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시민이 주도하는 ‘D방역’으로 새 방역모델 만든다

대구=명민준 기자

입력 2020-09-29 03:00:00 수정 2020-09-29 16: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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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11일까지 특별방역기간 설정
강제방역 대신 시민들에게 맡겨
국공립시설도 추석기간에 운영 실험… 성공 땐 생활방역 모델로 떠오를 듯


28일 대구 서구 중리동 녹지공원 그린웨이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주민들이 건강체조를 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25일 남구 영선초교에서 남구청 직원들이 등교생들에게 마스크 착용 캠페인을 하는 모습. 대구 서구, 남구 제공
“대구시민이 최강 백신입니다.”

대구 도심 곳곳에 붙어 있는 현수막 문구다. 대구시가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자발적 방역 체계를 갖췄다는 판단에 만든 캐치프레이즈다. 한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가 컸던 대구가 K방역 선도 도시를 넘어 업그레이드된 새로운 모델 ‘D(대구)방역’을 구축하고 있다.


● 마스크 착용, 사회적 거리 두기 일상화의 힘


대구 서구 중리동에 사는 김성진 씨(65) 가족은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가 습관이 됐다. 집 안에는 개인위생수칙을 꼭 실천하겠다는 다짐을 크게 적은 종이도 붙었다. 김 씨는 “네 살 손자에게 마스크 없이는 외출할 수 없다고 매일 강조한다. 안전한 세상을 다시 돌려주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D방역은 정부의 강제적 조치가 아닌 시민과 기관의 자발적인 참여로 효과를 극대화시키는 것이 핵심이다. 달서구 한결요양병원은 대구지역 70여 개 요양병원 가운데 코로나19 확진자가 단 1명도 나오지 않았다. 대면회의를 없애고 하루 세 차례 시간을 나눠 식당을 운영하는 등 사태 초기 자체 감염 관리 시스템을 도입한 덕분이다.

서구 푸른회식당은 최근 일반 음식점에서 보기 드문 체온열감지기를 설치했다. 음식물을 섭취할 때 외에는 가급적 마스크를 벗지 않도록 안내한다. 황영준 대표(68)는 “코로나19 안심 식당으로 소문이 나면서 믿고 찾는 손님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전통시장 상인들은 ‘우리 먼저 마스크 쓰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 김영오 대구시 상인연합회장은 “상인들이 먼저 마스크를 써야 손님들도 오지 않겠나. 시장별로 방역단을 구성하고 수시로 감염예방 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계명대 총학생회는 이번 추석 때 매년 마련했던 귀향버스를 운영하지 않는다. 그 대신 기숙사에 머무는 학생들에게 추석 당일 도시락을 제공한다. 손현동 총학생회장(25)은 “신청자가 많아 2시간 만에 준비한 1200인분이 마감됐다. 추석 고향 방문 자제에 동참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남구는 26개 초중고교에서 ‘마스크 쓰고(GO)’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조재구 남구청장은 “마스크는 자신을 지키는 방역의 최후 보루라는 점을 강조했다. 학생들이 솔선수범하고 있어 코로나19 확산세가 확연하게 줄었다”고 말했다.


● 시민들이 이끄는 D방역 시험 성공할까

대구시는 28일 0시부터 추석 연휴(9월 30일∼10월 4일)를 포함해 다음 달 11일까지를 특별방역기간으로 정했다. 먼저 그동안 운영을 중단했던 국공립 문화시설은 정원의 절반만 입장할 수 있다. 교회 등 종교시설의 예배도 허용했다. 다만 소모임과 행사, 식사는 금지한다.

대구시는 추석 특별방역기간 실험으로 시민들의 생활방역에 기초한 D방역의 새 모델을 구축할 예정이다. 이미 효과를 어느 정도 거두고 있다는 판단에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겼다. 7월 4일 중구의 한 연기학원에서 확진자 10여 명이 나오면서 재확산 우려가 컸지만 추가 피해는 없었다. 이날 이후부터 지난달 15일까지 43일간 지역 감염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최근 수도권에서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지만 아직 대구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대구에는 15∼28일 신규 확진은 모두 17명이다. 15, 21, 22, 25, 27, 28일은 추가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다. 최근 택시운전사가 확진됐지만 승객 146명 가운데 1명만 감염됐는데, 시민들의 자발적인 마스크 착용 효과가 컸던 것으로 보인다.

김종연 대구시 공공보건의료지원단장은 “지난달 광화문 집회 이후 대구에서도 몇 차례 집단 감염 위험이 있었지만 시민들이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켜준 덕에 큰 피해를 막았다”며 “앞으로 코로나19 방역은 시민들이 스스로 마스크를 잘 착용하고, 개인위생수칙을 철저하게 지키는 실천에서 나온다. 성숙한 시민의식이 D방역의 효과를 크게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대구=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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