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이 무심코 뿌린 향수에 날벼락 맞은 반려견

노트펫

입력 2019-10-21 09:06:50 수정 2019-10-21 09: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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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있으면 자극적 냄새는 피해야

[노트펫] 개와 고양이는 종종 비교대상이 된다. 반려동물(companion animal, 伴侶動物)계의 양대 라이벌이다보니 이는 어쩔 수 없는 숙명이다. 그 중에서도 개와 고양이가 가진 능력은 단골 비교대상이다.

보통 개는 후각이 예민하고, 고양이는 청각이 예민하다고 평가한다. 맞는 말이다. 그렇다고 고양이의 후각이 다른 동물에 비해 뒤떨어지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개의 후각 감지능력이 워낙 탁월하다고 볼 수 있다. 동물이 냄새를 맡으며 세상을 보는 창(窓)으로 사용하는 것은 후각상피세포(olfactory epithelium cell, 嗅覺上皮細胞)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후각상피세포는 동물의 코 점막에 있는 감지기관(sensor)의 일종이다. 동물들은 이런 후각상피세포를 통해 여러 물질에서 풍기는 냄새분자를 감지한다.


개는 사람보다 후각상피세포 수가 30배, 고양이는 7배 정도 된다. 물론 이를 산술적으로 해당 동물의 후각능력이 사람 능력의 몇 배라고 단언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상식적으로 판단하면 반려동물들의 후각능력이 사람보다 월등하다는 것을 추론하기에는 부족함이 전혀 없는 수치이기도 하다.

반려동물의 주인인 사람은 세상을 눈으로 본다. 이는 사람이 보는 세상은 눈에 보이는 세상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사람은 생명체는 물론 모든 사물의 외관을 중시한다. 물론 사람은 자신의 반려동물도 외양으로 인식하고, 기억한다.

하지만 개와 고양이는 세상을 그렇게 보지 않는다. 인식하는 방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사람에게 코는 세상을 보는 보조적 수단이지만, 반려동물들에게 코는 주된 인식수단이다.

그래서 예민한 후각을 가진 반려동물을 위해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은 반드시 지켜야 하는 에티켓이 있다. 지나치게 예민하고, 인위적인 냄새를 풍기는 행위를 삼가는 것이다.

반려동물의 후각에 대한 개인적인 경험을 털어 놓는다. 이십여 년 전 개가 있는 방에서 별 다른 생각 없이 향수를 뿌린 적이 있다. 푸들(poodle)이 연신 재채기를 하고, 킁킁 거리기 시작했다.

한마디로 난리가 난 것이다. 급히 창문을 활짝 열고 환기를 시켰다. 할 수 없이 푸들을 마루로 내보냈다. 푸들이 완전히 진정하기까지는 2~3분의 시간이 걸렸다.

향수를 사용하는 사람에게도 향수는 코에게 적지 않은 자극을 준다. 그런 향수를 사람보다 30배나 후각이 예민한 개들 앞에 사용하는 것은 개의 입장에서는 마른하늘에 날벼락이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당시 필자의 무지한 행동 때문에 당시 키우던 개는 팔자에도 없는 고역을 치른 셈이다.

역지사지(易地思之)하여 생각해본다. 사람이 향수의 30배나 되는 엄청난 진한 냄새를 갑자기 맡으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아마 예민한 사람이라면 잠시 기절할 수도 있을 수 있다.

필자는 아무 생각 없이 닫힌 방에서 그런 일을 한 것이다. 그런 해프닝이 있은 후, 개들이 있는 앞에서는 절대 향수를 뿌리지 않았다. 또한 샴푸나 화장품을 사용할 때도 가급적 향이 약한 것을 골라 사용했다.

물론 과학적인 근거나 출처를 가진 주장은 아니다. 하지만 상식선으로 판단하면 답이 나오는 일 같다.

이강원 동물 칼럼니스트(powerranger7@hanmail.net)

* 본 기사의 내용은 동아닷컴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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