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소비 패턴 찾아라” 온라인 모델 혁신 타고 초고속 성장

유근형 기자

입력 2020-08-07 03:00 수정 2020-08-0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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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위기속 빛난 K기업]역대 최고 실적 네이버-카카오

카카오가 2분기(4∼6월)에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고 실적을 올렸다. 얼마 전 실적을 발표한 네이버도 매출이 사상 최대였다. 한국 정보기술(IT) 기업의 대표주자들이 실적 면에서 새 역사를 쓰며 ‘K-IT’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이 나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언택트(비대면) 문화가 확산되면서 온라인 쇼핑, 콘텐츠, 광고 분야가 성장한 덕분이다. 여기다 기존 온라인 비즈니스의 관습을 뛰어넘어 새로운 소비 행태를 만들어 내려는 오랜 노력이 빛을 발한 결과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 신개념 ‘온라인 쇼핑’ 앞세워 최고 실적 달성

카카오는 6일 2분기 매출(9529억 원)과 영업이익(978억 원)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0%, 142%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앞서 지난달 30일 실적을 발표한 네이버도 2분기 매출 1조9025억 원으로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했다.

IT 업계 안팎에선 두 회사가 기존의 사업구조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려는 시도를 해 온 것이 ‘언택트 시대’에 성과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카카오는 ‘가보지 않은 길을 두려워하지 말자’는 경영 핵심 가치가 전 사업에 투영돼 있다. 특히 최대 실적을 견인한 쇼핑에서 새로운 시도가 두드러진다. 시장 규모가 약 3조 원으로 커진 것으로 추산되는 ‘선물하기’는 타인을 위한 소비라는 새로운 소비 행태를 만들어 냈다.

2명만 모여도 공동구매 수준의 저렴한 구매가 가능한 ‘톡딜’ 서비스도 소비자와 제조사, 판매자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톡딜은 지난해 6월 출시된 지 1년 만에 거래액이 약 28배로 늘었다. 선주문 받은 수량만큼만 공급해 재고 없는 거래를 지향하는 ‘메이커스’ 서비스도 윤리적 소비로 주목받고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좋은 상품을 발굴하는 것 못지않게 소비자들의 새로운 소비 패턴을 찾아내 쉽고 편리하게 연결해 주는 게 중요해졌다”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대형 유통사보다는 소상공인의 창업을 적극 지원하는 플랫폼으로서 쇼핑 분야 성장을 이끌어냈다. 오픈마켓 입점자들에게 별도의 입점 수수료를 받지 않는 대신 광고와 검색, 네이버페이 수수료만 받으며 확장성을 키웠다. 비대면 확산으로 온라인 창업이 크게 늘면서 신규 스마트스토어 개설은 2분기에 월평균 3만3000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61% 늘었다. 거래액도 같은 기간 64% 증가하면서, 연 1억 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는 판매자가 2만6000명을 돌파했다. 자체 인공지능(AI) 신용평가 시스템을 바탕으로 자사 온라인 쇼핑 플랫폼에 입점한 중소 사업자를 위한 대출 서비스도 추진하고 있다.

○ 콘텐츠 B2B 사업 확장, 글로벌 기업 꿈꾼다

콘텐츠 분야도 K-IT의 성장을 견인하는 핵심 분야다. 카카오의 콘텐츠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한 4602억 원을 기록했다. 카카오의 경우 카카오재팬의 일본 내 웹툰 서비스 ‘픽코마’의 거래액이 전년 대비 약 2.5배로 성장했다. 코로나 시대의 수혜라고 볼 수 있다. 카카오는 콘텐츠 사업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드라마, 예능 등 자체 제작 콘텐츠를 카카오톡에서 감상할 수 있는 ‘카카오톡TV’를 하반기에 선보일 계획이다. 네이버 역시 글로벌 월간이용자(MAU)가 6400만 명에 달하는 네이버웹툰의 본사를 미국으로 옮겨 유럽과 남미 등 신시장을 공략하는 방안을 준비 중이다.

IT 업계 관계자는 “수년 전만 해도 돈을 주고 웹툰을 보는 사람이 거의 없었는데, 웹툰의 유료 생태계를 만든 것을 넘어 세계 시장까지 진출한 건 대단한 성과”라고 말했다.

두 회사는 기업-소비자 간 거래(B2C) 위주였던 사업을 기업 간 거래(B2B)로 확장하는 전략도 추진하고 있다. 카카오는 하반기 메신저 기반 기업용 종합업무 플랫폼 ‘카카오워크’를 내놓는다. 네이버는 자회사 웍스모바일이 운영하는 ‘라인웍스’의 기술 고도화에 나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용 메신저, 클라우드 등의 영역에서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웹서비스 등 글로벌 IT 공룡들과 K-IT 기업 사이 본격적인 격전이 펼쳐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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