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결국 ‘30% 수수료’ 내년 1월부터 모든 앱에 물린다

뉴스1

입력 2020-09-29 09:03 수정 2020-09-29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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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부터)네이버, 카카오.© 뉴스1

구글이 내년부터 자사 앱마켓인 구글플레이에서 제공되는 디지털 콘텐츠 관련 앱에 ‘30% 수수료’를 부과한다. 구글의 수수료 정책 변경 관련 국내 업계 불만이 고조되고 있고, 정부가 실태조사까지 예고한 가운데 강행한 것이라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구글은 국내 앱 콘텐츠 개발사를 위한 1억달러(1170억원) 상당 지원책을 공개했다.

구글은 29일 공지를 통해 “구글플레이를 통해 배포되는 앱 중 ‘디지털 재화’에 대한 인앱(In App) 결제를 제공하는 앱은 구글플레이 결제시스템을 사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기존에는 게임 앱에 대해서만 엄격하게 적용하던 ‘구글 플레이 인앱(In App) 결제’ 방식을 앞으로는 웹툰, 음악, 동영상 등 디지털 콘텐츠에 대해서도 의무화하겠다는 것. 다만 넷플릭스 방식처럼 앱 안이 아니라 앱 바깥에서 결제가 가능한 ‘아웃앱(Out App) 결제’는 기존대로 허용한다.

구글은 “내년 1월20일 이후 새로 등록하는 앱은 이 정책을 따라야 하고, 기존 앱을 업데이트 해야 하는 개발사는 내년 9월30일까지 정책을 변경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넷플릭스처럼 결제는 외부에서 진행하고 앱에서는 콘텐츠 이용만 가능한 형태의 ‘컨섬션 온리(Consumption-only)’ 앱을 지원한다. 사용자가 앱을 실행한 후 로그인한 다음 다른 곳에서 결제한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식이다. 현재 넷플릭스는 유료결제가 앱이 아닌 넷플릭스 웹 페이지에서 이뤄진다.

구글은 ‘갑질 논란’을 의식한 듯 Δ개발사가 다른 앱 마켓에서 앱을 배포할 수 있고 Δ유저에게 다른 결제 방식에 대해 자유롭게 알려줄 수 있으며 Δ다른 플랫폼을 통한 프로모션에 대해 고객과 소통할 수 있다는 점 등을 강조했다.

그동안 국내 게임업계에선 구글이 구글플레이 수수료 정책에 반발해 자체 앱스토어를 출시한 게임사의 게임 검색 자체를 교묘하게 막는 등 ‘길들이기’ 한다는 얘기가 무성했다.


◇ 네이버·카카오 언급하며 “구글플레이로 글로벌 진출” 강조

구글은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이날 돌연 온라인 기자 간담회를 열었다. 간담회 개최 공지는 행사 시작 1시간 전인 오전 9시 공지됐다.

구글은 간담회에서 양대 IT 기업인 네이버·카카오를 직접 언급하며 한국 기업이 구글 플레이 시스템을 통해 글로벌 진출을 할 수 있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퍼니마 코치카 구글플레이 글로벌게임 및 앱 비즈니스 개발 총괄은 “유수의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에선 국내 시장의 요건을 맞추기 위해 국내 시장에선 별도의 결제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지만 해외 시장에선 구글 플레이 결제 시스템을 잘 활용하고 있다”며 “카카오의 픽코마는 일본 시장에서 지금 수년간 상당한 매출 성장을 이루고 있고 또 상위 10대 앱에도 올라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라인망가 역시 일본 시장에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며 “그 이유는 별도의 일본 규제 요건을 맞추기 위해 복잡한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 없이 저희의 구글 플레이 결제시스템을 통해 안전한 환경을 일본 유저들에게 제공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구글이 걷어간 수수료는 전반적 에코 시스템(상생 환경)에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치카 총괄은 “안드로이드를 구축·운영하고 개발자를 위한 툴을 제공한다”며 “또 개발자들이 글로벌하게 진출할 수 있도록 시스템에 투자한다. 190개국 20억 유저에게 다가갈 수 있는 디스트리뷰션 플랫폼에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 1억 달러 지원책 발표…앱 유저 대상 마케팅·할인 혜택 지원

특히 구글은 이날 브리핑에서 국내 앱 콘텐츠 개발사를 위한 1170억 규모의 지원책을 발표했다. 구글 앱 정책 방침에 불만이 고조된 업계 ‘달래기’용으로 풀이된다.

코치카 총괄은 “크리에이트(K-reate) 프로그램을 통해서 한국의 앱 콘텐츠 개발사에 1억달러에 달하는 투자를 하게 될 것”이라며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개발자들은 성공할 수 있도록 또 유저 쪽에선 탁월한 콘텐츠를 발견할 수 있도록 도움을 드리겠다”고 말했다.

자금의 상당 부분은 1년 동안 디지털 콘텐츠 앱 유저 대상으로 한 마케팅 프로그램이나 할인 혜택에 쓰인다. 또 웹툰이나 웹소설, 음악 관련 개발자 교육과 개발사의 글로벌 진출을 지원한다.

민경환 구글 한국 안드로이드 앱·게임 비즈니스 개발 총괄 상무는 ‘영세 콘텐츠 사업자가 지는 수수료 부담과 프로그램 지원 중 어느 쪽이 더 크다고 보나’는 질문에 “수수료는 매출이 먼저 발생해야 한다”며 “이번 1억 달러 상당의 크리에이티 프로그램을 통해 영세 사업자들이 저희 구글플레이와 함께 규모있는 사업자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한국 유저에게 디지털 콘텐츠 구매 장벽을 낮추고 개발자는 글로벌 성장을 꾀할 수 있도록 트레이닝, 컨설팅, 마케팅 지원을 생각하고 있다”며 “디지털 생태계에 가장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으로 의견을 수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업계 반발 예상…코티카 총괄 “구글은 항상 모든 국가 규제 준수”

구글의 정책 발표에 따라 업계 반발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업계는 사실상 국내 앱마켓 시장을 장악한 구글이 모든 앱에 인앱 결제를 강제하면 수수료 부담을 감당하지 못하는 스타트업이 속출하고 결국 이용자에 전가될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한국모바일산업협회 지난해 기준 국내 앱마켓 시장에서 구글플레이 점유율은 63.4%에 육박하고 벌어들인 수익만 5조9996억원에 달한다.

국회와 스타트업계, 시민사회가 구글의 수수료 정책 문제를 제기한 데 이어 한성숙 네이버 대표가 회장을 맡고 네이버·카카오·넥슨·엔씨소프트·넷마블 등 200여 개 기업들이 모인 국내 대표 IT 단체 한국인터넷기업협회(인기협)도 방송통신위원회에 구글의 전기통신사업법 위반행위 신고서를 제출한 바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해외 성공 서비스의 비결이 구글의 인앱결제 덕분이란 건 비약이고 서비스의 노력과 강점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에코 시스템을 강조했는데 만약 생태계 유지 목적으로 구글의 인앱결제를 사용하도록 할 것이라면 수수료 30%를 받지 않는 것이 나은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공정거래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관련 부처는 구글의 정책 변경이 전기통신사업법 및 공정거래법 위반했는지 실태조사를 예고한 상황이다.

코치카 총괄은 ‘한국 정부가 현행법 위반 여부를 살피고 있는데, 특정 국가에서 법 위반이란 결과가 나오면 국가별로 다른 정책을 쓸 수 있는가’란 질문에 “저희는 항상 모든 국가의 규제를 준수하고 있다”고만 답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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