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한 난청인, 치매 발생율 5배 높아… 인공와우 수술 13세 이전이 적합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입력 2020-10-14 03:00:00 수정 2020-10-14 03: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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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청 치료의 중요성
뇌 쪼그라들어 인지기능에 영향
사회와 격리되며 우울증 앓기도
전농기간 길수록 수술 예후 나빠
19세 미만 수술 시 양이 비용 지원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박홍주 교수가 난청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제공
지난달 21일은 세계보건기구(WHO)와 세계알츠하이머협회가 정한 ‘세계알츠하이머의 날 (치매 극복의 날)’이었다. 치매 발병률을 높이는 것 중 하나가 난청이다.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박홍주 교수와 난청 치료에 대해 얘기를 나눠봤다.


―난청이 생기면 어떤 문제가 있나?

“난청이 생기면 의사소통이 힘들어진다. 그러면 우울증과 같은 정신적인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최근엔 난청이 심할 경우 치매 발병률을 높인다는 결과도 있다. 2017년 세계적인 의학 학술지 ‘랜싯’에 실린 논문을 보면 치매 요인 중 1위가 바로 난청이다. 가벼운 난청인 경우 치매 발생률은 2배, 심한 난청의 경우는 5배까지 높아진다. 이 말은 난청이 있으면 바로 치매가 온다는 게 아니라 5년, 10년이 지나면 난청이 없는 사람에 비해 발생률이 그만큼 더 높아진다는 의미다.”


―난청이 치매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나?

“서울아산병원에서 난청과 치매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를 했다. 그 결과 난청이 있는 사람에게서 언어의 이해 및 입의 근육을 담당하는 대뇌 피질이 쪼그라든 것을 확인했다. 제대로 듣지 못하니까 말을 안 하게 되고 그러다 보니 서서히 대뇌에서 필요 없는 부분으로 인식해 위축시키는 것이다. 이처럼 난청이 생기면 뇌가 축소되고 다른 사람과의 상호관계가 위축되기 때문에 인지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나?


“가벼운 난청의 경우 보청기로도 잘 들을 수 있다. 하지만 보청기를 착용해도 소리는 어느 정도 듣지만 말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는 난청인도 많다. 이런 분들은 인공와우 수술을 통해 전극을 귀 안에 삽입해 전기로 직접 듣게 만들 수 있다.”




―인공와우는 얼마나 효과가 있는가?


“돌발성 난청으로 양쪽 귀가 들리지 않던 53세 환자의 경우 수술 후 어음처리기(귀에 붙이거나 거는 외부장치)를 켜자마자 잘 들었다. 수술 후 1주일 내에 들리는 말의 76% 정도를 알아듣고 5개월이 지나서는 90%까지 잘 알아듣는다. 수술 전에는 하나도 못 듣던 환자다. 수술을 빨리 할수록 효과가 좋다.”


―인공와우 수술 결과를 예측할 수 있나?

“1년 전 미국의 교수와 공동으로 인공지능을 통해 예측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다만 전체 환자 중 약 10%는 수술 후에도 잘 듣지 못했다. 프로그램을 통해 그 원인 인자를 확인했더니 완전히 듣지 못하는 전농의 기간이 중요했다. 전농의 기간이 길수록 수술 뒤 결과가 좋지 못했다. 그래서 수술을 빨리 하는 게 좋고 수술 전에도 보청기를 통해 소리를 꾸준히 주입시켜 청각 중추신경이 잘 유지돼 있어야 한다.”




―인공와우 수술을 한쪽 귀에 하는 것과 양쪽 귀에 하는 것의 차이는?


“눈을 한쪽만 가리고 물건을 짚으려면 공간 인지감각이 떨어져 어느 물건이 더 앞에 있는지를 정확히 알기 어렵다. 귀도 마찬가지다. 한쪽 귀로만 듣게 되면 입체감이 떨어진다. 왼쪽이 들리지 않으면 뒤에서 차가 경적을 울릴 때 늘 차가 오른쪽에서만 온다고 생각한다. 소리의 방향성이 없는 것이다. 양쪽에서 모두 들려야 다양한 환경에서의 대화도 수월하다. 어떤 게 소음이고, 어떤 게 말소리인지 구별해 들을 수 있기 때문에 시끄러운 곳에서도 대화할 수 있다.”




―인공와우는 급여 혜택을 받을 수 있나?


“영유아, 19세 미만 청소년은 양쪽 귀 수술 지원이 가능하다. 그런데 한쪽만 수술한 아이들이 여전히 많다. 2005년 급여 내용 개정이 되기 전엔 한쪽만 지원해 줬기 때문이다. 인공와우 수술을 받은 아이들의 결과를 분석했더니 너무 늦게 하면 들리기는 하지만 말을 이해하는 능력이 떨어졌다. 13세 전에 수술을 하는 것이 좋다. 한쪽을 수술해서 잘 듣고 있는 아이도, 나머지 한쪽 수술을 빨리 하면 같이 잘 들을 수 있다. 19세 이상의 경우엔 한쪽만 지원이 가능하다.”




―난청을 예방하기 위한 팁이 있나?


“가장 중요한 것은 큰 소리를 안 듣는 것이다. 특히 시끄러운 곳에서 이어폰을 끼면 주변 소음에 맞춰 더 크게 듣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소음을 제어하는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을 추천한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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