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콜센터 추가 감염 ‘0’… 1명 확진후 ‘직원 1989명 전원 음성’ 비결은

부천=김태성 기자 , 고도예 기자

입력 2020-06-03 03:00:00 수정 2020-06-03 10: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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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칸씩 띄워앉고 ‘안심 가림막’
층별 이동 제한… 승강기 따로
구내식당 문닫고 도시락 ‘혼밥’


2일 경기 부천ㄴ시 유베이스타워 콜센터의 한 사무실에서 상담원들이 마스크를 쓴 채 고객이 걸어온 전화를 받고 있다. 상담원끼리 침이 튀지 않도록 책상 칸막이 위로 아크릴판을 덧댔다. 유베이스타워 콜센터 제공
《“마스크를 쓰고 있어 소리가 작게 들릴 수 있어요.”

2일 오후 경기 부천에 있는 유베이스타워 콜센터 5층. 상담원 A 씨는 고객들에게 이렇게 안내하며 전화를 받았다. 같은 사무실엔 직원 200명이 모두 마스크를 쓴 채 전화를 받고 있었다. 상담원들이 앉은 책상은 여느 콜센터와 풍경이 달랐다. 독서실처럼 칸막이로 나뉜 책상 위로 약 30cm 길이의 투명한 아크릴판이 덧대어졌다. 비말(침방울)이 튀지 않도록 조치한 것이다. 최근 쿠팡 부천 물류센터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한 가운데 지난달 26일 부천 유베이스타워 콜센터에서도 한 직원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상담원 등 직원 1989명이 진단 검사를 받은 결과 2일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관련 확진자가 166명 발생했던 서울 구로 콜센터와 달리, 이 콜센터는 ‘4가지 방역 수칙’을 잘 지켰기 때문에 추가 감염이 없었던 것으로 방역 당국은 보고 있다.》


○ ‘닭장 구조’ 바꾸고 층별 이동도 제한
부천 콜센터는 3월 말 사무실 구조부터 바꾸기 시작했다. 당시 구로 콜센터 집단 감염이 발생한 뒤 상담원들이 다닥다닥 붙어 앉는 콜센터의 ‘닭장 구조’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콜센터 관계자는 “가능한 한 상담원들이 한 칸씩 띄워 앉도록 했다”며 “침이 튀지 않게 기존 책상 칸막이에 아크릴판을 덧대 칸막이를 높였다”고 했다.


이 콜센터는 직원들이 자기 사무실이 아닌 층엔 갈 수 없도록 제한했다. 건물 곳곳마다 ‘근무 층 이외 다른 층에 출입하면 인사 조치 할 수 있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직원들이 목에 건 사원증엔 자신이 몇 층에서 근무하는지도 표시돼 있었다.

직원들은 사무실 층별로 서로 다른 엘리베이터를 이용하기도 했다. 콜센터 측은 다른 층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엘리베이터 등에서 밀접 접촉하는 걸 막으려고 내부 지침을 내렸다.

이날도 점심 식사 뒤 회사로 복귀하던 직원 10여 명은 건물 1층에서 일사불란하게 흩어졌다. 2, 3층 근무자는 계단을 이용했다. 4∼7층 근무자는 저층용 엘리베이터, 8∼11층 직원들은 고층용 엘리베이터 앞에 줄을 섰다. 엘리베이터에서도 ‘타 층 직원 탑승 금지. 적발되면 엄중 처벌’이란 안내문을 찾아볼 수 있었다.

여러 직원이 함께 이용하던 구내식당과 회의실 등은 모두 폐쇄됐다. 콜센터에서 근무한 지 1개월가량 됐다는 B 씨(37)는 “회사에서 각자 도시락을 준비해 ‘혼밥’(혼자 밥을 먹는 것)을 하라고 권유했다”며 “불편하고 심심하기도 하지만 감염을 막기 위해 방침을 따르고 있다”고 했다.
○ 확진 직원도 이상 증세 느끼자 즉각 신고
지난달 26일 처음 확진 판정을 받은 20대 상담원이 방역수칙을 잘 지킨 것도 집단 감염을 막는 데 크게 기여했다. 이 직원은 쿠팡 부천 물류센터에서 지난달 23, 24일 아르바이트를 했다. 25일 콜센터로 출근한 상담원은 근무 내내 마스크를 착용했고 동료들과 1m 이상 거리를 뒀다. 7층에서 근무하던 이 상담원은 회사 지침에 따라 저층용 엘리베이터만 이용했다.

출근 당일 오후 이 상담원은 기침이 나고 목이 아팠다고 한다. 이때도 상담원은 즉시 회사에 통보한 뒤 집으로 돌아가 신속하게 진단 검사를 받았다.

다른 직원들 역시 방역수칙을 충실히 따르고 있었다. 2일 둘러본 콜센터 건물 안팎에선 마스크를 쓰지 않은 직원을 찾을 수 없었다. 직원들은 인터뷰 때도 1m 이상 떨어져 거리를 유지했다. 직원 C 씨(41)는 “상담원이 마스크를 쓰면 아무래도 소리가 뭉개져 고객들이 불편해하긴 한다”며 “초기엔 상담원들이 마스크 착용에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지만 돌이켜 보면 코로나19 감염을 막기 위한 당연한 조치였다”고 했다.

부천=김태성 kts5710@donga.com / 고도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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