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미국 출장길 오르나…최태원·정의선도 해외行

뉴스1

입력 2021-10-20 17:45 수정 2021-10-20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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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2021.10.14/뉴스1 © News1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재계 총수들이 이달 하순과 내달에 거쳐 잇따라 해외출장길에 오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주춤했던 기업 총수의 해외 출장이 ‘위드(with) 코로나’로의 전환 추세에 발맞춰 다시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특히 원자재 상승과 물류대란 등으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차질이 우려되는 가운데, 반도체·배터리 등 한국의 주력 수출 산업을 주도하는 삼성·현대차·SK·LG 등 4대 그룹 총수를 중심으로 출장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핵심 사업의 주도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총수들의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다음 주 다시 미국 출장길에 오를 계획이다. 사진은 지난 7월 미국 출장 중인 최 회장이 인스타그램에 게재한 현지 기업인들과 만찬 모습.(최태원 회장 인스타그램 캡처)© 뉴스1
20일 재계에 따르면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이달 25~26일께 배터리, 반도체 등 사업 점검을 위해 미국 출장을 떠난다.

오는 25일 김부겸 국무총리와 회동한 이후 곧바로 미국행 비행기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이번 출장은 지난 7월 미국 출장에 오른지 3개월 만이다. 최 회장은 앞선 5월에는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미국 출장을 다녀온 바 있다.

최 회장은 이번 미국 출장에서 SK온과 미국 완성차 업체 포드(Ford)의 전기차 배터리 합작 사업을 점검할 예정이다. SK온과 포드는 총 114억달러(약 13조4300억원)를 투자, 테네시(Tennessee)주와 켄터키(Kentucky)주에 양사 합작사인 블루오벌SK(BlueOvalSK)의 생산 공장을 건립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아울러 최 회장은 SK하이닉스가 실리콘밸리에 건립을 추진 중인 연구개발센터 진행 현황을 살펴볼 예정이다.

SK는 지난 5월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을 계기로, 약 10억달러(약 1조1780억원)을 투자해 AI, 낸드솔루션 등 신성장분야 혁신을 위한 반도체 연구소를 건립한다고 발표했다. 바이든 정부의 반도체 기밀 자료 제출 요구에 대해 최 회장이 직접 대응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최 회장은 앞선 20~22일에는 경기도 이천 SKMS연구소에서 CEO(최고경영자) 세미나를 주재하는 등 숨 가쁜 일정을 소화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 뉴스1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오는 25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리는 JI엑스포 전기차(EV) 로드맵 발표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전기차 로드맵 발표 행사에는 조코위 대통령이 배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조코위 대통령과 회동하고 현대차 현지 생산공장과 배터리셀 합작공장에 대한 지원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지난달 LG에너지솔루션과 현지 카라왕 지역의 신 산업 단지(KNIC: Karawang New Industry City) 내 합작공장 부지에서 배터리셀 공장 기공식을 연 바 있다. 아세안 및 글로벌 전기차 시장 공략의 핵심 거점이 될 배터리셀 합작공장으로, 2024년 상반기 중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이 이달 하순부터 잇따라 미국 출장길에 오를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지난 2018년 9월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2018 평양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평양을 방문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최태원 SK회장이 공군 1호기에 탑승해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 2018.9.18/뉴스1 © News1 평양사진공동취재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다음달께 미국 출장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측은 일정에 대해 ‘미정’이라는 입장이지만, 미국에 제2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공장 건설을 위한 부지 확정을 앞두고 출장이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파운드리 공장 추가 건설은 삼성전자가 지난 5월 한미정상회담을 계기로 170억달러(약 20조원)를 신규 투자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후보지 선정을 두고 한국은 물론 미국 현지에서도 많은 관심을 보인다.

현재 삼성전자는 새 공장 부지로 텍사스주 윌리엄슨 카운티에 있는 테일러(Taylor)시를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 8월 가석방 출소한 이후 가급적 빠른 시일 내 미국 출장길에 오를 것으로 전해졌지만, 취업제한 논란 등이 이어지자 부담을 느낀 듯 대외활동을 최대한 자제해왔다.

그러나 최근 영국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17일자(현지시간) 특집 기사를 통해 “이제는 성공을 보장하기 위해서 (이 부회장이) 거침없는(ruthless) 면모를 발휘해야 할 것”이라는 내용의 기사를 게재하는 등 이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설 것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 향후 이 부회장의 행보에 재계의 관심이 모아진다.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 기업에 내달 초까지 매출과 원자재 구매 현황 등 기밀자료를 요구한 것과 관련, 이 부회장이 미 정부 당국자들과 이 문제 해결에 나서지 않겠냐는 관측도 있다.

이 부회장이 세계 4위 완성차 업체 스텔란티스, 미국 신생 전기차 업체인 리비안 등과 미국 현지에 생산기지 건설을 추진하는 삼성SDI의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살펴볼지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지난 8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게재한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소재 ‘글로브 라이프 필드’ 방문 사진. 정 부회장은 인스타그램에 “돔구장 견학 중”이라고 적었다. 21.10.08/뉴스1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인스타그램)© 뉴스1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지난 9일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소재 ‘글로브 라이프 필드’를 찾은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게시하며 해외 출장 소식을 알렸다. 글로브 라이프 필드는 지난해 개장한 텍사스 레인저스의 홈구장이다.

정 부회장이 이마트 소속 프로야구단인 ‘SSG랜더스’를 창단하면서 돔구장 건설 의지를 밝힌 만큼, 최신식 개폐식 돔구장 시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야구장 사진 외에도 정 부회장은 인스타스토리에 ‘입출버거’라는 코멘트와 함께 미국 서부 유명 햄버거 프랜차이즈 ‘인앤아웃 버거’ 사진과 ‘소파이스타디움’ 방문 사진도 게시했다.

소파이스타디움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잉글우드에 자리한 미국 프로미식축구(NFL) 로스앤젤레스램스와 로스앤젤레스 차저스의 홈구장이다. 오는 11월 방탄소년단(BTS)이 2년 만에 오프라인 콘서트를 재개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정 부회장은 10여일간의 미국 출장을 마친 뒤 이번 주 초 귀국했다.

재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주춤했던 재계 총수들의 해외 출장 행보가 다시 빨라지고 있다”며 “최근 원자재 상승과 물류 대란, 중국 전력난, 동남아 델타변이 확산 등으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차질이 우려되는 가운데, 총수들이 사업 점검이 시급하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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