초 가격을 인상했으며 올해 2~3월 몇몇 업체는 가격을 올린 바 있다. 즉, 이미 올해 초까지 가격 인상을 단행한 만큼 추가 가격 인상은 당분간 없을 거라는 의미로 분석된다.

권 실장은 “식용유 공급 문제는 치킨집, 중국음식점, 전집 등 중소외식업체, 소상공인 생계 안정과 직결되는 만큼 정부와 기업이 적극 협력해 식용유 수급 상황을 면밀히 점검할 것”이라며 “가격 불안 심리로 인해 필요 이상 미리 구매하는 상황을 완화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농식품부는 민·관 수급 점검을 주 1회 이상 정례화해 정확한 수급 정보 제공 등 공급망 관리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다. 또 식용유 국제가격 상승에 따른 업계 부담을 완화할 수 있도록 식용유 수입 관련 품목의 할당관세 등 지원 방안을 적극 발굴·추진할 계획이며 대형마트 등 유통업체와도 공급망 안정화 방안을 협의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중간 유통상 등의 유통 교란 행위가 나타날 가능성에 대비해 각 기업 차원에서 발주 상황 등을 적극적으로 점검하고 기업과 협력관계를 강화해나갈 계획이다.

전 정책관은 “대두유, 해바라기씨유 등은 현재 관세가 5%인데 이에 대한 할당관세를 요청했다”며 “새 정부 출범 후 기재부를 중심으로 물가 관련 종합대책을 만들고 있는데 여기에 포함시켜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세종=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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