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말 가계빚 1572조 ‘사상 최대’…증가율 15년3개월래 최저

뉴스1

입력 2019-11-21 12:47 수정 2019-11-21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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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 등 국내 주요 시중은행 5곳의 가계대출 잔액이 지난달말 604조299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9월 말보다 4조9141억원(0.82%) 늘어난 것이다.(뉴스1 DB) 2019.11.3/뉴스1

우리나라 가계부채는 9월말 기준 1572조7000억원으로 사상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웠지만 전년동기대비 증가율은 15년3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증가액 또한 5년3개월 만에 최소치였다.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 총 규모는 830조3000억원이었다.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7년 4분기의 2.4배로 사상 최대치다. 예금취급기관과 함께 보험사 등 기타금융기관을 포함한 주담대 규모가 발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2019년 3분기중 가계신용’에 따르면 9월말 기준 가계신용(가계대출+판매신용) 잔액은 1572조7000억원으로 전분기말 1556조7000억원보다 15조9000억원(1.0%) 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3분기 중 증가 규모는 전분기(16조8000억원)보다 축소됐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이나 보험·대부업체 등 금융회사에서 빌린 돈(가계대출)과 결제 전 신용카드 사용액(판매신용) 등 앞으로 갚아야 할 부채를 합친 것이다.

하지만 지난해 9월말 잔액(1513조9000억원)과 비교하면 가계신용 증가율은 3.9%으로 2004년 2분기 이후 15년3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전년대비 가계신용 증가율은 2016년 4분기(11.6%) 이후 11분기 연속 내림세를 그렸다. 전년대비 증가 규모는 58조8000억원으로 2014년 2분기 이후 5년3개월 만에 최소치였다.

전분기대비 가계신용이 증가한 것은 예금은행을 중심으로 주택담보대출, 기타대출 증가폭이 확대돼 가계대출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가계대출 잔액은 전분기보다 13조5000억원(0.9%) 늘어 1481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이중 주담대는 830조3000억원, 기타대출은 651조3000억원이었다. 이들 대출은 전분기보다 각각 9조5000억원, 4조원이 증가했다.

특히 주담대 잔액은 통계가 편제된 2007년 4분기(343조8000억원) 이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은 관계자는 “아파트 입주물량이 줄고는 있지만 아직 상당한 수준으로 지속되고 있다”며 “전세자금대출 수요가 높고 여기에 아파트 매매량에 따른 실제 구입 자금이 더해지며 주담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계대출 중 예금은행은 전분기말 대비 18조7000억원 늘었다. 반대로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은 1조9000억원 감소했고, 기타금융기관은 3조2000억원 줄었다. 한은 관계자는 “고신용자를 중심으로 비은행과 기타금융기관에서 은행으로 대출을 전환하는 수요가 느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한은은 현재 가계신용의 확대·축소 요인이 공존한다고 분석했다. 한은 관계자는 “주택가격 상승 기대가 있으면 대출 수요는 늘어난다. 근래 저금리 환경도 대출 증가 요인”이라면서도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이 시작되면서 금융기관의 리스크 관리가 엄격해졌고 경기둔화도 대출 감소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가계신용 증가 속도는 둔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소득 증가 속도보다는 빠르다. 지난 2분기 기준 순처분가능소득 증가율은 2.7%였고,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1.3%에 불과했다. 우리나라의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 역시 주요국보다 높은 수준이다. 우리나라는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2분기 기준 186.1%인데,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19개국 평균은 2018년 기준 130.6%로 조사됐다.

카드사 등 여신전문기관과 백화점, 자동차회사 등의 판매신용 잔액은 전분기보다 2조4000억원 늘어난 91조1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분기 대비 증가액도 지난해 4분기 3조4000억원 이후 최대치였다. 한은 관계자는 “경제 규모가 커져 카드 사용이 늘었고 3분기 추석 연휴가 있어 카드 사용이 많았다”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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