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창업의 요람… “비결은 맞춤 지원”

박창규 기자

입력 2021-05-04 03:00 수정 2021-05-04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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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여의도에 개관한 서울핀테크랩, 국내외 스타트업 96곳 입주
96개社 작년 총매출 700억… 투자유치도 총 617억 달성
코로나 불경기에도 성장 지속, 이달 신규입주자 모집… 21일 설명회


최근 개업하는 사모펀드 운용사나 자산운용사는 대개 소수 인력으로 운영된다. 새로 창업을 할 때면 내부 규정을 만드는 작업부터 홈페이지 개설, 전산 설비, 사무실 인테리어까지 신경을 써야 할 일이 한둘이 아니다. 이런 일을 도맡아 관리해주는 업체인 지제이텍은 2015년 문을 열었다. 2019년 10월 서울핀테크랩에 입주할 때만 해도 9명이던 임직원 수는 1년여 만에 45명으로 늘었다. 이 중 절반 이상이 20, 30대 청년이다. 서울핀테크랩의 다양한 맞춤형 지원 프로그램 덕분에 2019년 43억 원이던 매출도 지난해 57억 원으로 증가했다.

서울핀테크랩에 입주한 기업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에도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서울핀테크랩은 핀테크 스타트업 전문 육성 공간으로 2019년 7월 개관했다. 연면적 1만1673m² 규모로 공유 사무실인 위워크 여의도역점 6개 층에 들어섰다. 이곳에는 현재 국내외 핀테크 스타트업 94곳(국내 68곳, 해외 26곳)이 입주해 있다.

3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핀테크랩 입주사 96곳은 지난해 총 700억 원의 매출과 총 617억 원의 투자 유치를 달성했다. 입주사의 전체 고용인원은 지난해 말 기준 1020명에 이른다. 이선경 시 금융산업팀장은 “핀테크는 코로나19가 불러온 불경기에도 성장하고 있는 대표적인 미래 유망산업”이라며 “서울핀테크랩 입주 기업들이 매출은 물론이고 신규 채용이나 투자 유치 등에서도 큰 성과를 내면서 새로운 기업들의 문의도 잇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시는 ‘거대한 핀테크 창업 생태계’를 표방하며 설립 초창기부터 이곳의 생태계 활성화에 공을 들였다. 다양한 금융 관련 기관 및 기업과의 협약 체결은 그 일환이다. 지난해에는 신용보증기금, 하나은행, 한국핀테크산업협회, 성균관대, KB금융그룹,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 홍익대 등과 유망 핀테크 스타트업의 성장을 지원하고 관련 산업 발전을 위해 힘을 모으기로 했다.

맞춤형 지원은 이곳의 장점으로 꼽힌다. 성장 단계에 맞춰 적합한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한편 협약을 맺은 기관·기업의 협력 프로그램을 상시 제공하기 때문이다. 한국성장금융의 경우 지난해 열었던 비공개 투자유치(IR) 및 데모데이(투자유치 설명회)를 통해 입주기업 30곳의 투자를 검토한 뒤 벤처캐피털(VC) 등과 함께 132억여 원을 공동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입주기업들의 성과도 두드러지고 있다. 온라인을 통한 중금리 대출 서비스 전문 업체인 8퍼센트는 2019년 10월 입주한 뒤 꾸준한 성장세를 보인 결과 지난해 104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시는 이달 중 신규 입주사를 모집한다. 핀테크 분야에서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아이템을 지닌 창업 7년 이내 기업이나 핀테크 분야에 도전하는 창업 3년 이내 스타트업이면 지원할 수 있다. 신청 업체들의 편의를 위해 21일 오후 3시에는 온라인 사업설명회도 연다. 입주가 결정된 업체에는 최장 2년간 독립된 사무공간을 제공하며 교육, 멘토링, IR, 네트워킹 등 다양한 육성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김의승 시 경제정책실장은 “국내 최대 규모의 핀테크 창업 생태계인 서울핀테크랩을 세계가 주목하는 핀테크 스타트업 허브로 조성해 서울의 금융 경쟁력을 높이고 여의도를 금융혁신 중심지로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박창규 기자 k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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