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러운 심한 두통은 위험신호… 더 버티지 말고 병원으로

홍은심 기자

입력 2022-01-26 03:00 수정 2022-01-2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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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통의 원인과 올바른 진통제 복용법

게티이미지코리아

두통은 전체 인구 중 90% 이상이 일생에 한 번 이상은 겪는 흔한 질환이다. 대한두통학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직장인 3명 중 1명은 주 1∼3회 두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흔히 두통이 시작되면 병원보다는 가까운 약국을 찾아 그때그때 통증을 가라앉히는 데 급급하다. 그러나 실제로 두통약(진통제) 복용 방법을 제대로 아는 이들은 많지 않다.


두통약 복용시점 잘 모르고 소극적 대처


대한두통학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두통약 복용시점을 ‘두통이 시작되고 나서 1시간 이내’로 알고 있는 직장인은 14.5%에 불과했으며, 66.4%는 참다가 심해지면 두통약을 복용했다. 19.1%는 아예 두통약을 복용하지 않는 등 두통에 대해 소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치료에 대한 인식 역시 낮았다. 두통은 소극적으로 대응할수록 점점 잦아지고 강도도 강해진다. 진통제 복용 시점도 통증 발생 시점에서 멀어질수록 약물 과용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평소 상비약을 준비해두고 복용법에 대해서도 잘 알아두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평소 심한 정도의 만성 통증을 겪고 있다면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평소 경험하지 못한 심각한 두통이 지속되거나 평소와는 다른 양상의 두통 또는 잦은 두통은 몸에 문제가 생겼다는 신호일 수 있기 때문이다.


스트레스-과로 등 두통 유발 원인은 다양


두통을 일으키는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대부분 스트레스나 과로, 또는 특별한 원인 없이 발생한다. 두통은 ‘일차성 두통’과 ‘이차성 두통’으로 나눈다. 일차성 두통은 특별한 원인을 찾지 못하는 경우다. 대부분의 두통 환자가 여기에 속한다. 스트레스, 과로, 피로, 심리적 문제 등으로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긴장형 두통을 비롯해 ‘쿵쾅쿵쾅 울린다’ ‘깨질 것 같다’ 등으로 표현되는 편두통, 일정 기간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군발두통 등을 포함한다.

대개 일차성 두통은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는 진통제를 복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일차성 두통이라도 혈관 확장이나 염증에 의한 편두통은 일반 의약품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경우가 있다. 초기 편두통은 이부프로펜 계열의 진통제를 쓰면 어느 정도 효과를 볼 수 있지만 통증의 시기가 잦거나 만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면 반드시 병원에서 처방받은 약을 복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위험한 두통은 이차성 두통이다. 일반적으로 일차성 두통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적으로 호전되지만 이차성 두통은 그렇지 않다. 뇌혈관 질환뿐 아니라 감염성 질환이나 약물, 알코올 등 특정 물질에 의한 경우를 포함한다. 이때 두통이 느껴지면 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 특히 과거에 경험한 적이 없는 두통이 갑자기 생기거나 어린이, 중년 성인, 암환자, 항응고제나 면역억제제 사용 환자, 임신부에게 새롭게 두통이 발생했다면 반드시 확인이 필요하다. 또 기침, 운동, 성행위 시 갑자기 두통이 발생한 경우나 누웠을 때보다 서 있을 때 악화하는 두통도 의심해야 한다.

△두통이 수일이나 수주에 걸쳐 점차 심해지거나 양상이 이전과 다르게 변화한 경우 △진통제를 복용해도 호전이 없는 경우 △구역·구토나 의식 소실, 뇌전증 발작이 두통과 동반된 경우 △두통이 발생한 반대쪽 신체에 마비, 감각 저하 등이 나타난 경우 △50세 이후 처음으로 두통이 시작된 경우 △시력이 점점 떨어지고 몸의 균형을 유지하기 힘든 경우도 병원을 찾아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특히 갑작스럽게 머리를 무언가로 얻어맞은 것처럼 극심한 두통이 느껴진다면 즉시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뇌혈관이 막히거나 손상돼 발생하는 뇌졸중(뇌경색, 뇌출혈)의 증상일 수 있다.

소염진통제-해열진통제로 구분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는 진통제는 크게 소염진통제와 해열진통제로 구분된다. 해열진통제의 대표 성분은 아세트아미노펜으로 염증을 제거하는 효과는 없지만 열을 내리고 통증을 줄이는 작용을 하는 진통제다. 두통 등 생활 통증이나 단순 발열을 가라앉히는 데 쓰인다. 약국에서 판매되는 약 중에서 타이레놀, 펜잘, 게보린이 대표적인 해열진통제다.

소염진통제의 소염은 말 그대로 ‘염증을 없앤다’는 의미다. 따라서 염증이 동반된 통증을 줄이는 데 사용되며 진통과 염증 완화가 동시에 필요한 경우 효과적이다. 아스피린, 애드빌, 이지엔6가 대표적인 소염진통제다.

두 종류의 진통제 중 공복에 복용이 가능한 진통제는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의 해열진통제다. 아세트아미노펜은 위염 및 위궤양 발생 연관성 조사에서 위염 발생 위험도를 높이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해열진통제의 주요 성분이 간에서 분해되는 만큼 약을 먹으면 금방 피로감을 느끼고 간 질환이 있을 경우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이부프로펜 성분의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는 아세트아미노펜 성분 진통제에 비해 작용 시간이 길고 간에 미치는 영향이 덜하다는 장점이 있다. 긴장성 두통에 효과적이다.

소염진통제는 공복에 복용해서는 안 된다. 소염진통제가 통증을 완화하는 과정에서 통증을 전달하는 효소의 활동을 억제하는 데 이 효소가 위점막을 보호하는 기능을 같이 하기 때문에 위벽을 보호하는 기능이 약해져 위장관에 문제가 생기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식후 30분 후 복용하는 것이 좋다.

또 심장병 환자가 복용하면 심장 발작이나 뇌졸중을 유발할 수 있다. 관상동맥 수술을 받기 전이나 받은 사람도 주의해야 한다. 약물 간 상호작용으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다른 질환 치료 때문에 약을 복용하고 있다면 복용 전 전문가와 상의해야 한다.

오인석 대한약사회 학술이사(독수리약국)는 “진통제는 1회 용량, 1일 최대 용량이 정해져 있다”며 “이를 초과하면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관절염, 추간판탈출증 등으로 약을 복용하는 환자는 약물 중복의 위험도 있어 사전에 약사에게 반드시 알려야 한다”고 당부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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