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혈관에 좋은 HDL콜레스테롤, ○○○ 위험은 되레 높인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25-02-11 15:41 수정 2025-02-11 16:22

건강과 질병에서 콜레스테롤의 역할에 대해 우리가 가지고 있던 고정 관념에 중요한 의문을 제기하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흔히 좋은 콜레스테롤로 알려진 HDL(고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HDL-C)이 실명을 부르는 녹내장 위험을 높이는 반면, 건강에 부정적인 것으로 여겨지는 LDL(저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LDL-C)은 녹내장 위험 감소와 관련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질의 일종인 콜레스테롤은 세포를 둘러싸는 세포막의 구성성분이다. 혈중 단백질과의 결합 정도에 따라 중성지방, HDL 콜레스테롤, LDL 콜레스테롤로 나뉜다. HDL 콜레스테롤은 혈류에서 다른 형태의 콜레스테롤을 제거하는 데 도움을 주기에 ‘좋은 콜레스테롤’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반면 LDL 콜레스테롤은 동맥벽에 축적 돼 동맥 경화를 일으킬 수 있어 ‘나쁜 콜레스테롤’로 불린다. 하지만 이번 연구 결과는 이런 별명이 안구 건강에선 통용되지 않음을 시사한다.
중국 중산 대학교 부속 안과센터 연구진은 영국 UK 바이오뱅크 연구에 등록한 40~69세 성인 40만 229명을 대상으로 혈청 지질 측정치와 녹내장과의 연관성을 조사했다. 녹내장은 뇌와 눈을 연결하는 시신경이 손상되어 영구적으로 시력을 잃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주된 요인은 안압 상승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안압 외에 혈액 내 지방 대사를 포함한 다른 신체적 과정이 녹내장 발생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오래전부터 연구하고 있다.
14.44년의 추적 관찰 기간에 6868명(1.72%)이 녹내장 진단을 받았다. 분석 결과 H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을수록 녹내장 위험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HDL 콜레스테롤 수치가 가장 높은 참가자들은 이 수치가 가장 낮은 이들에 비해 녹내장 발병 위험이 10% 더 높았다. 또한 이 수치가 기준치(표준편차)만큼 증가할 때마다 녹내장 발병 위험이 5% 증가했다. 이러한 연관성은 55세 이상 남성에게서 강하게 나타났다.

주목할 점은 LDL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수치가 가장 높은 참가자들은 이 수치가 가장 낮은 사람들에 비해 녹내장 발병 위험이 각각 8%, 14% 낮았다 것이다. 또한 일반적으로 건강에 유익하지 않다고 여겨지는 LDL 콜레스테롤, 총 콜레스테롤, 중성지방이 표준편차만큼 증가할 때마다 발병 위험이 각각 4%, 3% 4% 더 낮아졌다.
이 같은 결과는 기존의 의학적 관점을 완전히 뒤집는다. 그러나 유전자 분석 결과, 이러한 지질(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이 직접적인 보호 효과를 제공한다는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 이는 이러한 연관성이 다른 요인들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다만 유전적 요인의 연관성은 확인했다. 콜레스테롤 수치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적 표지를 분석한 결과 HDL-C 수치가 유전적으로 높은 경향이 있는 사람들 또한 녹내장 위험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유전적 증거는 HDL 콜레스테롤과 녹내장 위험 간의 실제적인 연관성을 강화한다.
나이 또한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혈중 LDL 콜레스테롤과 녹내장 간의 연관성은 55세 이상에서만 나타났으며, 이는 나이에 따른 변화가 콜레스테롤이 안구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좌우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남녀 간 차이점도 발견했다. 노인 참가자의 경우, HDL 수치가 높을수록 녹내장 위험이 증가하는 경향은 고령 남성에서만 관찰되었다. 반대로 LDL과 총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으면 여성에게서만 보호 효과를 보였다.
영국 안과학회지(British Journal of Ophthalmology)에 게재된 이번 연구 결과는 데이터 규모가 크고 장기간 추적 관찰을 통해 얻은 것이어서 매우 의미가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HDL 콜레스테롤이 심혈관 건강 개선에 중요하다는 사실은 여전히 유효하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안구 질환에 있어서는 전혀 다른 시각으로 접근할 필요성을 제기했다.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비즈N 탑기사
- ‘책 출간’ 한동훈, 정계 복귀 움직임에 테마株 강세
- 조선 후기 화가 신명연 ‘화훼도 병풍’ 기념우표 발행
- 붕괴 교량과 동일·유사 공법 3곳 공사 전면 중지
- 명동 ‘위조 명품’ 판매 일당 덜미…SNS로 관광객 속였다
- “나대는 것 같아 안올렸는데”…기안84 ‘100 챌린지’ 뭐길래
- ‘전참시’ 이연희, 득녀 5개월만 복귀 일상…아침 산책+운동 루틴
- 국내 기술로 개발한 ‘한국형 잠수함’ 기념우표 발행
- ‘아파트 지하주차장서 음주운전’ 인천시의원 송치
- 학령인구 감소 탓에 도심지 초교마저 학급 편성 ‘비상’
- 상속인 행세하며 100억 원 갈취한 사기꾼 일당 붙잡혀
- [자동차와 法] 주요국의 자율주행차 관련 법·제도 현황 살펴보니
- 직장인 64.7% “올해 연봉 협상 결과 불만족”
- “월급 벌써 다 쓰고 없다”…벌이는 그대로인데, 지출 확 늘어난 한국인들
- 갤S25 울트라, 美 컨슈머리포트 스마트폰 평가서 ‘1위’
- 울산 관광, 한곳서 예약하면 최대 20% 할인
- ‘책 출간’ 한동훈, 정계 복귀 움직임에 테마株 강세
- 이 ‘테스트’ 1분만 하면 오래 살지 알 수 있다?
- 기업회생 절차 홈플러스, ‘홈플런’ 할인 1주 연장
- 동해와 태평양을 잇는 해협에 보석같은 어화(漁火)[전승훈 기자의 아트로드]
- “탁 트인 바다·드넓은 들판에서 봄 기운 만끽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