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증상 젊은층 조용한 전파… 걷잡을 수 없는 수도권 확산세

김상운 기자 , 강동웅 기자 , 박창규 기자

입력 2020-11-23 03:00:00 수정 2020-11-23 11: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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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수도권 24일부터 2단계로 격상

“이번 고비를 넘지 못하면 세계 각국이 겪고 있는 대규모 재유행의 길로 들어설 수 있다.”

22일 정세균 국무총리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유럽이나 미국처럼 통제가 어려운 상태로 빠질 수 있다며 이렇게 밝혔다. 중대본은 최근의 코로나19 3차 유행이 올 2, 3월 유행보다 훨씬 큰 규모로 확산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수도권에 대해 사회적 거리 두기 1.5단계를 시행한 지 사흘 만에 2단계 격상을 결정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인구가 밀집한 수도권에서 젊은층 위주로 코로나19가 퍼져 1, 2차 유행보다 심각한 대규모 유행으로 번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 수도권 20대 감염이 불안 요인

수도권 인구(2603만2007명)는 올 2, 3월 코로나19 1차 유행의 진원지였던 대구경북(506만3934명)의 5배가 넘는다. 인구만 놓고 볼 땐 수도권 감염 위험도가 5배가량 더 높은 것이다. 22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최근 1주간(16∼22일) 수도권에서는 하루 평균 188.9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2단계 기준(200명)의 94.5%에 이른다. 22일 신규 지역감염자(302명)의 72.5%(219명)가 수도권에 몰려 있다.

20일 서울의 신규 확진자는 156명으로 국내에서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이후 가장 많았다.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와 광복절 광화문 집회 관련 확진자가 쏟아졌던 8월 26일의 154명을 넘어선 것이다. 확진자 1명이 감염시키는 인원을 나타내는 지표인 감염재생산지수는 2주 전 1.1에서 지난주 1.6으로 높아졌다.

특히 카페, 학원 등 일상 생활공간에서 n차 확산이 일어나 ‘어디서나 감염될 수 있다’는 불안이 커지고 있다. 경기 용인시 기흥구 키즈카페에선 이용자를 중심으로 가정, 유치원, 태권도장으로 감염이 확산돼 22일 8명이 추가 확진됐다. 19일 카페 사장과 직원이 첫 확진 판정을 받은 후 누적 확진자는 34명으로 늘었다. 수도권에선 특히 젊은층을 중심으로 한 집단감염이 최근 잇따르고 있다. 젊은층은 감염돼도 무증상이거나 경증인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지역사회에서 지속적으로 ‘숨은 전파’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방대본에 따르면 22일 신규 확진자의 연령대를 보면 20대가 65명(19.7%)으로 가장 많다. 전날에는 20대에서 108명의 확진자가 나와 모든 연령대에서 유일하게 100명을 넘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2차 유행 당시 하루 확진자 441명이 발생해 정점을 찍은 8월 27일엔 20대 환자가 52명이었다. 방대본 관계자는 “올 5월 서울 용산구 이태원 클럽 집단 감염보다 20대 확진자가 더 많이 나오고 있어 우려스럽다”고 했다.

○ 2단계 효과도 제한적 우려

24일부터 적용되는 수도권 2단계 조치는 거리 두기 체계가 개편되기 전인 8월 30일부터 보름간 수도권에 적용된 ‘강화된 2단계(2.5단계)’ 조치와 비슷한 수준이다. 이번 2단계나 8∼9월 2.5단계 조치 모두 일부 고위험시설에 대한 영업 중단과 영업시간 제한 조치가 이뤄진다. 8월 2.5단계 조치 땐 유흥주점, 콜라텍, 단란주점 등 유흥시설뿐 아니라 노래방, 실내스탠딩공연장, 대형학원, 뷔페, PC방 등 12개 업종에 대해 집합 금지 조치가 내려졌다. 하지만 이번 2단계 조치에선 유흥시설 5종만 영업이 중단된다. 영업 중단 업종이 줄어든 것이다. 그 대신 이번 2단계에선 방문판매와 실내스탠딩공연장, 노래방의 경우 오후 9시 이후엔 문을 닫아야 한다.

카페에 대한 영업시간 제한 조치는 범위가 더 넓어졌다. 과거 2.5단계 땐 스타벅스 등 프랜차이즈형 커피 전문점에 한해 영업시간에 관계없이 포장·배달 판매만 허용했는데 이번 2단계 조치에선 프랜차이즈 전문점뿐 아니라 동네 커피숍 등 모든 카페에 대해 같은 수준의 조치가 적용된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수도권 거리 두기 2단계 격상이 코로나19 확산세를 줄이는 데는 도움이 되겠지만, 과거 2.5단계 시행과 같은 효과를 거두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지역사회에서 확산이 폭넓게 이뤄진 데다 기온마저 떨어지고 있어 바이러스 확산에 적합한 환경이 됐기 때문이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미 확산세에 가속도가 붙은 상황이라 거리 두기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며 “상당 기간 일일 확진자가 100명 아래로 떨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김상운 sukim@donga.com·강동웅·박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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