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일만에 300명대 확진… “3차 대유행 시작”

이미지 기자 , 김하경 기자 , 이경진 기자

입력 2020-11-19 03:00 수정 2020-11-19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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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걷잡을 수 없는 확산세”
일부 지역 중증 병상 부족 현실화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상황이 걷잡을 수 없는 양상이다. 신규 확진자는 나흘 연속 200명대 발생에 이어 18일 300명을 넘었다. 서울 경기 등 수도권의 집단감염 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방 중소도시와 농촌 마을에서도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선 중증환자 병상 부족이 현실화하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18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313명. 8월 29일 323명 이후 81일 만에 가장 많았다. 국내 지역사회 감염만 245명이다. 해외 유입 확진자 수도 68명으로 급증했다. 7월 25일 86명 이후 116일 만에 가장 많다. 미국과 유럽 국가에서 확진자가 급증하는 상황이 국내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19일 수도권(서울 경기)과 광주 등에 사회적 거리 두기 1.5단계가 시작된다. 또 12월 3일 대학수학능력시험에 대비한 ‘수능 특별 방역’도 이날부터 실시된다. 하지만 지금의 확산세를 따라잡기엔 역부족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거리 두기 효과는 보통 1, 2주 후에야 나타난다. 서울시 잠정 집계에 따르면 18일 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추가 확진자만 94명이다. 전날 같은 시점의 집계(83명)보다 많다. 서울뿐 아니라 전국 곳곳에서 집단감염이 이어지고 있어 19일 오전 발표될 공식 확진자 수는 전날과 비슷하거나 더 많을 수 있다.

방역당국은 현 상황을 “(3차 대유행으로 번질 수 있는) 중요한 변곡점이 될 시기”라고 설명했다. 다만 선제적인 2단계 격상은 아직 고려하지 않고 있다. 대부분의 전문가는 대유행의 시작을 경고하고 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현재 나오는 확진자들은 일주일이나 열흘 전 감염된 사람”이라며 “이미 ‘티핑포인트’(걷잡을 수 없이 급증하기 시작할 때)를 지났다고 본다”고 말했다.







▼ 수도권 소규모 집단감염 최소 20건… 직장-모임서 ‘일상속 전파’ ▼






코로나 3차 유행 현실화

작업장-종교시설서 n차 감염, 요양시설 감염도 계속 이어져
김포 노래방 확진… 집합금지 명령
전문가 “방역 경각심 풀리며 터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가 나흘 연속 200명대를 기록한 데 이어 18일에는 300명을 넘어서는 등 3차 대유행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서울 등 수도권에서는 신규 확진자가 200명을 넘어섰던 최근 5일 새 헬스장과 노래방, 카페, 사우나, 수영장 등에서 최소 20여 건의 소규모 집단 감염이 발생하는 등 일상적 공간에서 지속적인 전파가 이뤄지고 있다. 잦아드는 듯했던 기존 감염 집단에서 새롭게 확진자가 나오는 사례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지금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잡히지 않을 경우 전국 곳곳에 흩어져 있는 잔불이 큰불로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 연세대에서 학생 집단감염, 직장·종교시설 감염 잇달아

18일 연세대에 따르면 이 학교 공과대 학생 8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12일 서울 서대문구의 한 음식점에서 학생 11명이 함께 식사를 했는데 이 가운데 4명이 16, 17일 확진 판정을 받았고, 이날 추가로 4명이 양성 판정을 받은 것이다.

방역당국은 지역사회 확산 가능성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감염된 학생들이 확진 판정을 받기 전까지 신촌 일대 다수의 장소에 방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감염자가 많은 데다 한 학생의 경우 10곳이 넘는 장소에 방문한 것으로 확인돼 정확한 동선을 확인하는 데만 며칠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소규모 작업장들에서도 집단 감염이 발생했다. 이날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와 서울시 등에 따르면 서울 도봉구 의류업 작업장에서 15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14일 양성 판정을 받은 첫 확진자를 포함해 3명은 작업장 직원이다. 나머지 8명은 가족과 지인, 4명은 지인의 가족과 동료 등으로 ‘n차 감염’이 일어났다. 서울 중구 소규모 공장에서도 2명이 추가로 감염돼 확진자가 15명으로 늘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도봉구 의류업 작업장은 지하에 위치해 있고, 중구 공장의 경우 실내에 짐이 적재돼 있어 환기가 어려웠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도봉구의 한 종교시설에서도 9명이 확진 판정을 받아 새로운 집단감염 클러스터로 분류됐다. 첫 확진자는 이 종교시설 이용자로 15일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후 이용자 4명, 직원 1명, 가족과 지인 3명 등이 추가로 감염됐다.

요양시설 관련 감염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경기 포천의 한 요양원에서는 하루 사이 17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15일 강원 철원에서 요양원 종사자 3명이 양성 판정을 받은 뒤 접촉자 중 추가 확진자가 계속 나와 총 22명으로 늘었다. 서울 동대문구 요양시설인 에이스희망케어센터에서는 격리 중 6명이 추가 확진 판정을 받아 확진자가 71명까지 증가했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특별히 어떤 장소에 가서 감염된다기보다 일상적 생활공간을 중심으로 감염자가 느는 추세”라며 “최근 정부의 소비쿠폰 발행 등 완화 조치로 방역 경각심이 상당히 늦춰졌는데 이런 게 점차 쌓이면서 화산처럼 터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 방역당국 “연말 모임 자제” 당부

각종 지인 모임을 통한 집단감염 사례도 최근 부쩍 늘고 있다. 서울 송파구 지인 여행 모임 관련 확진자는 18일 현재 9명이다. 5명은 모임 참석자, 4명은 이들의 가족이다. 방역당국은 경북 영덕군 장례식장 확진자 9명을 여행 모임과 관련된 확진자로 분류했다. 방대본 관계자는 “지인 여행 모임을 통해 가족 간 전파가 이뤄졌고, 추가 확진자가 장례식장에 방문해 감염이 확산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경기 고양시 가구업 종사자 모임 관련 확진자는 11명으로 늘었다. 이들은 9일 고양시의 한 식당에서 모임을 가졌던 것으로 확인됐다. 가전제품 출장서비스 직원 모임 관련 확진자도 2명이 늘어나 16명을 기록했고, 의정부 온라인 커뮤니티 회원 모임 관련 확진자도 4명이 추가돼 21명이 됐다.

17일 첫 확진자가 나온 김포시 노래방에서는 접촉자 8명이 추가로 감염돼 9명으로 늘었다. 김포시는 관내 코인노래방을 제외한 모든 노래방에 집합 금지 행정명령을 내렸다. 안산의 한 건물 지하에 있는 실내수영장에서는 60대 A 씨가 12일 코로나19 확진을 받은 이후 8명이 추가로 감염됐다.

이희영 경기도 코로나19긴급대책단 공동단장은 “최근 수도권에서의 코로나19 감염 확산세가 심각한 상황”이라며 “성탄절, 송년회 등 연말 모임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 김하경 whatsup@donga.com·이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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