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소암 가족력 있다면 젊을 때부터 정기검진 받으세요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입력 2021-10-14 03:00:00 수정 2021-10-14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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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소 낭종’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없던 생리통 생기면 병원 진찰 필요… 심한 복통 반복 땐 ‘염전’ 의심해야
물혹 발생 예방하는 뾰족한 수 없어… 자궁 초음파 검사로 조기 발견 가능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산부인과 기은영 교수가 난소에 생긴 다양한 혹에 대해 환자에게 설명하고 있다. 대전성모병원 제공

주부 김모 씨(35)는 평소 건강에 특별한 문제가 없었다. 월경도 규칙적이고, 월경통도 거의 없는 편이었다. 매년 받던 건강검진에서도 우려할 만한 결과가 나온 적이 없었다. 하지만 김 씨는 최근 건강검진 중에 시행한 자궁 초음파 검사에서 난소에 4cm 정도의 낭종이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김 씨처럼 초음파 검사에서 난소에 혹이 발견되면 걱정이 들기 마련이다. 특히 종양이 한두 개가 아니라 여러 개 있거나 눈에 보일 만큼 크다면 걱정이 많을 수밖에 없다. 난소 안에 생기는 혹이 어떤 것인지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산부인과 기은영 교수의 도움말을 통해 자세히 알아봤다.

○ 난소의 혹, 정상적으로도 생겨

난소는 난자를 성숙시켜 배란하고 사춘기 이후에 여성 호르몬을 만드는 곳이다. 난소는 겉표면을 구성하는 ‘상피층’과 난소 호르몬을 만들고 난자를 배란하는 ‘난소 실질’로 구성된다. 여기서 발생하는 모든 종양을 난소 혹 또는 난소 낭종이라고 부른다.

난소 낭종이라는 이름만 들었을 때는 물혹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종양을 이루는 세포에 따라 액체가 포함된 혹 또는 딱딱한 혹이 생길 수 있다. 젊은 여성들에게서 우연히 발견되는 난소 낭종의 상당수는 배란과 관련된 생리적인 물혹이 많다.

혹의 크기가 작고 내부의 초음파 검사 결과가 나쁘지 않으며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을 경우에는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난소는 사춘기가 되면 한 달에 한 번씩 난자를 성숙시켜 배란시키는데, 이 과정에서도 일시적으로 낭종이 생길 수 있다. 이러한 낭종은 생리 주기에 따라 흡수되어 소멸한다.

○ 증상 거의 없는 난소 종양

난소 종양은 크기가 상당히 커지기 전까지 증상이 거의 없는 편이다. 그러다 난소 낭종 파열이나 난소가 꼬이는 난소 염전 등의 합병증이 발생하면 갑작스럽게 심한 복통이 생긴다. 이 경우 진통제로도 통증이 잘 가라앉지 않는 특징이 있다.

난소 낭종 파열로 인해 배 속에 피가 차는 ‘혈복강’이 발생하면 응급 수술이 필요하므로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한다. 심한 복통이 아프다 안 아프다를 반복할 경우에는 난소 염전을 의심해 봐야 한다.

난소암이 생겨도 크기가 커지거나 병이 진행돼 복수가 차기 전까지 이 사실을 깨닫지 못하는 환자가 전체의 3분의 2에 이른다. 따라서 초경 이후 생리통이 없던 여성이 갑자기 생리통이 심해지거나 소화불량, 복부 둘레 증가, 아랫배 불편감 및 통증 등 이상 증상이 발생하면 산부인과 진찰을 해야 한다. 배에 만질 수 있는 덩어리(종괴)가 생긴 경우도 마찬가지다.

난소 종양이 생기면 종양의 크기와 모양, 난소암 위험도 등을 고려해 치료 방향을 결정한다. 통상 △환자의 나이가 너무 어리거나 많은 경우 △종양 크기가 작고 내부 모양이 악성이 아닌 경우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경우 △양성 종양으로 의심되는 경우 등은 당장 수술하기보다는 경과를 관찰하는 경우가 많다.

○ 가족력 있으면 정기검진 필요

난소 물혹 발생을 예방하는 특별한 방법은 없다. 다만 가족력에 난소암 또는 난소 종양이 있거나 ‘BRCA 유전자’에 이상이 있을 경우엔 젊은 나이부터 정기 검진이 필요하다.

특히 BRCA 유전자 이상이 있으면 임신과 출산이 끝난 뒤에 예방적으로 난소 나팔관 적출 수술을 해야 할 수 있다. 또 혈우병 등 혈액응고 질환이 있거나 상습적으로 난소 낭종 파열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배란 방지를 위해 경구 피임약을 복용하는 것이 배 속에 피가 차는 현상을 줄일 수 있다.

난소암 예방을 위한 선별 검사는 아직 효용성이 인정된 것이 없다. 가족력이 있거나 과거에 낭종 또는 난소암으로 치료받은 경험이 있는 환자는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초음파 및 혈액 검사를 정기적으로 시행해야 한다. 과거에 병력이 없었던 여성은 건강검진을 받을 때 자궁 초음파를 정기적으로 하면 난소 낭종 또는 난소암을 조기 발견할 수 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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