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휩쓴 대한민국, 세차례 고비…백신 확보한 2021년, 작년과 다를까

뉴스1

입력 2021-01-19 09:12 수정 2021-01-19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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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389명 증가한 7만2729명으로 나타났다. 신규 확진자 389명(해외유입 23명 포함)의 신고 지역은 서울 132명(해외 4명), 경기 105명(해외 2명), 부산 10명(해외 1명), 대구 13명, 인천 13명, 광주 11명, 대전 2명, 울산 6명(해외 1명), 세종 2명, 강원 16명(해외 2명), 충북 9명(해외 1명), 충남 11명, 전북 3명, 전남 4명, 경북 18명, 경남 22명(해외 2명), 제주 2명, 검역 과정 10명이다. © News1

우리나라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입 이후 만 1년 동안 세 차례 고비를 맞았다. 지난해 2~3월 1차 유행에 이어 8~9월에는 2차 유행을 겪었다.

지난해 11월에 시작한 3차 유행은 현재진행형이다. 방역당국은 힘겹게 3차 유행 확산세를 꺾었지만 재확산 가능성이 남아있다. 올해는 코로나19 유행뿐만 아니라 ‘백신 접종’이라는 큰 관문이 남아있다.

◇신천지 31번 확진자 발견→1차 유행 서막…8월 정은경 “하루 800~2000명” 경고

코로나19는 지난해 1월 20일 인천국제공항에서 국내 첫 확진자를 발견했다. 공항을 경유해 일본 오사카행 비행기를 타려던 30대 중국인 여성이었다. 이후 1년이 흘렀고 국내 누적 확진자는 7만명을 훌쩍 넘었다. 우리나라와 인구가 비슷한 스페인과 비교하면 30분의 1 수준이다.

누적 사망자는 18일 0시 기준 1264명으로 집계됐다. 지금까지 500만명이 넘는 의심환자가 코로나19 유전자 증폭(PCR) 진단검사를 받았다. 코로나19는 크게 대구와 경북에서 유행을 시작해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으로 북상했다.

코로나19 1차 유행은 지난해 2월 18일 확인한 31번 확진자(당시 61·여) 전·후로 나뉜다. 그전까지는 일일 신규 확진자가 1~5명 수준에 그쳤다. 하지만 31번 확진자가 등장한 뒤 상황이 급변했다. 역학조사 과정에서 31번 확진자가 신천지예수회(이하 신천지) 신도라는 사실이 밝혔고, 이후 확진자가 빠르게 증가했다.

신천치 대구교회에서 집단감염이 터졌다. 대구와 인근 지역인 경북에서도 확진자가 쏟아졌다. 한 공간에서 빽빽이 앉아 기도를 올리는 신천지 특유의 예배가 감염 속도를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규 확진자는 2월 중순부터 급증하기 시작해 2월 29일에는 909명까지 치솟으며 1차 유행 정점을 찍었다. 1주간 일평균 확진자도 3월 6일 608명에 달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에 해당하는 위험 상황이었다.

확진자가 쏟아진 대구는 의료체계가 마비돼 전국에서 의료진이 몰렸다. 방역당국은 신천지 신도를 대상으로 강도 높은 역학조사와 방역 활동을 전개했다. 덕분에 3월 초중순 이후 확산세를 누그러트릴 수 있었다.

2차 유행은 광화문 도심 집회, 서울 성북구 소재 사랑제일교회를 통해 일파만파 퍼졌다. 무엇보다 종교시설과 요양병원을 중심으로 신규 확진자가 쏟아지는 양상을 보였다. 1차 유행은 코로나19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하지만 2차 유행 때는 상당한 정보가 쌓였고, 계절도 방역 활동에 부담이 적은 여름이었다.

하지만 방역수칙을 소홀히 한 일부 종교시설과 대규모 집회가 2차 유행 불씨를 당겼다. 급기야 8월 27일 일일 확진자가 44명으로 2차 유행 정점을 찍었다. 1주간 일평균 일일 확진자는 8월 28일 332명으로 가장 많았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8월 28일 브리핑에서 “확산세를 유지할 경우 일주일 뒤 일일 확진자가 800~2000명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겨울철 3차 유행 정점이 1200명대였던 점을 고려하면 당시 상황이 매우 긴박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다행히 이 같은 우려는 현실로 나타나지 않았다. 2차 유행은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강화된 거리두기 2.5단계를 전개해 급한 불을 껐다.

◇추워지는 날씨, 11월 이후 3차 유행…변이 바이러스에 지역감염 첩첩산중

지난해 11월 이후 시작한 3차 유행은 1~2차 유행보다 방역이 더 까다로웠다. 추운 날씨 탓에 실내생활이 많아지고, 자연스럽게 감염자 속출로 이어졌다. 지역사회에 광범위하게 퍼진 잠복 감염자에 의해 언제든 대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다.

신규 확진자도 꾸준히 증가했다. 지난해 11월 16일 0시 기준 223명을 기록했고, 1주간 일평균 일일 확진자는 144.1명으로 집계됐다. 12월 1일에는 신규 확진자가 451명으로 증가했고, 1주간 일평균 확진자는 453.3명으로 급상승했다.

12월 25일에는 1241명으로 3차 유행의 정점을 찍었다. 이후에도 한동안 1000명대를 유지했다. 다만 수도권 다중이용시설과 실내체육시설 집합금지 조치, 5명 이상 ‘사적 모임’ 금지 등 강도 높은 방역 대책을 한 달여 동안 시행하자 확산세가 감소세로 돌아섰다. 덕분에 18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389명으로 54일 만에 300명대로 내려갔다.

미국과 영국 등 선진국들이 겨울철을 맞아 대유행을 겪는 것에 비춰보면 이번 3차 유행도 큰 고비를 넘긴 셈이다. 하지만 지난 1~2차 때와 달리 자영업자들 반발이 컸다. 영업 제한이 아닌 집합금지 대상 시설이 많았고, 그 기간도 한 달이 넘어 생계에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천신만고 끝에 지난 18일부터 다중이용시설, 실내체육시설은 제한적인 영업을 할 수 있게 됐다.

이번 3차 유행은 영국에서 시작한 ‘변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복병으로 떠올랐다. 기존 바이러스보다 50~70% 더 높은 전염력을 보이고 있어서다. 18일 기준 국내에서 발견한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는 총 18명이다. 이들은 영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 브라질에서 국내로 유입된 확진자들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방역당국은 해외 입국자가 국내로 들어온 뒤 진단검사를 받는 주기를 3일에서 1일 이내로 단축했다.

◇백신 확보한 2021년, 전국민 접종까지 먼 길…“4차 유행 안심 못해”

지난해는 백신 없이 사회적 거리두기 만으로 코로나19를 억제했다. 대규모 진단검사와 발 빠른 역학조사를 통해 확산세를 잡았다. 하지만 수많은 자영업자들이 경제적으로 타격을 받았고, 일자리를 잃은 사람이 많았다. 세 차례나 코로나19를 억제하기까지 많은 희생이 따랐다.

올해는 작년과 달리 백신을 확보했다. 정부는 전 세계 다국적 제약사와 협의를 통해 총 6600만명분 백신을 확보 중이다. 전 국민이 접종하고도 1000만명분 이상 남는 물량이다.

국내로 들여오는 코로나19 백신은 아스트라제네카와 화이자, 얀센, 모더나 등 4개 다국적 제약사가 제조한 5600만명분이다. 노바백스가 제조한 백신 1000만명분 이상도 도입을 협의하고 있다. 앞으로의 관심은 안전하게 백신을 접종하고 집단면역을 형성하느냐다. 이를 위해 정부는 1월 말까지 예방접종 준비계획을 만들어 발표할 계획이다.

전 국민 백신 접종은 관계 부처가 모두 참여하는 큰 프로젝트다. 백신 품목허가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담당하고, 수입은 국토교통부, 보관·유통 국방부, 접종 준비 시행은 행정안전부가 맡았다. 우선 2월 접종이 가능한 백신은 아스트라제네카 일부 물량이 예정돼 있으며, 백신 공동구매 연합체인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가 우선 공급하는 30만명분도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서 첫 백신 접종이 이뤄지기까지 준비 기간이 한 달 정도 남았다. 국내 도입 백신 5종 가운데 화이자와 모더나는 극저온에서 보관 및 운송이 필요한 ‘전령-리보핵산(m-RNA) 플랫폼’으로 개발했다. 질병관리청은 m-RNA 백신은 접종센터, 일반 유통이 가능한 바이러스 벡터 백신은 위탁 의료기관에서 접종하도록 할 예정이다.

백신 접종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도 예상된다. 집단면역을 형성하려면 전체 국민의 60% 이상이 접종을 마쳐야 한다. 빠르게 개발한 백신이다 보니 부작용 우려가 큰 것도 사실이다. 또 백신 종류를 고르게 해달라는 요구, 접종 자체를 거부하는 국민을 설득하는 과정에서도 진통이 예상된다.

국내 바이오 기업 셀트리온이 개발 중인 코로나19 치료제도 곧 품목허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방역당국이 백신과 치료제를 모두 확보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4차 유행을 막는다고 장담하기 어렵다. 코로나19 유행은 올해 내내 이어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판단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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