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디팩트] 감자보다 달콤하고 배보다 아삭한 ‘히카마’ … 천연 인슐린 ‘이눌린’ 풍부

입력 2015-12-17 13:01 수정 2017-01-10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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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과 식물로 덩이만 식용 … 뿌리채소 대신 음식에 넣으면 단맛 더해져

최근 천연 인슐린으로 불리는 이눌린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진 ‘히카마(jicama)’가 주목받고 있다. 고향인 멕시코의 지명을 따 멕시코감자 또는 얌빈으로도 불린다. 줄기 모양은 산이나 들녘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칡’과 비슷하다.
이눌린은 단맛이 나는 식이성 섬유로 당뇨병 환자가 혈당을 조절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섬유질이 풍부하면서 열량이 100g당 35~45㎉로 다이어트식으로 추천된다.

히카마는 콩과의 덩굴식물로 덩이를 주로 먹는다. 콩과 식물답게 줄기 끝에 열매가 달리지만 독성을 갖고 있어 식용하지 않는다. 덩이(뿌리)는 사과와 밤의 중간 쯤 되는 맛을 지녔다. 배와 무 중간 정도의 아삭한 식감을 가졌으며, 익힌 후에도 맛이 유지된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말 첫 수확이 이뤄졌다.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에서는 멕시코와 기후가 비슷한 덕분에 히카마가 잘 자란다. 히마카는 멕시코를 점령한 스페인 사람에 의해 유럽을 거쳐 18세기에 아시아로 건너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히카마는 병해충에 강해 비료나 농약을 사용하지 않아도 손쉽게 재배할 수 있다. 씨앗, 콩깍지 등에 살충 성분이 함유돼 있어 우린 물을 작물에 뿌리면 병충해를 막을 수 있다. 주로 5월 하순에 심어 10월 중순부터 수확한다. 덩이는 300g부터 2㎏이 넘는 것까지 다양하다.

히카마는 다양한 방법으로 먹을 수 있다. 뿌리채소 대용으로 음식에 넣으면 시원하고 단맛을 느낄 수 있다. 생선조림에 무처럼 깔면 국물이 개운해지고 소고기국에 무 대신 넣으면 음식 맛이 배가된다. 생식으로 섭취해도 좋다.

바나나처럼 껍질을 벗겨 샐러드, 주스 등에 넣거나 볶음요리 재료로 이용할 수 있다. 당도가 15브릭스(Brix, 당을 재는 단위)로 가루로 만들어 우유에 타 먹으면 한 끼 식사를 대신할 수 있다. 껍질은 말려 차처럼 우려 마시면 우엉차와 같은 구수한 맛이 난다.

히카마 덩이에는 수분 90%, 포도당 4.5%, 전분 2% 등을 함유하고 있다. 전분에는 소화를 돕는 효소 중 하나인 아밀라제가 풍부해 베트남인들은 변비가 생겼을 때 히카마를 먹는다.

칠갑산 인근의 한 히카마 재배농민은 “히카마는 아무 곳에 심어도 잘 자란다”며 “입과 줄기에 독성이 있어 병충해에 강하고 파종 후에 별다른 노동력을 들이지 않아도 쉽게 재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히카마 씨는 개당 150원 정도에 거래되고 있으며, 히카마 열매는 인터넷에서 ㎏당 6000~7000원대에 판매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히카마를 재배하려면 먼저 씨앗을 미지근한 물에 하루 정도 담궈야 한다. 발아율을 높이기 위한 작업이다. 불린 씨앗을 두둑에 옮겨 상황에 따라 모종판에서 씨앗을 육묘할 수 있다. 파종에 앞서 부직포를 깔아주고 줄기가 올라오면 지지대와 그물을 설치하는 게 좋다. 너무 크게 자라지 않도록 순을 잡아주면 5개월 후 수확할 수 있다. 히카마는 물기가 있고, 물빠짐이 좋은 사질 토양에서 잘 자란다. 아열대작물에 걸맞게 서리가 내리지 않는 곳에서 잘 자라고, 칡과 비슷한 형태의 덩굴은 2~6m까지 자란다.

멕시코, 베트남 등에서는 피부약의 원료로 이용한다. 신선한 히카마 슬라이스로 만든 마스크는 피부에 수분을 충분히 공급해주고 피부 갈라짐을 막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히카마 줄기에는 질긴 섬유질이 풍부해 어망을 만드는 데도 쓰인다.

히마카를 냉장보관할 경우 바나나처럼 갈변이 일어난다. 따라서 15~18도가 유지되고 통풍이 잘되는 곳에 두는 게 좋다. 그래도 냉장보관이 필요하면 먹기 좋게 막대 모양으로 썰어 비닐팩에 밀봉해 두고 수시로 꺼내 먹으면 된다. 히카마는 상온에서는 2~3개월간 보관할 수 있다. 수확 후 10일 가량 지나면 숙성돼 맛이 풍부해 진다. 상온에 보관해야 하는 만큼 냉장고에 넣는 것은 금물이다. 하지만 먹기 전 잠시 넣어 두는 것은 맛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다.

취재 = 현정석 엠디팩트 기자 md@mdfact.com

* 본 기사의 내용은 동아닷컴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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