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주의자 2명 중 1명은 필수 아미노산 섭취 부족”
이병구 동아사이언스 기자
입력 2025-04-18 03:00 수정 2025-04-18 03:28
뉴질랜드 연구팀, 비건 식단 분석
일일 총 단백질 요구량 충족해도 신체에 흡수되는 아미노산 적어
장기간 결핍 땐 근육유지 등 영향
식단서 콩류-견과류 양 늘리고 비타민 B₁₂는 보충제로 섭취를
동물성 식품을 먹지 않는 비건 식단에는 단백질과 필수 아미노산, 일부 무기질과 비타민이 부족하기 쉬워 콩, 견과류와 보충제 섭취 등이 권장된다. 게티이미지코리아
동물 복지와 환경 보전 등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동물의 희생을 줄일 수 있는 비건(vegan) 문화가 확산하고 있다. 흔히 채식주의자로 대표되는 비건은 식생활 기준에 따라 여러 단계로 나뉘지만 보통 동물성 성분이 함유된 제품 소비를 피한다. 국내에서도 비건 인구가 증가하면서 비건을 위한 식품이나 화장품 개발이 활발하다. 비건 식단은 동물성 식품인 육류와 유제품을 먹지 않으면서도 단백질 등 필수 영양소가 부족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관건이다.
비 쉐 퍼트리샤 소 뉴질랜드 매시대 리뎃연구소 연구원 팀은 뉴질랜드에서 장기간 비건으로 사는 사람들이 매일 단백질을 권장량 이상으로 섭취하더라도 식품의 소화율을 고려한 결과 상당수가 필수 아미노산인 ‘라이신’과 ‘류신’을 충분히 섭취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 결과는 16일(현지 시간)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에 공개됐다.
생명체 기능을 구현하는 핵심 물질인 단백질은 아미노산이라는 개별 단위가 조합돼 만들어진다. 인체는 생존에 필요한 대부분의 아미노산을 스스로 합성할 수 있지만 9가지 필수 아미노산은 전적으로 음식을 통해 섭취해야 한다. 필수 아미노산이 장기간 결핍되면 몸의 전반적인 단백질 균형, 근육 유지, 생리적 기능에 악영향을 미친다.
단백질이 풍부한 육류를 먹지 않는 비건은 식단에서 일일 권장 단백질 섭취량을 식물성 단백질로 채워야 한다. 연구팀은 비건들이 충분한 단백질과 필수 아미노산을 섭취하고 있는지 알아보는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팀은 뉴질랜드에서 오랜 기간 비건으로 살고 있는 사람 193명이 4일간 상세하게 작성한 식단을 분석했다. 미국 농무부와 뉴질랜드 음식 데이터베이스의 정보를 사용해 참가자들의 아미노산 섭취량을 계산한 결과 참가자의 약 4분의 3이 일일 총 단백질 요구량을 충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식품의 소화율을 고려하자 전체 참가자의 약 절반이 필수 아미노산인 라이신과 류신의 일일 요구량을 충족하지 못했다.
연구팀은 “비건 식단의 단백질 섭취에 대한 기존 연구는 단백질 속 아미노산의 종류나 식품의 소화율 등이 고려되지 않았다”며 “상당수의 식물성 식품은 일반적으로 신체에 흡수돼 활용되는 아미노산 양이 상대적으로 적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가 먹는 모든 음식이 몸에서 완전히 흡수돼 활용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비건이 충분한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일 단백질 섭취 요구량을 충족한다고 해서 반드시 필수 아미노산 요구량을 충족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연구팀은 라이신과 류신의 공급원으로 렌틸콩과 병아리콩 같은 콩류, 견과류, 씨앗류를 추천했다.
건강한 비건이 되려면 필수 아미노산 외에 일부 무기질과 비타민 섭취에도 신경 써야 한다. 2022년 이지현 부산대 식품영양학과 교수 팀은 2016∼2018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20대 여성 912명의 영양소 섭취량을 분석한 논문에서 “채식 위주의 식사를 하는 20대 여성은 칼슘과 철분, 비타민 A·C가 풍부한 식품 섭취를 권장한다”고 밝혔다. 동물성 식품에 풍부한 비타민 B₁₂도 비건 식단에서 부족하기 쉬운 대표적인 영양소다. B₁₂ 결핍은 뇌신경 손상 등을 일으킬 수 있다. 독일에서는 비건들에게 보충제 등을 통한 B₁₂ 섭취를 권고하고 있다.
이병구 동아사이언스 기자 2bottle9@donga.com
일일 총 단백질 요구량 충족해도 신체에 흡수되는 아미노산 적어
장기간 결핍 땐 근육유지 등 영향
식단서 콩류-견과류 양 늘리고 비타민 B₁₂는 보충제로 섭취를

동물 복지와 환경 보전 등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동물의 희생을 줄일 수 있는 비건(vegan) 문화가 확산하고 있다. 흔히 채식주의자로 대표되는 비건은 식생활 기준에 따라 여러 단계로 나뉘지만 보통 동물성 성분이 함유된 제품 소비를 피한다. 국내에서도 비건 인구가 증가하면서 비건을 위한 식품이나 화장품 개발이 활발하다. 비건 식단은 동물성 식품인 육류와 유제품을 먹지 않으면서도 단백질 등 필수 영양소가 부족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관건이다.
비 쉐 퍼트리샤 소 뉴질랜드 매시대 리뎃연구소 연구원 팀은 뉴질랜드에서 장기간 비건으로 사는 사람들이 매일 단백질을 권장량 이상으로 섭취하더라도 식품의 소화율을 고려한 결과 상당수가 필수 아미노산인 ‘라이신’과 ‘류신’을 충분히 섭취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 결과는 16일(현지 시간)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에 공개됐다.
생명체 기능을 구현하는 핵심 물질인 단백질은 아미노산이라는 개별 단위가 조합돼 만들어진다. 인체는 생존에 필요한 대부분의 아미노산을 스스로 합성할 수 있지만 9가지 필수 아미노산은 전적으로 음식을 통해 섭취해야 한다. 필수 아미노산이 장기간 결핍되면 몸의 전반적인 단백질 균형, 근육 유지, 생리적 기능에 악영향을 미친다.
단백질이 풍부한 육류를 먹지 않는 비건은 식단에서 일일 권장 단백질 섭취량을 식물성 단백질로 채워야 한다. 연구팀은 비건들이 충분한 단백질과 필수 아미노산을 섭취하고 있는지 알아보는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팀은 뉴질랜드에서 오랜 기간 비건으로 살고 있는 사람 193명이 4일간 상세하게 작성한 식단을 분석했다. 미국 농무부와 뉴질랜드 음식 데이터베이스의 정보를 사용해 참가자들의 아미노산 섭취량을 계산한 결과 참가자의 약 4분의 3이 일일 총 단백질 요구량을 충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식품의 소화율을 고려하자 전체 참가자의 약 절반이 필수 아미노산인 라이신과 류신의 일일 요구량을 충족하지 못했다.
연구팀은 “비건 식단의 단백질 섭취에 대한 기존 연구는 단백질 속 아미노산의 종류나 식품의 소화율 등이 고려되지 않았다”며 “상당수의 식물성 식품은 일반적으로 신체에 흡수돼 활용되는 아미노산 양이 상대적으로 적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가 먹는 모든 음식이 몸에서 완전히 흡수돼 활용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비건이 충분한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일 단백질 섭취 요구량을 충족한다고 해서 반드시 필수 아미노산 요구량을 충족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연구팀은 라이신과 류신의 공급원으로 렌틸콩과 병아리콩 같은 콩류, 견과류, 씨앗류를 추천했다.
건강한 비건이 되려면 필수 아미노산 외에 일부 무기질과 비타민 섭취에도 신경 써야 한다. 2022년 이지현 부산대 식품영양학과 교수 팀은 2016∼2018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20대 여성 912명의 영양소 섭취량을 분석한 논문에서 “채식 위주의 식사를 하는 20대 여성은 칼슘과 철분, 비타민 A·C가 풍부한 식품 섭취를 권장한다”고 밝혔다. 동물성 식품에 풍부한 비타민 B₁₂도 비건 식단에서 부족하기 쉬운 대표적인 영양소다. B₁₂ 결핍은 뇌신경 손상 등을 일으킬 수 있다. 독일에서는 비건들에게 보충제 등을 통한 B₁₂ 섭취를 권고하고 있다.
이병구 동아사이언스 기자 2bottle9@donga.com
비즈N 탑기사
- ‘책 출간’ 한동훈, 정계 복귀 움직임에 테마株 강세
- 조선 후기 화가 신명연 ‘화훼도 병풍’ 기념우표 발행
- 붕괴 교량과 동일·유사 공법 3곳 공사 전면 중지
- 명동 ‘위조 명품’ 판매 일당 덜미…SNS로 관광객 속였다
- “나대는 것 같아 안올렸는데”…기안84 ‘100 챌린지’ 뭐길래
- ‘전참시’ 이연희, 득녀 5개월만 복귀 일상…아침 산책+운동 루틴
- 국내 기술로 개발한 ‘한국형 잠수함’ 기념우표 발행
- ‘아파트 지하주차장서 음주운전’ 인천시의원 송치
- 학령인구 감소 탓에 도심지 초교마저 학급 편성 ‘비상’
- 상속인 행세하며 100억 원 갈취한 사기꾼 일당 붙잡혀
- 대장내시경 시술 후 부작용 발생 가능성, 최대 45배 증가
- 보험대리점 해킹으로 1107명 정보 유출…“비밀번호 바꿔야”
- 경기 나빠도 명품 주얼리·시계는 ‘훨훨’…百, 매장 4배로 늘리고 브랜드 확대
- “맡겨봤자 쥐꼬리” 너도나도 예금 깬다…예금계좌 5년來 최소
- ‘강남 29채의 역설’… 분상제 피하려다 공매行
- 건설현장 근로자 7명 중 1명은 외국인…84% 조선족
- 지방 집값 양극화…세종·청주 ‘고공행진’ 광주·대구 ‘침체’
- 한화호텔, 매출 2조 급식업체 ‘아워홈’ 품었다
- “한강뷰에도 급이 있다”… HDC현산, 전세대 ‘2면 한강 조망+2.5m 창호’ 승부수
- “젊다고 방심은 금물…대장암, 더 공격적으로 찾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