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 위기’ 항공업계, 앞다퉈 비용절감…급여 삭감 등 고강도 자구책

뉴스1

입력 2020-02-19 15:02 수정 2020-02-19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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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의 확산이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 2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계류장에 주기된 항공기 앞으로 마스크를 쓴 한 여행객이 이동하고 있다. 2020.2.2/뉴스1 © News1

국내 항공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직격탄을 맞으면서 잇따라 고강도 자구책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업황 부진에 코로나19 여파가 겹치며 재정난이 악화되고 있어 비용절감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취지다.

1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은 전날 사내 게시판을 통해 대표이사를 포함한 임원 전원의 임금을 20~30% 삭감하기로 결정했다. 티웨이항공은 또 불필요한 근무를 없애기 위해 신청자에 한 해 단축근무 시행도 병행한다.

아울러 전 직원을 대상으로 무급휴직 신청도 받고 있다. 신청자에 한해 한 달간 임의로 휴직기간을 정해서 쉬는 방식이다.

티웨이항공 경영진의 임금 삭감 결심은 업황 불황에 따른 경영 악화를 솔선해 극복하자는 의지가 담겨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지난 4일 정홍근 티웨이항공 사장은 사내 게시판을 통해 “수입의 증대가 어려우면 비용의 절감을 통해 수지개선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비용절감을 시사한 바 있다.

이스타항공도 같은날 사내 게시판을 통해 경영 위기 극복을 위한 제도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상무보 이상의 임원은 임금의 30%를, 임원 제외 본부장 직책자는 직책 수당을 자진 반납한다.

또 운항·객실 승무원을 제외한 모든 직원에 대해서는 근무일과 근무시간 단축 신청을 받기로 했다. 이에 따라 직원들은 이 기간 주3일과 주4일, 1일 4시간 근무제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기존에 시행 중이던 자발적 참여의 무급휴직(최소 15일 이상)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아시아나항공은 대표이사 포함 전 임원 일괄사표 등을 포함한 고강도 대책을 내놨다. 한창수 아시아나항공 사장은 사내 담화문을 통해 “2019년 한일관계 악화에 이어 2020년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항공수요가 크게 위축돼 회사가 위기에 직면했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비용 절감 및 수익성 개선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또 한 사장 이하 전 임원들의 급여를 30%(사장 40%) 반납하고 모든 조직장들 역시 급여 20% 반납에 동의했다. 아울러 일반직, 운항승무직, 캐빈(객실)승무직, 정비직을 포함한 전 직원을 대상으로는 10일간의 무급휴직을 실시키로 했다.

저비용항공사(LCC) 업계 1위 제주항공은 이미 지난 12일 위기경영체제를 선포하고 경영진 임금 30% 반납 및 근무시간 단축, 무급휴가제 확대 적용 등을 시행하기로 했다. 에어부산도 임원진 임금 20~30%를 반납과 무급휴직 시행 등을 결정했다. 이밖에 진에어와 에어서울 등도 희망휴직 등을 통한 비용절감에 동참하고 있다.

항공업계가 고강도 긴축정책을 시행하는 배경은 현재 급격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일본 불매운동에 이어 올초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으며 단거리 시장 수요가 급격히 위축됐다. 실제 코로나19 이후 국내 항공사의 한·중 노선 운항횟수는 약 77% 감소한 상태다. 이로 인해 유휴인력 및 기재가 대거 발생함에 따라 이를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가 잇따른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처럼 업계가 위기에 처한 적은 없었다”며 “경영진부터 솔선수범해 비용절감에 나서겠다는 것은 인력감축 등 구조조정을 최소화하겠다는 의미이기도 한데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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