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김치 못 쓰는데…“국내산 고춧가루, 정말 미친듯 비싸”

뉴시스

입력 2021-06-10 11:33:00 수정 2021-06-10 11:3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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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따지면 한우급…반찬에서 김치 빼야할 판


국내산 고춧가루 등 식자재 가격이 급등해 자영업자와 소비자 부담이 커지고 있다. 식당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코로나19 확산 후 손님이 뚝 끊긴데다가 중국산 김치 파동으로 속앓이를 했다. 소비자 불안이 확산되자 부담을 감수하고 국산 재료로 바꿨지만, 가격이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아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10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전날 국산 고춧가루 1㎏ 소매 가격은 3만7548원을 기록했다. 1년 전 2만6080원 보다 44.0% 올랐다. 중국산 고춧가루(1만1940원) 가격보다 약 3배 높다.

건고추 가격이 지난해 10월부터 안정세를 찾지 못한 영향이 크다. 건고추(600g) 소매 가격은 2만313원으로 1년 전(1만2714원)에 비해 두 배 가까이(59.8%) 뛰었다. 국산 깐마늘·대파 1㎏은 각각 1만1414원, 3131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56.0%, 17.0% 올랐다. 지난해 긴 장마와 냉해 피해 등으로 직황 부진을 겪으며 공급량이 감소했다.


자영업자들은 단가를 낮추고 선명한 색을 내기 중국산과 국산 고춧가루를 섞어 쓰고 있다. 채솟값과 고춧가루 등의 가격까지 오르면서 원가 부담이 더욱 높아진 상황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국산 김치 기준이 애매하다’며 원산지 표기를 묻는 질문도 쏟아지고 있다. ‘국산 배추와 중국산 고춧가루로 김치를 담글 때 원산지 표시를 어떻게 해야 하느냐’ 등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음식점에서 제공하는 김치는 배추, 고춧가루 각각 원산지 표기를 해야 한다. 원산지를 미표시한 음식점에는 과태료가 부과된다. 국산 고춧가루 70%, 중국산 30%를 사용한 경우에는 비중이 높은 순으로 ‘고춧가루: 국산, 중국산’이라고 표기하면 된다.

자영업자 A씨는 “국산 고춧가루를 쓰고 싶어도 단가를 맞추기가 힘들다”며 “매일 배추 손질하고 절여서 겉절이를 만든다. 김치 양념에도 공을 들이는데 배달 앱 리뷰에 ‘중국산 고춧가루라서 못 먹겠다’는 글이 달리니 기운이 빠진다. 김치는 무상 제공인데 중국산보다 3배 비싼 국산 고춧가루 가격을 어떻게 감당하느냐. 차라리 중국산 김치 쓰고 욕 먹는게 나을 것 같다. 너무 힘들어서 이럴 때는 왜 장사하나 싶다”고 토로했다.

B씨는 “중국산 김치 말이 많아서 국산 고춧가루를 쓰는데 정말 미친듯이 비싸다. ㎏당 따지면 한우급”이라며 “어쩔 수 없이 고춧가루만이라도 중국산을 써야 하나 고민”이라고 털어놨다. C씨는 “김치 중국산이라고 하니 손님이 편의점 가서 사오길래 그릇을 내준 적도 있다”며 “반찬에서 김치를 빼야 하나 싶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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