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푼이라도 아껴보자”…재산세 폭탄에 ‘상품권’ 구입 불티, 무슨 일?

뉴스1

입력 2020-07-31 10:52:00 수정 2020-07-31 11: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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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온라인 중고매매 사이트에 올라온 백화점 상품권 매매글(중고나라 갈무리)© 뉴스1

“신세계 상품권 싸게 사서 ‘쓱머니’(SSG MONEY)로 전환했어요. 재산세 3만원 정도 절약했죠”

직장인 A씨는 최근 ‘상품권깡’으로 재산세를 납부해 3만원을 절약했다. 신세계백화점 상품권을 싸게 매입해 ‘SSG머니’로 전환한 뒤, 서울시에 세금을 납부하면 일정 금액 절세(節稅)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관건은 상품권을 얼마나 싸게 매입하느냐다. 백화점 상품권의 시중 매입 할인율은 2~3% 선이지만, 발품을 잘 팔면 5~10%까지 싸게 살 수 있다. A씨는 “꼬박 이틀간 중고매매 사이트를 뒤진 끝에 5% 싸게 상품권을 사서 쓱머니로 전환했다”며 “재산세가 너무 올라서 홧김에 발품 좀 팔았다”고 말했다.



◇재산세 ‘폭탄’에…마일리지·간편결제 세납부 2400% ‘폭등’

3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7월1일부터 29일까지 신세계그룹 간편결제서비스 SSG머니를 통한 서울시 세금납부액은 전월 대비 2420% 폭증했다. SSG페이 납부액은 758%, 롯데 엘포인트(L.POINT) 납부액은 556% 뛰었다.

서울시와 부산시는 SSG페이와 엘포인트로 재산세를 납부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단 고액세납자의 탈세를 방지하기 위해 연간 120만원 한도로 상한을 뒀다.

재산세 시즌마다 SSG머니·엘포인트 세금납부액이 일시적으로 늘긴 하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부동산 공시가격 인상으로 재산세가 ‘세금 폭탄’이 되면서 조세저항이 어느 때보다 커졌다.

김상훈 미래통합당 의원이 서울시와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서울에서 주택 재산세가 세 부담 상한(130%)까지 오른 가구는 총 57만6294곳으로 늘었다. 2017년(4만541가구)과 비교하면 3년 만에 14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납부세액도 2017년 313억2450만원에서 올해 8429억1858만원으로 27배 급증했다.

세금이 가파르게 오를수록 조세저항도 거셌다. 시민들은 지난 4일부터 연달아 규탄 집회를 열고 정부의 부동산 대책을 비판했다. 자신을 1주택 실거주자라고 소개한 한 시민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작년보다 22% 오른 재산세 고지서를 받았다”며 “집 한 채 가진 게 그렇게 죄가 되냐”고 역정을 내기도 했다.


◇‘상품권깡’으로 절세하는 발품族…중고매매 하루 100건씩

업계는 세금납부액이 SSG머니·엘포인트 등으로 몰린 것도 조세저항의 일종이라고 풀이한다. 현금이나 신용카드보다 상품권 전환 포인트 또는 마일리지로 세금을 내는 것이 심리적 저항이 덜하다는 해석이다.

‘상품권깡’도 같은 맥락이다. 특히 신세계백화점 상품권을 싸게 매입해 SSG머니로 전환한 뒤 서울시 세금납부 애플리케이션 ‘STAX’ 마일리지로 납부하면 할인율만큼 절세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수요가 집중됐다.

뉴스1이 국내 최대 중고거래 카페 ‘중고나라’를 분석한 결과, 7월1일부터 30일까지 신세계백화점 상품권을 사고파는 매매글이 1950건 게시됐다. 납기일을 하루 앞둔 30일에도 100건이 넘는 매매글이 올라오며 ‘막판 거래’에 열을 올렸다.

한 판매자는 쓱머니 45만원어치를 4.5% 할인한 43만원에 올리면서 “한 푼이라도 아껴보려고 발품 팔아 신세계백화점 상품권 사서 쓱머니로 전환했는데 부산시는 (쓱머니) 재산세 납부가 불가하다”며 억울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역과 결제 플랫폼마다 재산세 납부 방법과 범위가 상이하다. 서울시는 SSG페이와 SSG머니를 모두 받지만, 부산시는 SSG페이만 세 납부를 허용하고 있다. 롯데 엘포인트는 순수 적립 포인트로만 세납이 가능하다. SSG페이는 백화점 상품권으로도 SSG머니를 충전할 수 있다.

온·오프라인 상품권 거래소를 오가며 더 싼 상품권을 찾는 ‘발품족’(族)도 많다. 직장인 B씨는 “백화점 앞 구둣방에도 가보고 온라인 거래소도 문의하면서 할인율을 비교해 더 싼 상품권을 구했다”며 “단 한 푼도 더 내고 싶지 않다”고 고개를 젓기도 했다.

SSG닷컴 관계자는 “SSG페이, SSG머니를 통한 총 세금납부액 안에는 상품권 전환 마일리지 외에도 다양한 적립 포인트가 섞여 있다”면서도 “올해는 SSG페이(카드 결제)보다는 유독 SSG머니(상품권 전환 마일리지)에 몰리는 경향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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