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위기 몰린 기업들…임원 급여반납 줄이어

뉴시스

입력 2020-03-25 10:59 수정 2020-03-25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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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오일뱅크, 전 임원 급여 20% 반납
아시아나항공 비롯한 항공사, 호텔업계 등도 임원 급여반납 동참
"기업들이 위기라는 것을 반증하는 것"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기업들이 경영 위기에 몰리자, 각사 임원들이 잇따라 급여를 반납하고 있다. 경영진이 솔선수범해 코로나 위기를 함께 극복하자는 취지에서다.

24일 현대오일뱅크는 코로나19 확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강달호 사장을 비롯한 전 임원의 급여 20%를 반납하는 등 비용 축소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비상경영체제를 시행하기로 했다.

국내 정유업계는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제품 수요가 줄며 원유가격과 제품가격이 동시에 추락해 정제마진이 대폭 감소하고 재고 관련 손실까지 누적되면서 시름이 깊은 상황이다. 정제마진은 석유제품 가격에서 비용을 뺀 것으로, 정유사의 핵심 수익 지표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 2014년 말 권오갑 회장을 시작으로, 현대중공업 등 조선 계열사는 물론 현대건설기계, 현대일렉트릭, 현대글로벌서비스 등 전 계열사 임원들이 급여반납에 나선 바 있다. 현대오일뱅크가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동참함에 따라 임원들의 급여 반납은 현대중공업그룹 전 계열사로 확대됐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으며 존폐 위기로 내몰린 항공업계에서도 임원진들의 급여 반납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 항공사들은 지난해 하반기 일본 노선 수요 급감에 이어 코로나19 위기까지 덮치며 고사 위기에 놓인 상황으로, 내부적 비용 절감 노력 없이는 버틸 수 없는 상황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1월 말부터 ‘코로나 19 대책본부’를 가동하고, 2월에는 모든 임원 일괄사표 제출하고 사장은 40%, 임원 30%, 조직장은 20%의 급여를 반납했다. 이어 3월에는 임원·조직장 급여 반납률을 사장 100%, 임원 50%, 조직장 30%로 확대했는데, 4월에는 임원들 급여를 10% 추가 반납해 총 60%를 반납한다. 임원 급여 반납 규모 확대를 통해 유동성을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3~4월 예약이 전년대비 80~90% 감소하는 등 항공업계가 전례없는 위기를 겪고 있다”며, “이러한 위기극복을 위해 솔선수범한다는 차원에서 항공업계 임원들의 급여 반납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에어서울 역시 대표를 비롯해 임원들이 급여 반납에 나섰다. 에어서울은 지난 2월 대표 30%, 임원 20%, 부서장 10%의 임금을 자진 반납했다. 3월에는 더욱 어려워진 시장 환경으로 인해 대표, 임원, 부서장 모두 급여를 100% 반납하기로 했다.

에어부산도 지난 2월부터 대표를 비롯한 모든 임원이 급여의 20~30%를 반납하기로 했으며, 부서장들은 자발적으로 임금 10% 반납에 동참했다.

이스타항공은 3월부터 6월까지 4개월 간 경영진 임금 30%를 반납하기로 했는데, 재정난이 심각해져 24일부터 전 노선 운항을 중단했으며 3월 급여도 지급하지 못하게 됐다. 제주항공도 지난 2월 위기경영체제에 돌입한다면서 경영진 임금의 30% 이상을 반납한다고 밝혔다.

이 밖에 LF 임원진 30여명은 3월부터 급여 30%를 자진 반납하기로 했다. LF가 2006년 11월 LG상사에서 분할된 이래 경영상의 이유로 임원 급여를 반납하는 것은 처음이다. 다만, 이달 예정된 직원들의 임금 인상은 계획대로 실시한다.

코로나19로 관광객의 발길이 끊겨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호텔업계도 임원진 급여 반납에 동참하고 있다. 롯데호텔 임원들은 지난달 말 급여를 10% 반납하기로 했다.

유정주 전국경제인연합회 기업제도팀장은 경영진의 임금 반납에 대해 “기업들이 그만큼 위기라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며 “외부적으로 기업들이 힘든 상황이란 것을 보여주고 내부적으로는 임원진이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결속을 다지고 긴장감을 불어넣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사기업뿐 아니라 공기업 임원들의 급여 반납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경제와 취약계층 지원을 위해 이달부터 4개월간 임원 임금을 반납하기로 했다. 정재훈 한수원 사장과 본부장금 임원은 이달부터 4개월간 월 급여의 30%를, 처실장급 및 부장급 이상 1000여명은 일정 범위 내에서 개인이 금액을 정하는 방식으로 임금 반납에 동참한다.

산업부 산하 연구개발(R&D) 전담기관인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KIET),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ET),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KETEP) 기관장들도 4개월간 급여 30%를 반납하기로 하는 등, 문재인 대통령을 포함한 장·차관급 이상 공무원들을 시작으로 공기업 기관장들의 급여 반납도 확산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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