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버거운 아이들, 걱정대로 터졌다…부모들 “어쩌라고”

뉴스1

입력 2020-09-25 15:08:00 수정 2020-09-25 16:5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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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광주 북구 양산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새마을부녀회원들과 목련 프로젝트 어린이집 원생들이 추석 명절을 앞두고 관내 어려운 이웃 50세대에 전달할 송편을 빚고 있다.(광주북구 제공) 2020.9.22/뉴스1 © News1 정다움 기자

“3주 넘게 집에 있던 6살 아이가 요즘 어린이집 가겠다고 성화인데…요즘 상황을 보면 언제 어떻게 감염될지 몰라 보낼 수가 없네요.”(주부 이수현씨·39·서울 강동구)

서울 어린이집이 불안하다. 원아·교사의 잇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 영향으로 집단감염이 속출하고 있어서다. 또다시 자녀의 등원을 미룬 학부모는 피로감을, 어쩔 수 없이 자녀를 어린이집에 보내는 맞벌이는 불안감과 분노를 삼키고 있다.

25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강서구의 발산대우주어린이집과 관악구 사랑나무어린이집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이날 0시 기준 강서구 어린이집 관련 코로나19 확진자는 총 14명이다. 해당 어린이집 내에서는 원아 2명과 교직원 3명이 감염됐다. 또 이들 확진자의 가족과 지인 9명이 확진됐다.

최초 확진자는 어린이집 내 배식·돌봄 담당 보육교사 A씨다. 그는 동대문구에서 열린 성경공부모임에 참석했다가 감염된 것으로 알려졌다.

관악구 어린이집 관련 확진자는 총 6명이다. 원아 1명과 어린이집 관계자 4명, 확진자의 가족 1명 등이다. 첫 감염자는 어린이집 조리사 B씨로 추정된다.

그동안 어린이집은 코로나19 집단감염 위험성이 큰 장소로 꼽혔다. 어린 원아들은 장시간 올바른 마스크 착용이 어려운데다 비교적 좁은 공간에 많은 원아와 교직원이 몰려 있어 외부로부터 바이러스가 유입될 경우 빠르게 확산할 수 있어서다. 특히 식사 시간과 양치 등 화장실 이용 때 감염 우려가 크다는 예상도 많았다.

강서·관악구 어린이집에서도 이런 우려는 현실이 됐다. 서울시에 따르면 강서구 어린이집 원아들은 마스크 착용에 소홀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또 두 어린이집 모두 ‘가정 어린이집’이라는 특성상 규모가 작아 거리두기가 쉽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박유미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역학조사상 (관악구) 어린이집에서는 거실 내에서 함께 식사하고 화장실 등을 공동 사용해 감염 위험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잇단 어린이집발 확진에 학부모들은 등원 자제로 돌아섰다. 이수현씨는 “아이가 어린이집에 가길 원했고 저도 오랜 집콕에 힘들었지만 (계속되는 확진 보도에) 감염 걱정을 떨치기 어렵다”며 “추석연휴 지나서도 좀 더 추이를 지켜보다 보내려고 한다”고 했다.

주부 박진영씨(35·가명)도 “아이가 오랫동안 마스크를 쓰는 것을 버거워한다”며 “어린이집만 오가더라도 감염이 될 수 있는 상황이니 확진자 수가 30~40명대로 떨어지기 전까지는 안 보낼 수밖에 없겠다”며 한숨을 쉬었다.

맞벌이들은 분노가 컸다. 5살 자녀를 어린이집에 보내는 직장인 이지수씨(40)는 “강서구 어린이집 집단감염은 성경모임을 다녀온 교직원에게서 비롯됐다는 보도를 봤다”며 “어른들이 조심하지 않으면 곧바로 아이들과 가족들까지 줄줄이 피해가 간다. 정부에서 하지 말라는 것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어린이집 교사들도 방역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보육교사 A씨는 “아이들이 최대한 원내에서 거리두기와 올바른 마스크 착용을 하도록 지도하고 있지만 잠깐만 한눈을 팔아도 서로 붙어서 놀거나 마스크가 코 아래로 내려가 있다”며 “어린 아이들을 통제하기가 쉽지는 않다”고 했다.

전문가들이 말하는 가장 효과적인 예방법은 결국 기본적인 개인방역 수칙 준수다. 학부모들과 어린이집 관계자들 어린 아이들이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도해야 한다. 올바른 마스크 착용으로 추가 확진을 막았던 경북 경산의 한 유치원 사례를 반복적으로 소개하며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도 좋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학부모·어린이집 관계자들의 외부 모임 자제와 비교적 접촉 가능성이 적고 안전한 가정보육도 권장한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어린이집에 등원을 하면 그 자체로 사실상 위험의 시작이 된다”며 “어린이들의 경우 어른들에 비해 관리가 어렵고 교사들의 경우 가르치는 것만 하더라도 쉽지 않으니 정부에서 따로 환경관리를 전담하는 분을 지정해서 마스크착용을 관리하고 현장 모니터링을 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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