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에 노출되면 ‘○○’ 위험 높아진다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23-03-16 11:20 수정 2023-03-16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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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가천대 길병원 공동연구팀 연구 결과
외출시 보건용 마스크 착용 강조


지난 5일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도심이 안개와 미세먼지가 끼어 뿌옇게 보이고 있다. 뉴스1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 물질에 노출되면 알츠하이머 치매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세대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조재림·김창수 교수와 가천대 길병원 신경과 노영 교수 공동 연구팀은 초미세먼지(PM2.5), 미세먼지(PM10), 이산화질소(NO3) 등 주요 대기오염 물질 세 가지를 지표로 대기오염이 뇌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연구는 2014년 8월부터 32개월간 서울과 인천, 원주, 평창에서 뇌 질환이 없는 50세 이상 성인 64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연구팀은 대기오염 물질에 노출된 이후 대뇌피질의 변화를 살폈다. 대뇌피질은 대뇌 표면에 신경세포가 모여 있는 곳이다. 기억과 학습 능력 등 여러 뇌 인지기능을 담당한다. 대뇌피질 변화는 알츠하이머 치매 등 뇌 질환과 연관이 깊다. 실제로 건강한 일반인의 대뇌피질 두께는 평균 2.5㎜지만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는 2.2㎜로 더 얇다.

그 결과, 대기오염 물질 농도가 올라가면서 대뇌피질 두께는 감소했다. 실제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농도가 10㎍/㎥, 이산화질소가 10ppb 높아질 때 대뇌피질 두께가 각각 0.04㎜, 0.03㎜, 0.05㎜ 줄었다.

연구팀은 뇌 영상 기반의 인공지능(AI) 기법으로 알츠하이머 치매 위험도를 예측하는 ‘알츠하이머 치매 뇌 위축 지수 평가’를 진행했다. 대상자의 대뇌피질 두께 축소 정도를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와 비교할 수 있다. 평가 결과, 대기오염 물질로 인한 대뇌피질 감소 양상이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의 대뇌피질 위축 부위와 흡사했다.

연구팀은 “전두엽과 측두엽, 두정엽, 뇌섬엽 등 사고력과 주의력, 공간지각력, 기억력을 관장하는 뇌 부위가 줄어들면 그 기능이 떨어져 치매가 발병한다”며 “연구 대상자는 치매 환자와 마찬가지로 대뇌피질의 네 가지 부위 모두 쭈그러들었다”고 설명했다.

대기오염 물질 농도가 오르면서 인지기능 역시 떨어졌다. 초미세먼지와 미세먼지 농도가 10㎍/m³씩, 이산화질소 농도가 10ppb 증가할 때마다 인지기능 점수가 각각 0.69점, 1.13점, 1.09점 떨어졌다. 이는 대기오염 물질로 인해 연구 대상자들의 계산 및 언어, 기억 능력 등이 감퇴한 것을 의미한다.

조재림 교수는 “이번 연구로 대기오염 물질이 대뇌 피질을 위축시켜 인지기능을 떨어뜨리고 치매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대기오염이 심할 때는 가급적 집에 있고, 외출할 때는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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