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복기간 최대 14일… 치사율, 메르스-사스보다는 낮은 수준

이미지 기자 , 위은지 기자

입력 2020-01-29 03:00 수정 2020-02-12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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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Q&A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 급격히 확산되면서 병의 정체에 대한 대중의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인터넷을 통해 잘못된 정보가 유포되면서 사회적 혼란을 키우고 있다. 우한 폐렴에 대한 과도한 불안이 독이 되고 있는 것. 우한 폐렴을 둘러싼 오해를 풀고 정확한 정보를 알 수 있도록 다양한 의문점을 Q&A 형식으로 정리해 봤다.

―우한 폐렴의 공식 명칭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인정한 공식 명칭은 ‘2019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2019 novel Corona virus infection)’이다. 2019년에 발견된 새로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라는 뜻으로 약칭은 ‘2019-nCov’라고 쓴다. 언론에서 약칭으로 많이 쓰는 ‘우한 폐렴’은 지난해 12월 8일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서 병이 시작돼 이곳 주민들이 집단 발병을 일으켰기 때문에 붙은 별칭이다. WHO는 회원국들의 의견을 모아 2013년부터 신종 감염병 이름에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의 중증(重症·severe)처럼 기준이 애매한 수식어를 쓰지 않기로 했다. 또 2012년 처음 발견된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를 마지막으로 지역명도 공식 명칭에는 붙이지 않는다.”

―증상이 없어도 폐렴에 걸렸을 수 있나.

“가래나 기침과 같은 호흡기 증상이 없어도 우한 폐렴에 걸렸을 수 있다. 국내 2번 확진환자도 입국 당시에는 열만 있었지만 나중에 호흡기 증상이 나타났다. 세계적인 의학저널 ‘랜싯(Lancet)’에 실린 ‘2019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감염력’ 논문에 따르면 조사 대상인 우한 폐렴 환자 41명 대부분(98%)에게 발열 증상이 나타났다. 기침은 조사 대상 4명 중 3명에게 나타났고, 가래 증상 환자는 4명 중 1명에 불과했다.”

―우한 폐렴의 전파력과 치사율은….

“감염병 환자 1명이 얼마나 많은 사람을 감염시킬 수 있는지 측정한 수치가 ‘감염병 재생산지수’다. 23일 WHO는 우한 폐렴의 재생산지수를 1.4∼2.5로 추정했다. 우한 폐렴 환자 1명이 최대 2명 이상의 추가 환자를 낳을 수 있다는 뜻이다. 임피리얼칼리지런던 연구팀은 25일 우한 폐렴의 재생산지수를 2.1∼3.5로 추산했다. 같은 날 중국 의학계는 2.3∼5 수치를 내놓았다. 앞서 사스나 메르스는 재생산지수가 각각 2∼5, 1 미만으로 측정됐다. 우한 폐렴의 전파력이 사스와 비슷하거나 그보다 높은 셈이다. 춘제(중국 설)를 맞아 중국 내 유동인구가 최근 급격히 늘어난 것도 우한 폐렴 전파력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질병관리본부(질본)가 28일 오전 9시 공개한 통계에 따르면 우한 폐렴 치사율은 약 2.3%. 아직까지는 사스나 메르스보다 낮다. 그러나 확진환자가 중국에서 급증하고 있는 데다 해외로도 계속 번지는 양상이어서 우한 폐렴 치사율이 낮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입국 과정에서 완벽히 걸러낼 수 없나.

“현재 중국 전역에서 오는 입국자들에게 ‘건강상태 질문서’를 공항 검역 단계에서 제출받고 있다. 건강상태 질문서에는 최근 21일간 방문한 국가명과 발열, 오한, 두통 등 증상 유무를 적게 돼있다. 검역관들은 중국에서 들어온 입국자들의 체온을 일일이 확인하고 있다. 고열이 있거나 호흡기 증상이 있는 입국자는 의료진이 있는 별도 공간에서 후베이성 방문 여부 등을 조사받게 된다. 후베이성을 방문한 것이 확인되면 바로 의사환자로 분류된다. 이후 수도권 내 국가지정 격리병상이 있는 병원으로 이송된다. 현재는 공항에서 타액 검사를 하지 않는다. 다만 앞으로 확진환자 수가 늘어나면 공항에서 바로 검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그러나 바이러스 감염에 따른 증상이 나타나기 전인 ‘잠복기’ 환자는 입국 검역을 통과할 수 있다. 공항 입국 검역에서는 발열 등 증상이 있는지에 따라 격리 검사 대상을 선정하기 때문이다. 통상 호흡기 감염병의 잠복 기간은 최대 14일이다. 증상이 나타났어도 37.5도 미만의 미열이거나 가벼운 인후통만 있으면 검역에 걸리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입국 이후 발열과 호흡기 증상이 나타나면 반드시 질본 콜센터(1339)나 지역 보건소에 신고해야 한다. 병원도 진료 과정에서 의심환자를 신고할 수 있다. 병원 전산망에 뜨는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DUR)를 통해 환자의 우한 여행 여부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증상 환자로부터 병이 옮을 수 있나.

“일반적으로 바이러스 감염병의 잠복기에는 다른 사람에게 전염될 가능성은 없다. 바이러스가 몸 안에서 충분히 증폭해야 염증이 생기면서 증상도 나타나고 분비물을 통해 외부로 배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중국에서 증상이 없는데도 주변 사람을 감염시킨 것으로 보이는 사례들이 전해졌다. 질본은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근거 자료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질본 관계자는 28일 중국이 근거를 제시하면 과학계가 검증할 것이고 그런 경우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인 입국 금지 가능한가.

“법적으로는 가능하다. 출입국관리법에 따라 감염병 환자, 마약류 중독자, 그 밖에 공중위생상 위해를 끼칠 염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사람은 법무부 장관이 입국을 금지할 수 있다. 검역법에도 공중위생상 큰 위해를 끼칠 염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외국인 감염병 환자나 의심자에 대한 입국 금지를 보건복지부 장관이 법무부 장관에게 요청할 수 있다. 하지만 특정 국가 출신을 완전히 차단하는 건 외교 관례 등을 감안할 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WHO 차원에서 위기 상황이 발생하면 감염병 발생 국가 출국자의 입국을 제한할 수 있지만 아주 예외적인 경우다. 2014년 아프리카 국가들에서 에볼라바이러스가 유행했을 때에도 북한 등 일부 국가가 발병 국가 국민에 대한 입국 금지 조치를 내렸다(이번에도 북한은 중국인 입국을 금지했다). 하지만 대부분 자국 대처 능력이 열악하기 때문이었다. WHO는 ‘국경 폐쇄나 여행·무역 제한 시 비공식적인 국경 이동을 유발해 오히려 감염병 확산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도 현재로서는 관련 조치를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격리 중 검사는 어떻게 하나.

“감염 가능성이 높은 환자로 확인되면 국가지정 격리병동으로 이송돼 바이러스 검사를 받는다. 목구멍과 콧구멍 깊은 곳에 면봉을 넣어 점액을 채취한다. 이 점액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진단키트에 올리면 바이러스가 복제를 일으킨다. 이 복제된 바이러스를 보고 해당 바이러스가 맞는지 아닌지 판단한다. 질본은 최근 더 밝혀진 바이러스 정보를 바탕으로 새로운 진단키트를 개발해 전국 연구소 등에 배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점액에서 채취한 바이러스 샘플을 올려서 복제가 일어나기만 해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맞는지 확인할 수 있는 키트다. 복제가 일어나면 해당 바이러스가 검출됐다는 뜻으로 우한 폐렴 환자, 복제되지 않으면 우한 폐렴 환자가 아니다.”


―일시적으로 군 입대가 연기된다고 하는데….


“모두 연기되는 건 아니다. 병무청은 중국을 다녀온 사람들의 입영을 연기한다고 28일 밝혔다. 입영 통지를 받은 현역병 입영·병역 판정검사 대상자, 사회복무요원 소집 대상자들 중 입국 14일 이내 발열과 기침 증상이 나타난 경우에는 적극적으로 입영을 연기하라고 병무청은 권고했다. 최근 중국을 방문했거나 방문객과 접촉한 입영 대상자 중에서도 본인이 원하면 연기할 수 있다. 병무민원상담소나 지방병무청 고객지원과를 통해 확인과 신청이 가능하다.”

이미지 image@donga.com·위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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