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 첫 적자’ 우려가 현실…또 초저가? 해묵은 전략 ‘분분’

뉴스1

입력 2019-08-13 16:58 수정 2019-08-13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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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위기설’에 시달리는 대형마트들이 생존전략으로 ‘가격’을 택했다. 초저가를 내세워 고객을 다시 마트로 끌어오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실효성에는 물음표가 붙는다. 초저가 전략이 매출을 늘릴 수는 있지만, 과거의 경험을 비춰봤을 때 ‘출혈경쟁’으로까지 이어져 결국 영업이익에는 도움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형마트, 적자 해결책은 ‘국민가격’·‘극한가격’

1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9일 이마트는 올해 2분기 영업손실이 71억원(별도 기준)으로 집계됐다. 1993년 11월 창동점 문을 연 이후 첫 적자다.

이마트의 2분기 적자는 불가피했다. 보유세(842억원)를 일시 반영한 데다 주력 사업인 대형마트(할인점)의 영업손실이 전년대비 601억원 줄며 43억원으로 적자전환돼 눈덩이처럼 커져서다.

롯데마트 영업손실도 339억원에 달했다. 롯데백화점이 명품을 앞세워 영업이익 740억원을 달성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에 따라 마트업계는 저렴한 가격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초저가 물건을 내놓고 온라인에 쏠렸던 고객을 오프라인으로 유도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마트는 ‘국민가격’ 강화에 나섰다. 일시적인 행사가 아닌 365일 ‘상상 이하 가격’을 진행한다.

롯데마트도 10년 만에 부활한 통근치킨을 중심으로 ‘극한가격’ 상품으로 초저가 전략을 꾀하고 있다. 원가 구조와 유통 과정을 축소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극한한우’가 대표적이다.

업계에선 초저가 마케팅은 고객을 오프라인으로 유도할 수 있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일단 고객이 마트를 찾으면 추가로 다른 상품을 구매하는 습관이 있어서다. 최근 백화점 업계가 ‘체험 테마’에 집중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매출 상승효과는 확인됐다. 이마트가 지난 1일 4900원 ‘에브리데이 국민가격’으로 내놓은 칠레산 ‘도스코파스 까버네쇼비뇽’(750㎖) 와인이 일주일 동안 10만병 팔렸다.

◇초저가 전략, 매출 늘지만…영업이익 불안감 잔존

대형마트가 초저가 마케팅을 펼치고 있지만 실적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매출 대비 실효성이 없다는 사실이 입증됐기 때문이다. 실제 이마트 할인점 매출은 2조578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2억원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600억원가량 줄어 적자전환됐다. 초저가 전략으로 매출은 상승했지만 영업손실이 커진 것을 비춰보면 실속이 없다는 평이다.

대형마트가 앞세운 초저가 전략은 이미 온라인에서 진행 중이다. 10원 단위 경쟁이 치열한 유통업 특성상 오프라인도 가세할 수밖에 없다. 마트간 출혈이 나온다면 추가적인 수익성 하락이 나올 수밖에 없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초저가 마케팅은 과거부터 있었던 전략으로 새롭지 않다”며 “마진을 맞추기 위한 대량 구매도 추후엔 재고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유통업계에서는 주 52시간 시행과 최저임금 인상, 소비패턴 변화 등으로 대형마트의 돌파구 마련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당분간 오프라인 할인점을 중심으로 실적 부진은 지속할 것이란 얘기다. 증권가에선 이마트나 롯데마트 등 국내 마트 손익 개선의 경우 뚜렷한 방향성이 보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고객을 오프라인으로 유도하는 방법으로 초저가 마케팅를 제외하면 뾰족한 대책이 없다”며 “온라인 사업에서 의미 있는 성과가 가시화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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