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ATM 하루 평균 7.7대씩 사라져…비대면 거래 확산에 ‘가속도’

뉴스1

입력 2021-09-15 08:43 수정 2021-09-15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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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의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모습. © News1

카드·모바일 결제 확산에 따른 현금 사용 감소와 금융의 디지털 전환에 의한 은행 영업점 축소로 현금자동인출기(ATM)가 빠른 속도로 줄고 있다. 전국 은행에서 지난 1년간 하루 평균 7.7대의 ATM이 사라졌다. 7년 전과 비교해 30% 넘게 감소했다.

15일 은행연합회 은행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6월말 기준 국내 은행의 전국 ATM 설치 대수는 3만2927대로 집계됐다. 1년 전인 지난해 6월과 비교해 2808개(8.3%)가 줄었다.

은행의 ATM 설치 대수는 2013년 12월 4만7692대로 최고치를 찍은 뒤 약 7년간 31%(1만4765대)가 없어졌다. 감소 폭도 갈수록 커지는 추세에 있다.

모바일 뱅킹 등 은행의 비대면 거래 확산으로 영업점 통폐합이 가속화되면서 영업점 내 ATM도 같이 정리되고 있다. 금융감독원 조사에서 6월말 기준 국내은행의 점포 수는 6326개로 지난 2015년말 7281개 대비 955곳 감소했다.

카드·모바일 결제 발달로 현금 거래가 급격히 줄면서 ATM 수요도 예전만 못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전체 지급수단에서 현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건수 기준 2017년 36.1%에서 2년만인 2019년 26.4%까지 줄었다. 금액 기준으로 보면 같은 기간 20.3%에서 17.4%로 감소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감염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현금 사용 기피 현상은 더욱 커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은행 입장에서도 ATM은 고비용 구조여서 정리 최우선 순위에 들어있다. ATM 운영으로 얻을 수 있는 수수료는 미미한데, 기기를 설치, 유지, 관리하는 데 드는 돈이 적지 않다. 은행권에 따르면 ATM 1대당 연간 300만원 이상의 적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시중은행들은 대안으로 1년 전부터 ‘공동 ATM’ 도입을 시도했으나 운영상의 한계로 아직 시범사업에만 머물고 있다. 이용률이 저조하고 타행 거래 부분에서도 일부 장벽이 있기 때문이다.

은행권에선 또 다른 대안으로 ATM에서 한 단계 더 진화한 STM(스마트텔러머신) 등 스마트기기를 도입하는 실험도 진행 중이다. ATM에서는 입출금 등 단순한 은행 업무만 할 수 있지만 STM으로는 카드·계좌 발급 등 다양한 창구 업무를 볼 수 있다. 다만 STM 설치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은행별 설치 대수는 매우 제한적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현재 ATM은 대부분 수익보다 비용이 더 많이 들어 은행 입장에서도 손해를 감수하며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ATM이 사라지면 소외된 지역 금융 취약계층의 금융 접근성은 더 낮아질 수 있어 이 부분은 우려가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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