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번째 코로나19 치료제 후보”… 대웅제약, 안전성 입증한 ‘카모스타트’ 임상 2상 진행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입력 2020-07-07 10:49 수정 2020-07-07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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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제약, 가장 다양하게 치료제 개발 추진
구충제·줄기세포 이어 췌장염 치료제 활용
현재 시판 중인 췌장염약 ‘호이스타정’ 주성분
바이러스 세포 내 진입 차단 기전
환자 90명 대상 14일간 투여 후 비교 평가
하반기 임상 3상 진입 목표
구충제 성분 코로나19 치료제와 상호보완 효과 기대



대웅제약이 세 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개발 프로젝트를 본격화한다. 구충제 성분 ‘니클로사마이드’가 임상 승인을 앞두고 있고 해외에서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제 임상 1상을 개시한 가운데 이번에는 췌장염 치료제를 활용해 임상 2상에 들어간다.

대웅제약은 지난 6일 만성 췌장염 및 위절제 수술 후 역류성식도염 치료제 ‘호이스타정(성분명 카모스타트메실산염)’을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 2상 시험을 승인 받았다고 7일 밝혔다.

호이스타정 주성분인 ‘카모스타트’는 대웅제약이 자체 생산해 시판 중인 의약품이다. 개발 시 기간이 오래 걸리는 독성 등의 안전성 데이터를 인정받아 1상 시험 없이 곧바로 2상에 빠르게 진입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신속한 치료제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번 임상은 경증 또는 중등증 코로나19 환자 90명을 대상으로 카모스타트를 최대 14일간 투여해 위약군 대비 바이러스 소실까지 기간을 비교 평가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임상 승인 즉시 임상을 개시해 신속하게 대상자를 모집하고 투약을 진행해 효과를 확인한다. 올해 하반기에는 임상 3상 시험에 진입할 계획이다.

카모스타트가 코로나19 치료제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독일의 한 연구소에서 해당 약물이 코로나19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면서부터다. 독일 게오르크 아우구스트 대학 연구팀은 세계적인 학술지 ‘셀(Cell)’을 통해 카모스타트 메실산염이 코로나19 원인인 ‘SARS-Cov-2 바이러스’의 폐 세포 감염을 막는다는 실험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SARS-CoV-2 바이러스가 사람의 세포 내로 침입하기 위해서는 보조인자 ‘프로테아제(TMPRSS2)’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데 TMPRSS2 활동을 억제하는 물질이 카모스타트메실산염이라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카모스타트가 바이러스 세포 진입에 필요한 프로테아제 활성을 억제해 바이러스 세포 내 진입을 효과적으로 차단한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연구결과가 알려지면서 글로벌 제약사 룬드벡은 덴마크에서 카모스타트가 코로나19 감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임상시험에 착수한 바 있다. 덴마크 오르후스 대학병은 연구팀은 룬드벡 재단으로부터 연구자금을 받아 카모스타트가 코로나19 환자의 임상적 개선 효과를 내는 확인하기 위한 임상 2상을 대웅제약보다 앞서 시작했다. 의심 증상 발현 48시간 이내 환자 180명을 모집해 만성 췌장염 용법용량과 동일하게 카모스타트 1회 200mg, 하루 3회 경구투여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임상시험을 통해 카모스타트 효과가 밝혀지면 국내 의료진도 손쉽게 코로나19 치료제를 구할 수 있을 전망이다. 국내에는 카모스타트를 주성분으로 하는 의약품이 이미 시판되고 있기 때문에다. 대웅제약 호이스타정과 일성신약 호이판정, 명문제약 씨앤피정 등이 이에 해당된다.

이런 가운데 대웅제약은 국내 업체 중 가장 다양한 방식으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동물시험결과를 바탕으로 세포 자가포식 작용을 활성화해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는 기전의 코로나19 치료제 ‘DWRX2003(성분명 니클로사마이드)’ 임상을 앞두고 있고 인도네시아에서는 중간엽줄기세포를 이용한 코로나19 치료제 임상 1상에 돌입했다. 줄기세포 코로나19 치료제는 올해 하반기 국내에서 임상 2상을 진행한다는 목표다. 특히 구충제 성분 니클로사마이드 치료제와 카모스타트 치료제 개발을 통해 서로 다른 기전이 차별화되면서 상호보완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대웅제약 측은 강조했다.

전승호 대웅제약 사장은 “대웅제약이 현재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중인 니클로사마이드 및 카모스타트 등 제품들이 신속하게 개발 완료된다면 무증상 확진 환자부터 중증 환자에 이르는 모든 코로나19 환자들에게 다양한 치료 옵션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전 세계가 고통받고 있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을 이겨낼 수 있도록 치료제 개발에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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