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절벽’ 외식업, ‘좀비 자영업자’ 이르면 6월 ‘집단폐업’ 경고

뉴스1

입력 2020-03-25 11:02:00 수정 2020-03-25 11: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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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광명시의 한 상업지구에 위치한 탐앤탐스 가맹점이 지난 9일부터 임시휴업에 들어갔다.2020.3.18/뉴스1© 뉴스1 최동현 기자

코로나 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가 장기화할 경우 수개월 내에 국내 외식업 프랜차이즈와 자영업자가 동시다발적으로 파산하는 ‘폐업 절벽’이 현실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외식업은 매출에서 식자재·인건비·임대료 등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이 유독 높은 업종이다. 코로나19 여파로 반토막이 난 ‘영업 적자’가 계속되면 폐업까지 버틸 수 있는 체력이 길어야 4개월 안팎이라는 분석이다. 이르면 6월부터 자영업자들의 줄폐업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적자 늪’에 빠져 임대료는커녕 인건비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좀비 자영업’(한계 자영업)이 무더기로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자영업자들이 빚을 떠안고 대거 파산하면 실물경제는 물론 돈을 빌려준 금융권까지 여파가 미친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유례없이 많은 ‘좀비 자영업자’들이 양산될 수 있다”며 “외식업계의 적자가 ‘집단 폐업’으로 폭발할 경우 감당할 수 없는 사회적 비용이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코로나19 ‘불황’에 대형 프랜차이즈도 ‘휘청’…폐업 공제 40%↑

25일 유통업계와 서울열린데이터광장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20일까지 서울시 식품위생업소 1600곳이 폐업했다. 전년 동기 1468곳이 문을 닫은 것과 비교하면 9%(132곳) 증가한 수치다.

폐업은 자영업 음식점부터 치킨집, 주점, 카페, 편의점 등 업종을 가리지 않고 전방위에서 나타났다. 업종별로 보면 한식집(음식점)이 274곳으로 가장 많았고 커피숍·카페가 108곳으로 2순위를 차지했다. GS25, CU,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도 20곳도 문을 닫았다.

영세 자영업에 비해 비교적 체력이 강한 ‘대형 프랜차이즈’도 두 달 연속 이어진 코로나19 사태에 결국 무릎을 꿇었다.

국내 토종 커피 프랜차이즈 ‘탐앤탐스’의 한 경기도 가맹점은 지난 9일부터 31일까지 ‘장기 임시휴업’에 돌입했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대구·경북을 제외하고 대형 커피 프랜차이즈 매장이 코로나19 여파로 일주일 이상 휴업한 사례가 확인된 것은 처음이었다.

해당 가맹점은 표면적인 이유로 ‘코로나19 확진자 방문에 따른 휴업’을 꼽았다. 하지만 거듭된 매출 악화를 견디지 못해 3월 한 달간 문을 닫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매일유업이 운영하는 커피 프랜차이즈 ‘폴 바셋’도 주말마다 일부 직영점을 하루씩 휴점하는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주말 휴업 대상은 오피스 상권에 입점한 직영점이면서 최근 매출이 급감한 매장이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매출 추이를 고려해 일부 매장을 하루씩 휴점하고 있다”며 “코로나19 여파가 작용했다”고 말했다.

자영업자와 프랜차이즈가 직면한 ‘위기’는 여러 경제지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외식산업연구원 지난 13일 발표한 ‘제5차 외식업계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음식점의 95.2%에서 일평균 고객이 평균 65.8% 증발했다. 지난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당시 피해 규모보다 2배 가까이 큰 낙폭이다.

‘매출 절벽’은 곧바로 ‘폐업으로 이어졌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지난 2월부터 3월13일까지 소기업·소상공인 폐업 공제제도인 노란우산 공제금 지급 건수는 1만1792건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40.8%(8377건) 증가한 수치다. 노란우산은 대표적인 ’소상공인 폐업지수‘로 꼽힌다.

◇“4개월 내 ’집단 폐업‘ 일어난다…’한계 자영업‘도 숨은 뇌관”

폐업 통계에 잡히지 않는 ’한계 자영업자‘도 경제를 위태롭게 만드는 ’숨은 뇌관‘이다. 한계 자영업자는 적자 상태에서도 폐업 신고를 미루는 소상공인이나 프랜차이즈를 일컫는다. 주로 대출금으로 비용을 돌려막기 때문에 ’좀비 자영업‘으로도 불린다.

산학계에서는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질수록 ’한계 자영업자‘ 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서용희 한국외식산업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적자가 발생하면 사업을 접는 것이 합리적이지만 프랜차이즈는 가맹본부와 맺은 계약관계 때문에, 자영업자는 근로계약 및 임대차 문제로 곧장 폐업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자영업이 대체로 ’마지막 생계수단‘으로 여겨지는 점도 폐업을 지연시키는 요인이다.

예비비나 잉여자금이 넉넉하지 않은 자영업자가 손해를 보면서 사업을 이어가는 방법은 빚으로 빚을 막는 ’대환대출‘뿐이다. 코로나19에 따른 불황이 계속될수록 한계 자영업이 늘어나는 악순환이 나타나는 셈이다.

서 수석연구원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사업을 유지하는 자영업자나 프랜차이즈가 많아진다는 것은 결국 ’잠재적 폐업자‘가 급증한다는 것”이라며 “한계 자영업자를 단순히 폐업하지 않았다고 해서 ’영업계속‘으로 봐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고개를 저었다.

최악의 상황은 한계 자영업과 프랜차이즈가 끝내 폐업하는 경우다. 전문가들은 “누적된 한계 자영업이 폐업하는 시점이 도래하면 동시다발적으로 ’집단 폐업‘하는 사태가 나타날 것”이라고 경고한다.

서 수석연구원은 “(한계 자영업자들이) 폐업하게 된다면 순차적 폐업이 아닌 ’동시다발적 집단 폐업‘의 형태일 가능성이 높다”며 “자영업이나 프랜차이즈의 매출 구조나 비용은 대동소이하기 때문에 (폐업) 임계점도 비슷한 시기에 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폐업 절벽이 최대 4개월 이내에 도래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한 커피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프랜차이즈 실적과 가맹점 폐업률은 역대 최악 수준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은 상황”이라며 “업계에서는 4달 안에 가맹점들이 무더기로 폐업할 것으로 보고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은애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코로나19가 현재를 기점으로 ’해소 국면‘에 접어들 경우와 ’악화 국면‘이 계속될 경우로 나눠서 분석할 필요가 있다”며 2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정 연구위원은 “코로나19 확진자가 꾸준히 감소한다면 위축됐던 소비심리가 되살아날 가능성이 있다”며 “이 경우 1~2개월 뒤에 폐업률이 최대치를 찍었다가 서서히 완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코로나19가 장기화할 경우에는 정 연구위원도 4개월이 ’고비‘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그는 “확진자가 현재 수준으로 계속 증가한다면 3~4개월 후 폐업률이 정점에 달할 수 있다”며 “이후 감소세로 돌아서겠지만 이는 대다수의 자영업이 폐업한 후여서 큰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서 수석연구원은 “대출과 융자를 늘리거나 상환 기간을 늦추는 방식의 지원은 한계가 있다”며 “자영업자들이 단체로 신용불량자가 되는 사태를 방지하려면 대출이 아닌 ’최저 운영비‘ 명목의 현금성 지원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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