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게 몸집 불리는 ‘액티브 ETF’… 운용사들 “시장 선점” 잰걸음

이상환 기자

입력 2021-06-18 03:00 수정 2021-06-1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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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개 상품 순자산 한달새 3300억, 수익률 4.1%… 코스피보다 높아
70%는 특정지수 따르면서도 30%는 펀드매니저가 종목 선정
강방천 회장이 공개 비판했던 에셋플러스서도 “연내 상품 출시”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60조 원 규모로 급성장한 가운데 단순히 주가지수를 따라가는 데 그치지 않고 펀드매니저가 일부 종목을 골라 담는 ‘액티브 ETF’가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달 주요 자산운용사들이 액티브 ETF 8개를 내놓고 시장 선점을 위한 본격적인 경쟁에 나섰다. 전문가들은 “비슷한 유형의 액티브 ETF라도 어떤 종목을 담는지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질 수 있는 만큼 기초자산과 편입 종목을 잘 따져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한다.

○ ‘액티브’로 진화한 ETF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타임폴리오자산운용 등 4개 운용사가 2개씩 선보인 총 8개의 액티브 ETF가 지난달 25일 증시에 상장됐다. 이로써 지난해 하반기(7∼12월)에 상장된 3개 종목에 이어 주식형 액티브 ETF는 11개로 늘었다.

ETF는 기본적으로 특정 지수를 그대로 추종하는 ‘패시브’ 상품이다. 액티브 ETF는 70%는 지수를 따르면서도 30%는 주식형 펀드처럼 펀드매니저가 재량껏 종목을 골라 담아 운용하는 방식이다. ETF와 주식형 펀드의 특징을 합친 ‘하이브리드’형으로 기존 ETF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셈이다.

실제로 지난달 25일 대비 16일 현재 11개 액티브 ETF의 수익률은 평균 4.10%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3.39%)을 앞선다. 11개 액티브 ETF의 순자산은 한 달도 안 돼 3300억 원으로 늘며 빠르게 몸집을 불리고 있다. 정성인 한국투자신탁운용 ETF전략팀장은 “개인뿐 아니라 기관들도 액티브 ETF에 관심이 많다”며 “기관이 본격 투자에 나서면 액티브 ETF 시장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 “초기 시장 선점하자” 운용사 경쟁 치열
미국 등에선 이미 액티브 ETF가 보편화돼 있다. 올 들어 5월까지 미국 증시에 상장된 ETF 104개 가운데 79개가 액티브 ETF일 정도다. 캐시 우드가 이끄는 미국 아크인베스트먼트의 액티브 ETF가 인기를 끌면서 이를 ‘직구’하는 국내 투자자가 늘자 국내 운용사도 뛰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서범진 삼성액티브자산운용 본부장은 “미국 시장을 지켜보며 액티브 ETF에서 가능성을 발견했다. 다양한 운용사들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했다.

그동안 ETF에 관심을 두지 않던 운용사들도 상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에셋플러스운용 관계자는 “최근 액티브 ETF 전담팀을 신설해 연내 출시를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이 평소 ETF를 공개적으로 비판해 왔던 터라 업계에서는 의외의 행보라는 평가도 나온다. 기존 패시브 ETF는 삼성과 미래에셋운용이 양강 구도를 굳힌 데 비해 액티브 ETF는 신생 시장인 만큼 초기에 선점하려는 운용사들의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액티브 ETF는 펀드매니저의 운용 역량에 따라 성과가 차이 나는 만큼 투자자들의 옥석 가리기도 중요해졌다. 예컨대 똑같은 유형의 미래차 관련 액티브 ETF라도 ‘KODEX K-미래차액티브’(6.00%)와 ‘TIGER 퓨처모빌리티액티브’(5.08%)는 담는 종목이 달라 수익률은 현재 1% 가까이 차이 난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액티브 ETF는 지수 평균보다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지만 반대로 주가가 떨어질 땐 손실이 더 커질 수 있다”며 “투자자들은 어떤 종목을 담는지, 어떻게 포트폴리오를 바꾸는지 잘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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