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이제야 좀 고개드나 했더니…“더블딥이 온다” 경고음

뉴스1

입력 2020-08-06 11:14 수정 2020-08-06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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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2020년 4분기와 2021년 1분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다시 유행한다고 가정하면, 아마도 한국의 ‘더블딥’(double-dip recession·이중침체)은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6일 영국의 경제분석기관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로이드 찬(Lloyd Chan) 연구원은 <뉴스1>과의 이메일을 통해 이 같은 분석을 내놨다. ‘더블딥’은 경기가 회복하는 듯 했다가 다시 하강하는 현상이다. 경제성장률 그래프로 그려보면 알파벳 ‘W’처럼 보여서 ‘W자형 불황’으로도 언급된다.

지난 2분기 우리나라 경제성장률(GDP)이 바닥을 친 뒤 올 3분기 반등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 무섭게 경기가 또 고꾸라질 수 있다는 경고등이 켜진 것이다. 찬 연구원은 이러한 W자형 경기 침체가 한번의 침체와 반등을 의미하는 ‘V자형’보다도 실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찬 연구원은 “한국 경제는 대내적으로는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에, 대외적으로는 봉쇄 조치에 취약하다”며 “앞으로 몇달 동안 경제가 반등하더라도 효과적인 의학적 대응방법을 찾지 못한다면 금세 침체될 수 있는 취약한 상태에 머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보건상의 문제는 소비자와 기업 신뢰도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주면서 중장기적으로 경제활동을 계속 방해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국내 경제 전문가들 역시 더블딥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다만 경기가 워낙 크게 위축돼 있다보니 중간에 회복과 침체의 정도가 그렇게 크지는 않을 거라고 입을 모은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경제성장률 그래프가 ‘W자형’을 나타내더라도 W의 앞부분은 대문자 ‘V’, 뒷부분은 소문자 ‘v’를 그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경기 반등을 이어나가려면 정부 정책이 지속적으로 뒷받침되거나 민간의 생산성 제고가 이뤄져야 하지만 코로나가 계속해서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이라며 “전반적으로 경제가 반등하다가 주춤하는 국면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코로나19 사태가 재발할 수 있어서 경기가 다시 침체될 위험이 있다”며 “정부의 경기부양 정책이 막바지 단계에 들어갔기 때문에 민간 부문이 회복되지 않는다면 경기 반등을 뒷받침할 힘이 약해지는데, 현재로썬 민간 부문 회복이 더디게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사태가 재확산되면 우리나라 수출 부진으로 이어지면서 더블딥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지난 4~5월처럼 미국과 유럽이 전면적으로 봉쇄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우리나라 경기 회복의 강도가 늦춰지는 수준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난 6월 내놓은 경제전망보고서에도 이같은 2차 대유행 시나리오가 담겨 있다. OECD는 코로나19 2차 대유행시 우리나라 GDPV(근무일과 계절 영향을 반영한 GDP 조정 값)가 2020년 1분기 -5%, 2분기 -15%에서 3분기 9.9%로 반등했다가 4분기 다시 -11.7%로 급하한 뒤 내년 1분기 9.5%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비단 우리나라뿐만은 아니다. OECD는 전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에서도 2차 대유행을 가정하며 ‘더블딥’ 가능성을 제시했다.

최근 들어선 V자형 반등이 가시화하자 더블딥 경기 침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미국의 저명한 경제학자 스티븐 로치 예일대 교수는 최근 CNBC와의 인터뷰에서 월스트리트의 V자형 회복에 대한 열광으로 인해 투자자들이 길을 잃고 있다고 경고하면서 “더블딥 가능성은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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