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그룹 유일 공채 ‘삼성고시’… 수만명 온라인 응시

곽도영 기자

입력 2021-05-10 03:00 수정 2021-05-10 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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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9일 14개 계열사 4개조로 시험… 지원자 집에서 PC로 접속해 응시
스마트폰 화면 통해 부정행위 감독… 대졸자 “삼성까지 공채 없애면 지옥”


이달 1일 경기 용인시 삼성전자 인재개발원에서 감독관들이 응시자들을 대상으로 예비소집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 제공

이른바 ‘삼성 고시’라 불리는 삼성그룹 직무적성검사(GSAT)가 8, 9일 이틀에 걸쳐 치러졌다. 재계 5대 그룹 중 삼성만 대규모 공개채용을 유지 중인 가운데 취업준비생들은 ‘만약 삼성마저 공채를 없애면 올해가 마지막 시험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더욱 긴장하는 분위기였다.

GSAT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온라인 시험으로 치러졌다. 서류를 통과한 지원자들에게 시험 기회가 주어졌다. 과거 학교 등을 빌려 치른 오프라인 시험 때는 전국에서 약 10만 명이 동시에 시험을 봤다. 올해도 전국 수만 명에 이르는 응시자들이 각자의 집에서 시험을 봤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SDI, 삼성SDS, 삼성생명 등 14개 계열사 지원자들이 이틀에 걸쳐 4개조로 나눠 시험을 치렀다. 응시생들은 미리 송부받은 거치대에 스마트폰을 설치한 뒤 컴퓨터에서 문제를 풀어 나갔다. 감독관들은 응시자의 얼굴과 방, 손 등을 비추는 스마트폰 화면을 통해 온라인으로 부정행위 여부를 감독했다.

5대 그룹 중 삼성을 제외한 현대자동차, SK, LG, 롯데가 공채 폐지 방침을 확정 발표하면서 수험생들이 느끼는 부담감은 더욱 컸다. 내년부터 전원 수시 채용에 들어가는 SK가 올해 하반기 마지막 공채 시험 개최 여부를 검토 중인 것을 제외하면 마지막 남아있는 5대 그룹 공채 시험인 셈이다. 서울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선 “취업시장이 점점 헬이다” “삼성까지 (공채를) 없애면 진짜 지옥이 펼쳐질 듯” 등 불안감을 호소하는 반응이 이어졌다.

온라인 시험이 이어지는 데 대한 수험생들의 후기도 잇따랐다. 응시자들은 “온라인 시험에 적응하려고 문제집을 사진으로 찍어 PC에 옮긴 뒤 연습했다” “노트북보다는 큰 화면, 데스크톱 PC 등이 유리하다”는 노하우를 주고받았다. 시험 난이도에 대해서는 응시 조에 따라 “수리 난도가 높았다”, “추리가 어려웠다” 등 반응이 엇갈렸다.

삼성그룹은 당분간 공채를 유지한다는 방침에 변화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 GSAT를 통과한 지원자들은 면접과 건강검진을 마친 후 6, 7월 중 최종 합격 여부를 가리게 된다. 삼성 측은 “삼성은 대규모 채용을 통해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노력을 지속 중”이라며 “청년층에게 열린 채용 기회를 보장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안정적으로 제공함으로써 선도 기업으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이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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