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연속 신약 개발 성공… 대웅제약, 국산 36호 신약 당뇨병 치료제 ‘엔블로정’ 허가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입력 2022-12-01 15:38 수정 2022-12-01 15:41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펙수클루정 이어 2년 연속 신약 개발
우수한 의약품 개발 역량 입증
단독·병용요법 등 3개 적응증 확보
내년 상반기 급여 등재
국내 첫 신속심사 절차 거친 신약
‘93조’ 규모 글로벌 시장 진출 추진
적응증 추가 추진… 복합제 개발 진행 중



대웅제약이 개발한 당뇨병 신약 ‘엔블로정(Envio, 성분명 이나보글리플로진)’이 국내 허가를 취득하면서 당뇨병 시장 재편을 예고했다. 특히 작년 펙수클루정에 이어 2년 연속 신약 허가에 성공하면서 우수한 의약품 개발 역량과 경쟁력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대웅제약은 나트륨-포도당 공동수송체2(SGLT2, sodium glucose cotransporter 2) 저해제 기전 당뇨병 신약 ‘엔블로정 0.3밀리그램(mg)’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허가를 취득했다고 1일 밝혔다. 엔블로정은 국산 36호 신약이다. 적응증은 제2형 당뇨병 치료에 대한 단독요법과 메트포르민 병용요법, 메트포르민과 제미글립틴 병용요법 등 총 3종이다.

대웅제약에 따르면 글로벌 제2형 당뇨병 시장 규모는 약 93조 원이다. SGLT2 저해제 계열 당뇨병 치료제는 기존 제2형 당뇨병 시장을 빠르게 대체하고 있는 의약품으로 꼽힌다. 작년 기준 글로벌 시장에서 약 27조 원, 국내 약 1500억 원 수준 시장 규모를 형성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그동안 다국적 제약사 위주로 개발된 SGLT2 저해제 계열 영역에서 대웅제약이 엔블로정을 앞세워 국내 최초로 해당 계열 당뇨병 신약 개발에 성공했다. 향후 글로벌 시장 진출도 추진할 계획이다.

품목허가에 따라 국내 출시 준비에도 박차를 가한다. 엔블로정 급여 및 약가 관련 절차를 진행해 내년 상반기에 적응증 3건에 대한 급여 등재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시장의 경우 오는 2025년까지 중국과 브라질,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요 10개국, 2030년까지 전 세계 약 50개 국가에 진출한다는 로드맵을 세웠다. 추가 적응증 확보도 추진한다. 이미 관련 임상과 다양한 성분의 복합제 개발을 진행 중이라고 한다. 메트포르민 복합제는 임상을 조속히 마무리하고 내년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엔블로정을 앞세워 향후 3년간 관련 누적 매출이 1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0월 대웅제약은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3상을 통해 엔블로정의 우수한 혈당강하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했다. 특히 기존 SGLT2 저해제의 30분의1 이하에 불과한 용량(0.3mg)만으로 동등한 약효를 증명했다. 향후 혈당 조절이 불충분했던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단독요법은 투약 후 24주차 시점에 엔블로정 투약군이 위약군 대비 당화혈색소(HbA1c)가 약 1% 감소해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했다. 또한 체중과 혈압, 저밀도지질단백질-콜레스테롤(LDL-C, Low Density Lipoprotein Cholesterol), 고밀도지질단백질-콜레스테롤(HDL-C, High Density Lipoprotein Cholesterol)에서도 위약 대비 유의적 개선을 확인했다. 메트포르민 병용요법과 메트포르민·제미글립틴 병용요법의 경우 대조군인 다파글리플로진과 24주간 투여 결과를 비교했을 때 비열등성과 안전성을 입증했다.

SGLT2 저해제는 신장(콩팥)의 근위세뇨관에 존재하면서 포도당 재흡수에 관여하는 SGLT2 수송체를 선택적으로 억제해 포도당을 직접 소변으로 배출시켜 혈당을 감소시키는 기전을 갖는다. 대한당뇨병학회는 ‘2021 당뇨병 진료지침’에서 심부전을 동반한 경우 심혈관 상태 개선이 입증된 SGLT2 저해제를 포함한 치료를 우선 권고했다. 죽상경화심혈관질환을 동반한 경우 병용요법 치료 시 심혈관 상태 개선이 입증된 SGLT2 저해제 혹은 GLP-1 수용체 작용제를 포함한 치료를 우선 권고하고 있다.

이창재 대웅제약 대표는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주목 받는 당뇨병 치료제 SGLT2 저해제 계열 의약품을 국내 기술로 처음 개발했다는 점은 의미가 크다”며 “경쟁사와 큰 차이로 임상기간을 대폭 단축해 우수한 의약품 연구·개발 역량을 입증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내외 당뇨병 환자들에게 가장 우수한(베스트인클래스, Best-In-Class) 당뇨병 신약을 제공해 환자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윤재승 CVO의 자문과 다양한 개방형혁신(오픈이노베이션) 등을 기반으로 신약 개발 역량과 글로벌 사업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아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웅제약이 작년 국산 34호 신약 펙수클루정에 이어 올해 국산 36호 신약으로 허가받은 엔블로정은 지난 2020년 식약처로부터 신속심사대상 의약품으로 지정된 바 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신속심사대상 의약품 절차를 밟아 품목허가를 획득한 것이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