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26년만에 모바일 철수… “생활가전-車부품 집중”

홍석호 기자

입력 2021-04-06 03:00:00 수정 2021-04-06 09:5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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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조 누적 적자에 결국 사업 접기로
7월까지만 생산 판매… AS는 계속
작년 선보인 ‘LG 윙’ 마지막 작품
3400여명 MC인력 재배치 착수




LG전자가 26년 만에 모바일 사업을 완전히 접는다. 그 대신 생활가전과 자동차부품(전장) 등을 중심으로 한 ‘선택과 집중’으로 중장기적인 체질 개선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LG전자는 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이사회를 열고 7월 31일부터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사업부문의 생산 및 판매를 종료한다고 밝혔다. 1995년 모바일 사업을 시작한 뒤 26년 만이다.

사업 철수 이유는 2015년 2분기(4∼6월)부터 지난해 4분기(10∼12월)까지 2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는 등 누적 적자 5조 원에 육박하는 부진 때문이다. LG전자 관계자는 “모든 가능성을 검토한 결과 사업 종료가 중장기 관점에서 분명히 전략적 이득이라는 판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2007, 2008년경 ‘초콜릿폰’ 등을 앞세워 글로벌 모바일 시장 점유율 3위를 차지하기도 했던 LG전자 MC사업부문은 지난해 9월 선보인 ‘LG 윙’을 마지막으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LG전자는 통신사 등과 계약을 맺은 5월 말까지는 스마트폰을 생산하며 철수 작업에 들어간다. 우선 3400여 명에 달하는 MC사업부문 인원 재배치를 위해, 직원들과 다른 사업부문 및 계열사 등을 대상으로 수요 조사를 시작한다. 연구개발(R&D) 중심인 MC사업부문 인력들을 생활가전(H&A) 사업본부나 LG이노텍, LG에너지솔루션 등 인력이 필요한 사업으로 옮겨 6세대(6G) 통신, 카메라, 소프트웨어 개발 등을 이어갈 계획이다.

LG전자 관계자는 “LG전자 스마트폰을 사용 중인 고객들이 불편함을 겪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생활가전 제품 등을 수리해주는 전국 120여 개 서비스센터에서 사후관리(AS)를 제공한다. 또 협력사들이 입을 손실도 최소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협의에 나설 예정이다. 베트남, 중국, 브라질의 해외공장을 포함한 고정자산도 수요에 따라 생활가전을 생산하는 등 적절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도록 검토하고 있다.

LG전자는 스마트폰에 투입하던 자원을 생활가전, TV, 전장 사업으로 돌려 잘하는 것에 투자할 계획이다. 현재 주력사업인 생활가전 사업은 인공지능(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플랫폼 ‘씽큐’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제품 제어, 서비스 상담 및 예약, 부품이나 소모품 구입 등 고도화된 서비스로 전환한다. TV도 소프트웨어 플랫폼 웹OS와 콘텐츠 등을 판매하는 등 사업을 확장한다. 특히 7월 캐나다 마그나 인터내셔널과 합작법인 ‘LG 마그나 e파워트레인’을 세워 전기자동차용 파워트레인(동력전달장치) 사업에 진출하는 등 적극적인 전장 사업 포트폴리오 구성에 나선다.

한편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LG전자의 빈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는 지난해 기준 한국 시장의 13%, 북미 시장의 10%를 차지했다. LG전자의 플래그십 라인이 사라지며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은 삼성전자와 애플의 양자 구도가 확고해졌고, 중저가 시장에서는 ‘갤럭시 A 시리즈’를 앞세운 삼성전자와 오포, 샤오미 등 중국 업체의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 관계자는 “북미에서는 LG와 비슷한 라인업을 갖춘 모토로라와 알카텔이, 한국에서는 삼성전자가 상대적으로 수혜를 볼 것”이라며 “사용층의 접점이 적은 애플의 수혜는 제한적이다”라고 말했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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