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한의 메디컬 리포트]계단 함부로 오르지 말라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입력 2019-04-25 03:00:00 수정 2019-04-25 11:03:20


실제로 15분 동안 계단을 오르면 30분 걷기와 같은 운동 효과를 볼 수 있어 체중 관리에 효과적이다. 더구나 계단 오르기는 근력운동뿐만 아니라 유산소운동을 통해 폐활량을 늘려 심폐 지구력을 기를 수 있다. 또 계단을 올라갈 때 대퇴사두근(허벅지 앞쪽 근육)과 골반의 운동 범위가 크기 때문에 평지에서 걷는 것보다 더 많은 에너지가 소모된다. 계단 오르기를 5분 동안 하면 수영을 5분간 하는 것과 맞먹는 40Cal의 열량이 소비된다.
최근엔 100세 건강을 위해 일부러 자가용을 팔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분들이 많다. 또 내려야 할 버스정류장보다 앞선 정류장에서 미리 하차해 걷기운동을 하는 이들도 있다. 여기에다 계단 오르기를 병행하면 상당한 운동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건강한 무릎을 가진 사람에게 해당하는 얘기다. 계단 오르기를 하면서 무릎 부위나 허벅지 근육에 통증을 느낀 적은 없었나. 통증이 있는데도 무릎이 주는 경고를 무시하고 지금도 계단을 오르내리는 사람은 없는가.
계단을 올라갈 때는 체중의 3배, 내려올 때는 체중의 5배 정도 무릎에 하중이 실린다. 내려갈 때보다 덜하지만 올라갈 때도 무릎이 견뎌야 할 하중이 상당히 큰 셈이다. 특히 무릎을 굽히는 각도가 클수록 무릎 하중은 더욱 커진다. 한 논문에 따르면 평소 걷기를 할 때 무릎 주변 근육에 전달되는 하중이 76kg이라면 계단을 오를 때 무릎 굽히는 각도가 30도인 경우 무릎 주변 근육에 전달되는 하중은 무려 357kg으로 5배 가까이 무거워진다.
이 때문에 국내에 내로라하는 무릎 전문가들은 계단을 오르는 것을 경고한다. 지금까지 8만여 명의 무릎 수술과 내시경 시술을 해온 Y병원의 고모 원장은 “허벅지 근육이 약한 사람이 계단을 오르다가 다치는 경우가 있다”며 “하중을 받쳐주는 근력을 키운 뒤 계단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즉, 계단을 오르는 것으로 근력을 키우지 말고 근력을 키운 다음에 계단 오르기를 하라는 의미다. 참고로 하체 근육을 키우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자전거 타기다.
국내에서 한때 무릎 수술을 가장 많이 한 병원으로 알려진 H병원의 이모 원장은 평소 다리 근육을 잘 사용하지 않던 사람이 갑자기 빠른 속도로 계단을 두세 칸씩 오르지 말라고 경고한다. 근육을 과도하게 움직여 햄스트링(허벅지 뒤쪽의 근육과 힘줄)이 손상될 수 있기 때문이다.
거스 히딩크 전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의 무릎 수술을 해 유명해진 J병원의 송모 원장은 계단을 절대로 오르지 말아야 할 사람으로 △엑스레이상 무릎관절 아탈구 환자(계단 오를 때 무릎에서 뚝뚝 소리가 남) △자기공명영상(MRI) 검사 결과 무릎관절 손상이 확인된 환자 △근력이 정상보다 약한 사람(병원에서 근력 측정 가능) △계단운동 시 통증이 있는 사람을 꼽는다.
폐경기 여성도 계단을 오르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 폐경기 여성은 연골판이 터지는 사례가 꽤 있기 때문이다. 평소 여성호르몬이 관절 부위를 보호해주는 역할을 하는데 폐경기로 이 호르몬이 감소한다.
계단을 오를 때는 자세도 중요하다. 무릎 굽히는 각도를 최소화해야 한다. 따라서 가슴과 배가 일직선이 되도록 하고 무릎의 높이를 적당하게 올려 무릎을 굽히는 각도를 최소화하는 게 대퇴근육 발달에 도움이 된다.
또 체중은 발뒤꿈치에 실리도록 하고 뒷무릎(오금)을 완전히 편 뒤 다른 발을 내디뎌야 한다. 발목에 힘을 빼고, 발바닥 전체로 지면을 밀어내듯이 계단을 오르는 게 좋다. 계단운동을 얕보고 준비운동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계단운동 전에도 준비가 필요하다. 즉, 스트레칭을 충분히 해주고 자신의 몸 상태에 맞는 적정 속도로 올라가야 한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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