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 비만-고령자에겐 효과 적을 수도…”

윤신영 동아사이언스 기자

입력 2020-10-23 03:00 수정 2020-10-23 17:23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과체중 환자일수록 사망률 높고 만성염증에 방어체계 구축 어려워
나이 많은 환자도 백신 효능 변수, 전문가 “임상 통해 효능 검증해야”
바이러스 변이는 영향 적을 듯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이 가시권에 들면서 백신 효능에 영향을 미칠 변수들이 주목받고 있다. 현재 비만이나 고령의 접종자에게는 효과가 상대적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제기된 상태지만 전문가들은 접종 방법을 바꿔 효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전 세계적으로 개발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수가 200개 돌파를 눈앞에 두는 등 백신 개발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이달 22일 현재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은 198개로 이 가운데 44종은 사람을 대상으로 안전성과 효능을 평가하는 임상시험 단계에 들어섰다. 그중 10종은 임상 마지막 단계인 3상을 진행 중이다.

백신 개발이 눈앞에 다가오면서 백신 효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양한 변수에 대한 논의도 깊어지고 있다. 현재로서는 비만과 고령 등 코로나19를 중증화할 수 있는 요인이 백신 효능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러스의 유전자 변이는 백신 효능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코로나19 중증 요인 비만·고령, 백신 효능 확인 필요해


국제학술지 네이처는 21일 현재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이 비만 환자들에게는 잘 듣지 않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비만은 다른 질환에서도 백신의 효능을 떨어뜨리는 대표적 요인이다. 도나 라이언 미국 페닝턴바이오의학연구센터 교수는 네이처와의 인터뷰에서 “B형 간염과 인플루엔자, 광견병 백신에서 비만 환자는 마른사람에 비해 상대적으로 충분한 효능을 보지 못하고 있다”며 “코로나바이러스는 아직 연구가 충분하지 않지만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비만은 코로나19의 중증화에 영향을 미치는 대표적 요인으로 밝혀져 있다. 8월 국제학술지 ‘비만 리뷰’ 논문에 따르면, 코로나19 감염자 가운데 비만인 경우 정상 체중자에 비해 병원에 입원한 비율이 2.1배 높았다. 집중치료실(ICU)에 들어가는 비율은 1.7배, 사망 비율은 1.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만이 코로나19에 취약한 것은 대사 능력이 저하된 상태이고 지방 조직에 바이러스가 달라붙는 수용체(ACE2)가 더 많아 바이러스 침투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꼽힌다. 비만에 따른 만성염증으로 코로나19 중증 및 사망의 주요 원인인 급성 면역 반응 가능성을 높인다는 점, 체내 미생물이 변화한다는 점도 원인으로 제기된다.

하지만 현재 백신을 개발할 때 비만 등 접종자 개개인에 대한 효능 차이는 우선적으로 고려되지 않고 있다. 정대균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감염병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은 “백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성이고 그다음이 효능이라 접종 대상자까지 고려하며 백신을 만들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고령 환자 역시 개발 중인 백신의 효능이 충분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고령인구는 면역세포와 항체가 적어 병원체와의 싸움에 불리한 반면 만성염증이 많아 중증 코로나19로 발전할 수 있다. 문제는 백신을 접종해도 항체 형성이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독일 바이오엔테크와 화이자가 개발 중인 백신 후보물질의 경우 실제로 소규모 임상 1상에서 고령층이 젊은층보다 항체 형성이 덜 된 사례가 관찰되기도 했다.

연구자들은 항노화제 등 추가 약물을 투입하고 접종량을 늘려 효능을 높일 방법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정 책임연구원은 “임상 3상에서 가능한 한 많은 환자를 포함시켜 다양한 반응을 확인하고 보강해야 한다”고 말했다.

○바이러스 변이는 백신 효능에 영향 적을 듯


바이러스의 유전물질 염기서열이 변화하는 ‘변이’도 백신의 효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요주의 대상이다. 하지만 현재는 코로나19 백신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바이러스의 세포 침투력이 높아졌을 가능성이 제기돼 큰 주목을 받았던 G유형(D614G) 변이조차 현재로서는 백신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의대와 일본 국립감염증연구소 등 공동연구팀이 9월 말 논문 사전공개 사이트 ‘바이오아카이브’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G유형 변이 바이러스가 세포실험에서 세포 내 증식 능력이 좋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현재 개발 중인 백신으로 충분히 중화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월 초 미국 텍사스대 연구팀이 바이오아카이브에 공개한 논문 역시 G유형을 혈장으로 중화시키는 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윤신영 동아사이언스 기자 ashilla@donga.com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